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한전 일방적 송전선로 계획에 분노, 수도권 기업만 이익"

무주군의회, 6개 읍면 관통 345kV 송전선로 반대 결의안 채택... 범군민 대책위 구성될까

등록|2024.11.18 15:55 수정|2024.11.18 15:55

▲ '345kv 신장수-무주영동PPS/Y 송전선로 등 2개 건설사업'의 사업 대상 지역. 전북 장수군·진안군·무주군, 충남 금산군, 경북 김천시, 경남 함양군·거창군, 충북 영동군 등 5개도 8기 시·군이 이 사업의 영향을 받는다. ⓒ 무주신문


전북 무주 지역에서도 초고압 송전선로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무주군의회가 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 설치 반대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무주시민행동에서도 군과 의회에 범군민대책위구성을 제안하면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 345kV 신장수~무주영동PPS/Y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반대하는 범군민대책위원회 공식 출범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무주군의회. 올해 마지막 정례회가 시작된 이날 무주군의원들은 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 설치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고, 사업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345kV 신장수~무주영동PPS/Y 송전선로 건설은 직선거리 약 56.7km에 이르는 규모로, 345kV 변전소와 개폐소(PPS/Y)가 만들어지고 아울러 송전탑에 쓰이는 ACSR용 강선으로 이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사업 지역은 전북의 무주·진안·장수 3개군을 비롯해 충북 1개군, 충남 1개군, 경남 2개군을 포함한다.

무주 지역에선 6개 읍·면 전 지역이 사업 예정지에 속한다. 즉, 345kV의 고압 전류가 송전선로를 통해 무주 6개 읍·면 모두를 관통한다는 말이다. 준공 목표는 2031년 12월이다.

▲ 지난 14일 무주군의원들은 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 설치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 무주신문


무주군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한국전력공사는 당초 송전선로 계획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행정과 전혀 소통하지 않은 채 사업을 확정하고 뒤늦게 통보했으며 최근 소수의 인원에게만 설명회를 개최했다"면서 "한국전력공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대해 무주군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고압 송전선로 사업은 군민의 건강과 안전, 생명에 큰 위협을 초래하며 엄청난 환경 파괴와 지역을 황폐화하는 것이 의심할 여지 없이 매우 분명하다"면서 "이 사업으로 이익을 보는 집단은 수도권의 대량 전력소비 기업과 도시민들이다. 선로가 지나가는 노선에 있는 무주군과 농촌지역 주민들은 언제까지 희생을 강요받아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무주군의회는 ▲무주·장수·영동 군민의 건강과 재산권 침해에 따른 희생만 강요하는 34만5000볼트 송전선로 설치 사업 전면 백지화 ▲송전선로 지중화, 해상연결 등 지역 피해 최소화 대안 적극 검토 ▲산업 전력의 쏠림 문제와 송전선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산지소(전력을 생산하는 곳에 기업을 이주시키는 것) 정책 추진 등을 한국전력공사에 강력 촉구했다.

"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건설 계획 전면 백지화하라"
시민행동 "군과 군의회가 앞장서서 반대 여론 모아야"

이같은 반대입장 표명은 무주 관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무주시민행동에서도 감지됐다. 무주시민행동은 지난 11일 회의를 열고, 초고압 송전선로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무주군과 군의회의 역할론과 함께 사태 해결을 위한 민관 참여 범군민 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기로 했다.

시민행동은 "송전선로 건설 예정지역마다 지자체와 정치권이 나서 범군민대책위를 꾸리고 반대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면서 "무주군과 군의회 역시 지역민을 위해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범군민대책위가 결성 되는 대로 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 설치 반대를 위해 적극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앞서 시민행동에 소속된 나승인씨는 <무주신문>에 글을 보내 "안전성을 아무리 갖다 붙이려 한들 송전탑은 마주치기 두려운 괴물일 뿐이며 우리 고장에 필요한 전기를 끌어오기 위한 것도 아니면서, 잘 사는 도시인들과 돈 잘 버는 대기업들에게 전기를 대주기 위해 우리 고장을 바치는 꼴"이라면서 "군수부터 군의원, 공무원이 먼저 일어서야 한다. 군민들도 모두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 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 위치도. ⓒ 무주신문


문제는 이같은 반대 여론이 실제로 구심체 역할을 할 범군민대책위 구성으로 그대로 이어질지 여부다. 행정이나 정치권 또는 시민단체 및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대책위부터 꾸려져 송전선로 반대 목소리를 결집하고 있는 다른 지역과 달리 무주 지역의 경우엔 그동안 딱히 이렇다 할 주민 여론이 모아지지 않았던 상황.

더욱이, 지난 10월 한전 남부건설본부 송전건설부 주최로 열린 첫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관련 부서인 무주군 산업경제과 에너지팀 측은 "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 사업은 산자부의 전력수급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진행되는 사업으로 안 할 수는 없다. 우리가 반대한다고 해도 안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언해 일부 참석 주민들의 눈총을 받았던 터라 무주군에서 실제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또한, 결의문을 채택한 군의회 역시 이후 송전탑 건설 백지화 및 지역민의 뜻을 모으기 위해 주민 대표 기구로서 어떠한 역량을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18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총회의실에선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전북환경운동연합·한국과총전북지역연합회이 공동 주최한 가운데 '재생에너지 송전선로 패러다임 전환과 주민 수용성'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와 '신정읍-신계룡 송전선로' 건설 계획과 관련한 지역구 의원인 민주당 안호영(전북 완주진안무주), 윤준병(전북 정읍고창), 박희승(전북 남원장수임실순창) 국회의원 3명이 참여했다.

[관련 기사]
"지금도 날 궂으면 찌릿찌릿, 근데 송전선로 또 설치?" https://omn.kr/2am0x
6개 읍면 관통 345kV 송전선로, 근데 주민들은 모른다 https://omn.kr/2a94l

<저작권자 ©무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