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벗' 외국인들 "부산에서 시위하겠다"는 이유
'구속력 있는 국제플라스틱 협약' 요구 기자회견 열려... "재활용은 가짜 해결책"
▲ "플라스틱 안돼!"유엔 국제플라스틱협약 제5차협상회의(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를 앞두고 지구의벗과 환경운동연합 주최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구속력있는 국제플라스틱 협약을 요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이 열렸다. ⓒ 이정민
"구속력 없는 형식적 협약에 그친다면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될 것이다."
리코 유리피두(Rico Euripidou) 남아프리카공화국 지구의벗 활동가가 한 말이다. 18일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열린 '구속력 있는 국제플라스틱협약을 요구하는 지구의벗(FOEI)과 환경운동연합 공동기자회견'에 참가한 아나 마리아(Ana Maria) 활동가도 "재활용은 가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재활용은 가짜 해결책", "의무적 대안 나와야"
이날 기자회견에서 리코 유리피두 활동가는 "플라스틱은 환경 문제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며 "최근 과학자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사람 혈관 속에도 있고, 우리가 먹는 음식에도 있어 건강에도 직결된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아나 마리아 활동가는 플라스틱 재활용 정책에 대해 "엘사바도르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국가다. 우리는 매일 4천 톤의 쓰레기를 방출하는데 그 중에 25%가 플라스틱이고 5%만이 재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플라스틱의 또 다른 문제는 연소할 때 나오는 온실가스다. 건강에도, 그리고 우리 생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따라서 단순히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재활용 같은 가짜 해결책을 지지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샘 코사르(Sam Cossar) 호주 지구의벗 활동가는 제5차협상회의에 대해 "플라스틱 문제는 국제적인 문제이며 다음 주 부산에서 열리는 협약은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며 "이번 협약에서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의무적 대안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고, 특히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취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국제적 흐름과는 반대"
▲ 유엔 국제플라스틱협약 제5차협상회의를 앞두고 지구의벗과 환경운동연합 주최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구속력있는 국제플라스틱 협약을 요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이 열렸다. ⓒ 이정민
기자회견에서 유혜인 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팀장은 "한국 정부의 재활용 중심 정책은 체계적 규제 강화라는 국제적 흐름과는 반대된다"고 강조했다.
유 팀장은 "한국은 '플라스틱 협약 우호국 연합' 초기 가입국이자 제5차협상회의 개최국임에도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 결의안 통과 직후에는 플라스틱 전 주기 문제 해결을 강조했지만, 지금 정부는 재활용 중심의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생산 단계에서의 감축 목표 설정과 체계적 규제 강화라는 국제적 흐름과는 반대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완화하고 자발적 참여에만 의존하는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규제 유예, 비닐봉지 사용 금지 유예 등 규제가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팀장은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플라스틱 전 주기에 걸쳐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일회용 플라스틱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의 벗, 세계 3대 환경단체 중 한 곳
▲ 남아프리카공화국 지구의벗, 인도네시아 지구의벗, 엘사바도르 지구의벗, 호주 지구의벗, 환경운동연합 등 참석자들이 "플라스틱 생산, 소비, 무역을 줄이고 체계전환을 위한 해법을 확대하여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강력한 국제플라스틱협약이 마련되기를 촉구"하는 요구서를 발표하고 있다. ⓒ 이정민
한편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 FOEI)은 그린피스, 세계자연보호기금과 함께 세계 3대 환경단체 중 한 곳이다. 국가별 단체 연합체로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환경운동연합이 한국 지부로 등록됐다.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열리는 국제플라스틱협약회의는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정부간협상위원회가 개최한다. 위원회는 유엔환경총회(UNEA)의 결의에 따라 해양 플라스틱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 안건 논의 및 결정을 위해 조직된 정부 간 협상 기구다.
안숙희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환경운동연합은 23일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와 부산 일대를 행진하고, 23일부터 24일까지 환경운동연합 회원들과 함께 해운대 모래사장에서 휴먼사인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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