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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단대상 18개 부류

[김삼웅의 인물열전 - 자주독립 의열사 열전 2] 의열사들의 행동의 준칙처럼 되었다

등록|2024.11.18 15:05 수정|2024.11.18 15:05

▲ 하얼빈 조선족예술관 안에 임시개관한 안중근 기념관의 안중근 흉상. 안중근 기념관 관계자는 "중국에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조형물은 이것 하나뿐"이라고 설명했다. ⓒ 구진영


유인석의 '처변삼사'가 외세침략에 대한 선비·유생들의 저항의 방법론이라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7가살론'은 구체적인 가살 즉 처단의 대상이다. 그 대상은 구체적으로 18가지나 되었다. 그리고 이후 의열사들의 행동의 준칙처럼 되었다.

① 조선총독·정무총감 등 일제 고관.
② 한국독립을 강경하게 반대하는 유력 일인.
③ 한국독립운동과 그 지도자를 비훼하는 정치가·학자·신문기자·종교가 등 불령일인.
④ 우리 동포를 학대해 온 일인 헌병경관 등.
⑤ 한국독립을 반대하고 적의 통치하에 있기를 주장하는 흉적들. 대표적으로 이완용·송병준·민원식 등.
⑥ 고등정탐.
⑦ 일반형사로서 독립운동의 비밀을 적에게 밀고하거나 지사를 체포하며 동포를 구타하는 추류들. 대표적으로 선우갑·김태석 등.
⑧ 자기 재산의 안전을 도모키 위해 적과 내통하여 군대와 경찰의 보호를 받거나 적국으로 도망친 자.
⑨ 독립운동에 헌금하기를 누차 권유함에도 듣지 않거나, 헌금을 권유하는 지사를 밀고한 자.
⑩ 적의 관리가 된 자로서 독립운동단체의 퇴직권유를 세 번 이상 받고도 개오(改悟)할 줄 모르는 자.
⑪ 적의 관리가 된 자로서 독립운동을 비훼하거나 국민의 애국심과 용기를 떨어뜨리는 자.
⑫ 적의 관리가 된 자로서 동포를 압박하는 자.
⑬ 부언낭설로써 독립운동을 해치거나 민심을 현혹시킨 자.
⑭ 독립운동자를 모칭하고 애국의 연금을 횡령한 자.
⑮ 변심 또는 겁유로 임무를 저버린 자.
⑯ 기밀을 누설하거나 신의를 배반한 자.
⑰ 독립운동 종사 중 변절한 자.
⑱ 사당을 만들어 정부를 비훼 반항함으로써 독립운동에 장애가 되는 자. (주석 1)

임시정부의 '7가살' 발표 이전에 국적 제1호라던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가(擧事歌)>에서 의거의 당위를 밝혔다.

거 사 가

대장부가 세상에 처함이여,
그 뜻이 자못 크구나.
때가 영웅을 만듦이여.
천하를 부릅떠 응시함이여.
어느 날에 업을 이룰꼬.
동풍이 차츰 싸늘함이여,
반드시 목적한 바 이루리.
쥐 도둑, 쥐 도둑 무리여,
어찌 이 목숨에 비기랴.
어찌 여기에 이를 줄 알았으랴.
시세가 그렇게 해 주었으려니.
동포, 동포들이여,
하루 속히 대업을 이룹시다.
만세 만만세여,
대한 독립의 외침이여.
만세 만만세여,
대한 동포들이여. (주석 2)

주석
1> 김영범, <의열투쟁기 - 1920년대>, 22~23쪽, 독립기념관, 2009.
2> 김삼웅, <안중근평전>, 179쪽, 시대의 창, 2009.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인물열전 - 자주독립 의열사 열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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