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금쪽이 유혹하는 엄마, 오은영도 아연실색
[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지난 15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예비 초1 늦둥이를 양육 중인 부모가 출연했다. 41세에 금쪽이를 출산한 엄마는 '집에서는' 모범생인 아이를 자랑했다. 실제로 아침마다 독서를 하고, 수학 문제를 척척 풀어내고, 엄마와 함께 받아쓰기를 하는 등 말 잘듣고 모범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의 금쪽이는 집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어린이집에 도착한 금쪽이는 멀리서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다가가서 제멋대로 블록을 쌓다가 핀잔을 받았고, 이후 친구들이 쌓은 블록을 발로 차며 무너뜨렸으나 사과도 거부했다. 선생님의 지시에도 따르지 않고 바닥을 기어다니고,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괴성을 질렀다 선생님의 식판에 손을 대 반찬을 뺏기도 했다. 과연 금쪽이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유독 또래집단 내 적응 어려워하는 금쪽이
"금쪽이가 또래와 선생님에게 다가가는 방식이, 죄송해요.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유치해요." (오은영)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가 유독 또래들이 있는 집단 내에서 적응을 어려워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금쪽이는 한창 성장 발당 중인 시기인데, 지금처럼 행동의 편차가 심한 경우에는 불균형한 발달의 원인 파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1:1 언어 수업에 참여한 금쪽이는 한글 읽기는 완벽하게 수행했지만, 문장 속 인물의 감정을 읽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날 밤 9시에 금쪽이는 초콜릿을 찾았다. 잠잘 준비를 해야 할 시각이었음에도 엄마는 말리기는커녕 아빠에게 초콜릿을 사오라고 했다. 아이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 금쪽이는 아빠가 사온 초콜릿이 원하는 것이 아닌 걸 확인하더니 아기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이를 본 부모는 아무런 훈육도 하지 않고, 다시 밖으로 나가 초콜릿을 사왔다. 서열 1위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오은영은 어린이집에서는 문제를 일으키는 금쪽이가 엄마와 함께일 때 잘 지내는 이유를 찾아냈다. 육아를 하다 보면 반드시 해야 하는 훈육이 있기 마련인데, 엄마는 안쓰러운 마음에 금쪽이가 조금만 힘들어해도 맞춰주고 있었다. 아이가 어려움을 겪지 않고 미리 차단하는 방식으로 평온을 유지해 왔던 것이다. 오은영은 이를 두고 '가짜 평화'에 취해 있다고 표현했다.
금쪽이를 재우고 마주 앉은 부모는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문제로 대화를 나눴다. 엄마는 딸이 상처받을까봐 도움반 입학을 고려 중이라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일반 학급에 보내기 두려워하고 있었다. 심지어 홈스쿨링까지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빠는 부딪쳐봐야 한다며 평범한 무리와 섞여 배우길 바라는 입장이었다. 그러자 엄마는 "난 평생 끼고 살 건데"라며 맞받았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가장 큰 어려움은 사회성 발달 문제라고 분석했다. 굳이 진단명을 말하라면 '사회성 의사소통 장애'인데, 이는 지능에 문제가 없지만 타인과 상호작용하기 위해 언어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오은영은 타인의 감정과 속마음을 읽지 못하는 금쪽이를 위해 기초적인 사회적 기술을 외우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 날, 키즈 카페를 방문한 엄마와 금쪽이의 모습은 의미심장했다. 엄마는 금쪽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고, 위험하지 않은데도 놀이를 제지했다. 얼마 놀지 않았는데도 억지로 휴식을 강요했다. 그런 상황에서 음식으로 금쪽이를 유혹했다. 집에 돌아온 후에도 간식을 만들어 갖다 바쳤는데, 감자 튀김, 아이스크림, 초콜릿, 귤까지 엄청난 양이었다. 잠시 후에는 저녁밥까지 먹였다.
"적나라한 느낌을 표현해 볼게요. 나는 그냥 사육하는 거 같아요." (오은영)
오은영은 작정한 듯 '사육'이라는 표현을 써서 필요 이상으로 음식을 먹이는 엄마에게 경각심을 불어넣었다. 엄마의 육아는 신생아 시기에 머물러 있었다. 아이가 원하는 걸 말하기도 전에 사육하듯 모든 걸 제공했다. 그러다 보니 체중은 급속히 늘어 비만에 이르렀다. 오은영은 금쪽이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다며, 아이의 인생은 엄마의 것이 아니라고 쓴소리를 했다.
시댁살이 5년, 엄마의 고백
한편, 엄마는 금쪽이를 낳고 5년 동안의 시댁살이를 하는 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고 지냈다고 고백했다. 자신과 아이를 5년 동안 고립시켰던 시기였다. 육아를 핑계로 시댁살이의 어려움을 피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금쪽이의 성장 일기는 방 한 칸에 갇혀버렸다. 또, 친정 엄마가 많이 보호하면서 자신을 키웠던 것을 따라했는데, 그것이 독이 될 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오은영은 스스로 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지만 불안이 높아지는 매커니즘을 설명했다. 엄마의 자발적 고립이 안타깝게도 금쪽이이 성장을 막은 것이다. 어려움이 많았던 시댁살이였으리라. 엄마는 아예 방 밖을 안 나가는 선택을 했고, 그로 인해 금쪽이는 양질의 발달 자극을 경험하지 못했다. 지금의 사회성 의사소통 장애는 그 결과였다.
"아이가 그 나이에 겪을 건 겪고 가야 합니다." (오은영)
인생이 항상 꽃길일 수는 없다. 그렇지만 불편함을 겪어내야만 성장할 수 있다. 오은영은 아이의 독립을 위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은영의 조언에 마음을 다잡은 엄마는 금쪽이의 입학 준비를 위해 집에서 연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쪽이는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딴청을 피웠다. 금세 위기가 찾아온 셈이다.
엄마는 이전과 달리 단호하게 훈육에 나섰다. 이번에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회피하는 것이 더 이상 정답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 이어 부모가 함께 금쪽이의 사회성을 키우는 연습에 돌입했다. 다양한 상황을 제시해 친구의 기분을 예측했고, 배식 순서를 지키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과정도 겪게 했다. 금쪽이는 조금씩 사회적 관계 맺기를 향해 나아갔다.
또, 생애 첫 두발자전거에 도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소라면 넘어지는 걸 지켜보지 못했을 엄마는 이제 씩씩하게 금쪽이를 일으켜 세우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이에 부응해 금쪽이도 포기하지 않고 벌떡 일어나 도전했다. 그밖에도 협동심 놀이를 통해 협업의 가치를 깨닫게 하고, 혼자 시장에 가서 심부름도 수행하게 했다. 엄마는 금쪽이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아이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어린이집에 도착한 금쪽이는 멀리서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다가가서 제멋대로 블록을 쌓다가 핀잔을 받았고, 이후 친구들이 쌓은 블록을 발로 차며 무너뜨렸으나 사과도 거부했다. 선생님의 지시에도 따르지 않고 바닥을 기어다니고,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괴성을 질렀다 선생님의 식판에 손을 대 반찬을 뺏기도 했다. 과연 금쪽이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관련 이미지. ⓒ 채널A
"금쪽이가 또래와 선생님에게 다가가는 방식이, 죄송해요.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유치해요." (오은영)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가 유독 또래들이 있는 집단 내에서 적응을 어려워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금쪽이는 한창 성장 발당 중인 시기인데, 지금처럼 행동의 편차가 심한 경우에는 불균형한 발달의 원인 파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1:1 언어 수업에 참여한 금쪽이는 한글 읽기는 완벽하게 수행했지만, 문장 속 인물의 감정을 읽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날 밤 9시에 금쪽이는 초콜릿을 찾았다. 잠잘 준비를 해야 할 시각이었음에도 엄마는 말리기는커녕 아빠에게 초콜릿을 사오라고 했다. 아이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 금쪽이는 아빠가 사온 초콜릿이 원하는 것이 아닌 걸 확인하더니 아기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이를 본 부모는 아무런 훈육도 하지 않고, 다시 밖으로 나가 초콜릿을 사왔다. 서열 1위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오은영은 어린이집에서는 문제를 일으키는 금쪽이가 엄마와 함께일 때 잘 지내는 이유를 찾아냈다. 육아를 하다 보면 반드시 해야 하는 훈육이 있기 마련인데, 엄마는 안쓰러운 마음에 금쪽이가 조금만 힘들어해도 맞춰주고 있었다. 아이가 어려움을 겪지 않고 미리 차단하는 방식으로 평온을 유지해 왔던 것이다. 오은영은 이를 두고 '가짜 평화'에 취해 있다고 표현했다.
금쪽이를 재우고 마주 앉은 부모는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문제로 대화를 나눴다. 엄마는 딸이 상처받을까봐 도움반 입학을 고려 중이라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일반 학급에 보내기 두려워하고 있었다. 심지어 홈스쿨링까지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빠는 부딪쳐봐야 한다며 평범한 무리와 섞여 배우길 바라는 입장이었다. 그러자 엄마는 "난 평생 끼고 살 건데"라며 맞받았다.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관련 이미지. ⓒ 채널A
오은영은 금쪽이의 가장 큰 어려움은 사회성 발달 문제라고 분석했다. 굳이 진단명을 말하라면 '사회성 의사소통 장애'인데, 이는 지능에 문제가 없지만 타인과 상호작용하기 위해 언어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오은영은 타인의 감정과 속마음을 읽지 못하는 금쪽이를 위해 기초적인 사회적 기술을 외우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 날, 키즈 카페를 방문한 엄마와 금쪽이의 모습은 의미심장했다. 엄마는 금쪽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고, 위험하지 않은데도 놀이를 제지했다. 얼마 놀지 않았는데도 억지로 휴식을 강요했다. 그런 상황에서 음식으로 금쪽이를 유혹했다. 집에 돌아온 후에도 간식을 만들어 갖다 바쳤는데, 감자 튀김, 아이스크림, 초콜릿, 귤까지 엄청난 양이었다. 잠시 후에는 저녁밥까지 먹였다.
"적나라한 느낌을 표현해 볼게요. 나는 그냥 사육하는 거 같아요." (오은영)
오은영은 작정한 듯 '사육'이라는 표현을 써서 필요 이상으로 음식을 먹이는 엄마에게 경각심을 불어넣었다. 엄마의 육아는 신생아 시기에 머물러 있었다. 아이가 원하는 걸 말하기도 전에 사육하듯 모든 걸 제공했다. 그러다 보니 체중은 급속히 늘어 비만에 이르렀다. 오은영은 금쪽이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다며, 아이의 인생은 엄마의 것이 아니라고 쓴소리를 했다.
시댁살이 5년, 엄마의 고백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관련 이미지. ⓒ 채널A
한편, 엄마는 금쪽이를 낳고 5년 동안의 시댁살이를 하는 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고 지냈다고 고백했다. 자신과 아이를 5년 동안 고립시켰던 시기였다. 육아를 핑계로 시댁살이의 어려움을 피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금쪽이의 성장 일기는 방 한 칸에 갇혀버렸다. 또, 친정 엄마가 많이 보호하면서 자신을 키웠던 것을 따라했는데, 그것이 독이 될 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오은영은 스스로 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지만 불안이 높아지는 매커니즘을 설명했다. 엄마의 자발적 고립이 안타깝게도 금쪽이이 성장을 막은 것이다. 어려움이 많았던 시댁살이였으리라. 엄마는 아예 방 밖을 안 나가는 선택을 했고, 그로 인해 금쪽이는 양질의 발달 자극을 경험하지 못했다. 지금의 사회성 의사소통 장애는 그 결과였다.
"아이가 그 나이에 겪을 건 겪고 가야 합니다." (오은영)
인생이 항상 꽃길일 수는 없다. 그렇지만 불편함을 겪어내야만 성장할 수 있다. 오은영은 아이의 독립을 위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은영의 조언에 마음을 다잡은 엄마는 금쪽이의 입학 준비를 위해 집에서 연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쪽이는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딴청을 피웠다. 금세 위기가 찾아온 셈이다.
엄마는 이전과 달리 단호하게 훈육에 나섰다. 이번에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회피하는 것이 더 이상 정답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 이어 부모가 함께 금쪽이의 사회성을 키우는 연습에 돌입했다. 다양한 상황을 제시해 친구의 기분을 예측했고, 배식 순서를 지키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과정도 겪게 했다. 금쪽이는 조금씩 사회적 관계 맺기를 향해 나아갔다.
또, 생애 첫 두발자전거에 도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소라면 넘어지는 걸 지켜보지 못했을 엄마는 이제 씩씩하게 금쪽이를 일으켜 세우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이에 부응해 금쪽이도 포기하지 않고 벌떡 일어나 도전했다. 그밖에도 협동심 놀이를 통해 협업의 가치를 깨닫게 하고, 혼자 시장에 가서 심부름도 수행하게 했다. 엄마는 금쪽이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아이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a href="https://wanderingpoet.tistory.com" target="_blank" class=autolink>https://wanderingpoet.tistory.com</a>)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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