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송곳' 질문하더니, 기사에선 '겸손한 대통령'?
[부산 민언련 지역언론 모니터 보고서] <부산일보>의 낯뜨거운 평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천 개입 등 각종 의혹에 일축했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바람과 달리 기존 입장만 되풀이한 자리였다.
이날 기자회견을 두고 부산일보는 사설에서 "국민이 기대하던 실질적인 사과는 없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앞선 기사를 통해선 "소통에 한층 비중"을 둔 회견이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 발언만 단순 전달, 정치권 반응은 여야 공방으로 다뤄
부산일보는 대통령 기자회견을 다루면서 해당 내용을 단순 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 "진심 어린 사과"… 각종 의혹은 부인>(1면, 11/8)에서 부산일보는 대통령의 사과를 서두에 실으면서 '명태균 씨와의 통화', '김영선 공천 개입 의혹', '김건희 여사 논란' 등에 대한 대통령의 해명을 전했다. 대통령 발언을 따져보는 기사는 없었고, 대통령의 일방적인 해명을 단순 전달하는 기사만 이어졌다.
여야의 입장은 '공방식'으로 전했다. <여 "진솔한 사과" vs 야 "국민 동의할 내용 아닌 듯">(3면, 11/8)에서 부산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두고 여야는 확연한 온도 차를 보였다"며 국민의힘은 진솔한 사과였다고 평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맹공에 나섰다고 했다. 국힘 원내대표의 발언을 여당의 입장이라고 실을 뿐, 여당 내 다른 의견을 전하진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호평한 보도도 있었다. <질의 응답만 2시간 훌쩍 역대 최장>(3면, 11/8)에서 부산일보는 "지난 회견과 비교해 담화 분량이 크게 줄어들었고, 기자 질문은 대폭 늘어났다"며 "'끝장회견'을 내세운 이번 회견은 특히 분야별 질의응답 이후 자유질문 순서를 두기도 해 소통에 한층 비중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반말', '무례' 논란 등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던 것과는 다른 평가였다. 같은 기사에서 부산일보는 "지난 담화와 달리 윤 대통령은 비교적 겸손하고 차분한 어투로 회견에 임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고 전하거나 "윤 대통령은 '부족함'을 강조"했다고 하는 등 대통령의 '겸손'을 부각했다.
각종 태도 논란에 대해선 따로 다루진 않았다. 대신 지면 기사가 아닌 온라인 기사에서 '반말' 논란을 다루면서 "윤 대통령의 목소리가 생중계 방송을 통해 나가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편한 모습이라는 반응과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사설에선 날선 지적 이어간 부산일보, 무엇이 진심?
반면, 부산일보 사설에서는 앞선 기사와 달리 혹평이 나왔다. <사과했지만 국민 기대 못 미친 윤 대통령 담화·회견>(사설, 11/8)에서 부산일보는 "이날 담화·회견에서는 국민이 기대하던 윤 대통령의 실질적인 사과는 없었던 셈"이라며 "윤 대통령은 이번 사과를 통해 날로 악화하는 민심을 달래려 했을 테지만, 결과적으로 불신만 더 키운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여러 논란과 관련한 대통령의 해명에 대해선 "민심과는 먼 인식"이라며 "실망스럽다"고 했다.
대통령 기자회견 당시 부산일보는 대통령의 사과가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활약이 무색하게 부산일보의 보도는 대통령의 일방적인 주장에 가까운 발언을 검증하는 노력 없이 단순히 전하는 데 그쳤고, 시민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여야의 대립된 입장을 부각할 뿐이었다.
심지어 일부 기사는 "역대 최장"이라며 이번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해 호평하기도 했다. 대통령을 비판한 기자회견 질문과 사설을 달갑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시민 반응 전한 부산MBC... 지역언론, 지역의 목소리 전해야
한편, 부산MBC는 지역방송 중에서 유일하게 대통령 기자회견 소식을 다뤘다. <윤석열 대통령 담화..시민 반응은?>(11/7)에서 부산MBC는 기자회견에 대한 시민의 반응을 직접 취재해 전했다. 우려하는 목소리부터 지지가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담아냈다. 단순히 정치권의 반응만을 전했던 기사들과 달리 시민의 생각을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기사였다.
11월 첫째 주(리얼미터가 4일부터 8일까지 조사), 윤 대통령의 부산·울산·경남지역 지지율은 22.1%에 그쳤다. 부울경 지역민 상당수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MBC의 보도처럼 지역민의 생각은 무엇인지, 지역민의 목소리를 전하는 데 지역언론이 더욱 노력해주길 바란다.
이날 기자회견을 두고 부산일보는 사설에서 "국민이 기대하던 실질적인 사과는 없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앞선 기사를 통해선 "소통에 한층 비중"을 둔 회견이었다고 평가했다.
부산일보는 대통령 기자회견을 다루면서 해당 내용을 단순 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 "진심 어린 사과"… 각종 의혹은 부인>(1면, 11/8)에서 부산일보는 대통령의 사과를 서두에 실으면서 '명태균 씨와의 통화', '김영선 공천 개입 의혹', '김건희 여사 논란' 등에 대한 대통령의 해명을 전했다. 대통령 발언을 따져보는 기사는 없었고, 대통령의 일방적인 해명을 단순 전달하는 기사만 이어졌다.
여야의 입장은 '공방식'으로 전했다. <여 "진솔한 사과" vs 야 "국민 동의할 내용 아닌 듯">(3면, 11/8)에서 부산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두고 여야는 확연한 온도 차를 보였다"며 국민의힘은 진솔한 사과였다고 평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맹공에 나섰다고 했다. 국힘 원내대표의 발언을 여당의 입장이라고 실을 뿐, 여당 내 다른 의견을 전하진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호평한 보도도 있었다. <질의 응답만 2시간 훌쩍 역대 최장>(3면, 11/8)에서 부산일보는 "지난 회견과 비교해 담화 분량이 크게 줄어들었고, 기자 질문은 대폭 늘어났다"며 "'끝장회견'을 내세운 이번 회견은 특히 분야별 질의응답 이후 자유질문 순서를 두기도 해 소통에 한층 비중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 부산일보, 11월 8일자 3면 기사 ⓒ 부산민언련
'반말', '무례' 논란 등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던 것과는 다른 평가였다. 같은 기사에서 부산일보는 "지난 담화와 달리 윤 대통령은 비교적 겸손하고 차분한 어투로 회견에 임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고 전하거나 "윤 대통령은 '부족함'을 강조"했다고 하는 등 대통령의 '겸손'을 부각했다.
각종 태도 논란에 대해선 따로 다루진 않았다. 대신 지면 기사가 아닌 온라인 기사에서 '반말' 논란을 다루면서 "윤 대통령의 목소리가 생중계 방송을 통해 나가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편한 모습이라는 반응과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사설에선 날선 지적 이어간 부산일보, 무엇이 진심?
반면, 부산일보 사설에서는 앞선 기사와 달리 혹평이 나왔다. <사과했지만 국민 기대 못 미친 윤 대통령 담화·회견>(사설, 11/8)에서 부산일보는 "이날 담화·회견에서는 국민이 기대하던 윤 대통령의 실질적인 사과는 없었던 셈"이라며 "윤 대통령은 이번 사과를 통해 날로 악화하는 민심을 달래려 했을 테지만, 결과적으로 불신만 더 키운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여러 논란과 관련한 대통령의 해명에 대해선 "민심과는 먼 인식"이라며 "실망스럽다"고 했다.
▲ 부산일보 박석호 기자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과연 대통령이 무엇에 대해 사과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 KTV 영상 갈무리 ⓒ 부산민언련
대통령 기자회견 당시 부산일보는 대통령의 사과가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활약이 무색하게 부산일보의 보도는 대통령의 일방적인 주장에 가까운 발언을 검증하는 노력 없이 단순히 전하는 데 그쳤고, 시민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여야의 대립된 입장을 부각할 뿐이었다.
심지어 일부 기사는 "역대 최장"이라며 이번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해 호평하기도 했다. 대통령을 비판한 기자회견 질문과 사설을 달갑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시민 반응 전한 부산MBC... 지역언론, 지역의 목소리 전해야
한편, 부산MBC는 지역방송 중에서 유일하게 대통령 기자회견 소식을 다뤘다. <윤석열 대통령 담화..시민 반응은?>(11/7)에서 부산MBC는 기자회견에 대한 시민의 반응을 직접 취재해 전했다. 우려하는 목소리부터 지지가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담아냈다. 단순히 정치권의 반응만을 전했던 기사들과 달리 시민의 생각을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기사였다.
11월 첫째 주(리얼미터가 4일부터 8일까지 조사), 윤 대통령의 부산·울산·경남지역 지지율은 22.1%에 그쳤다. 부울경 지역민 상당수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MBC의 보도처럼 지역민의 생각은 무엇인지, 지역민의 목소리를 전하는 데 지역언론이 더욱 노력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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