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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물, 김태우 '단수공천' 배경에 윤 대통령이 있다?

이준석, 윤 대통령의 '서울시 구청장 공천 개입 의혹' 제기... JTBC "'김태우 뛸 수 있게 하라' 지시"

등록|2024.11.15 10:11 수정|2024.11.15 10:11

▲ 2021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 ⓒ 국민의힘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지방선거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의 어떤 구청장 공천을 또 이제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이 없으니까 주는 게 좋지 않으냐, 이런 말씀하신 것도 있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14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해외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귀국길 공항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시장과 구청장 후보와 관련해서 특정인에게 공천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폭로했습니다(관련 기사 : 이준석의 폭로 "윤 대통령, 특정 시장 후보 공천 요구").

특정 구청장 후보는 김태우 전 구청장?

이준석 의원이 폭로한 특정 구청장 후보는 누구였을까요? JTBC <뉴스룸>은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김 전 구청장의 선거 이력을 보면 납득하기 어려웠던 점들이 있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 공천개입 의혹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 임병도


김태우 전 구청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는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을 폭로하고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 입당했습니다. 2020년 치러진 총선에 강서구을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합니다.

이후 김 전 구청장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2021년 1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습니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선거에 출마할 수도 없고, 당선되더라도 직을 상실하게 됩니다.

JTBC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방선거 두 달 전인 2022년 4월 말 국민의힘 지도부에 "김태우 후보를 뛸 수 있게 하면 경쟁력이 있어서 구청장이 될 것"이라고 직접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은 지도부에 "이미 박성중 의원한테 김태우를 살펴보라고 했다"고도 말했다고 합니다.

당시 김 후보는 1심에서 징역형을 받아 당선이 되더라도 재보궐 가능성이 커 강서구 당협위원장들은 물론이고 당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국민의힘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의 통화가 이뤄지고 약 일주일 뒤 김태우 후보는 단수 공천으로 선거에 출마해 당선됩니다. 그러나 2023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합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김태우 전 구청장이 등장합니다. 원래 김 전 구청장은 징역형을 받아 선거에 출마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3개월 만에 김 전 구청장을 초고속 '특별 사면'했고, 본인 때문에 생긴 보궐선거에 김 전 구청장이 다시 출마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김태우 "보궐선거 비용 40억, 애교로 봐 달라"... 2024년 총선 패배의 시작점?

▲ 지난 2023년 9월 26일 당시 김태우 후보 캠프에서 열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선대위 위촉식에서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김태우 후보자, 선대위 합류 인사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명예 공동선대위원장은 정우택 국회부의장과 정진석 의원이 맡았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김성태 전 의원과 구상찬 전 의원이 위촉됐다.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은 공동 상임 고문으로 선대위에 합류했다. ⓒ 연합뉴스


강서구청장 후보로 나선 김태우 후보는 선대위 출정식에서 보궐선거를 치르는 비용에 대해 "그 40억 (원)은, 제가 1000억 (원) 넘게 벌어들이기 위한 수수료 정도로 애교 있게 봐 달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특혜 사면, 하명 공천, 40억 혈세 낭비에도 뻔뻔하게 표를 달라는 김태우 후보와 국민의힘은 과연 강서구민을 위해 제대로 일하겠느냐"라며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석연치 않은 특별 사면에도 불구하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거 동원됐고, 총선을 앞둔 전초전의 성격으로 치열한 선거운동이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김태우 후보는 39.37%의 득표율에 그쳐 56.52%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에게 패배했습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는 2024년 총선에도 영향을 끼쳤고, 국민의힘 패배의 시작점이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대통령실은 김태우 전 구청장에 대한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만 밝혔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의혹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이 특정인의 선거 출마를 위해 당 지도부에 연락을 하고 특별 사면을 하고 또다시 보궐선거에 나갈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합니다.

한편,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씨는 15일 새벽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됐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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