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명품백 재발방지 약속" 박장범 발언 청문회 위증 논란
[KBS 사장 인사청문회] 대통령 대담에서 사과 요청 질문했다던 박장범 "기억 잘못" 번복
▲ 박장범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여당 질문 바로 다음에 야당은 줄기차게 사과를 요구한다, 대통령이 사과할 생각이 있냐 당연히 물어봤고요. 당시 대통령의 대답은 사과를 안 했고요,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수준에서 같은 답변이 나왔습니다."
18일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박장범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 위증 논란이 벌어졌다. 박 후보자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독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를 언급하면서, 대통령에게 '사과 의향'을 물었고, 대통령이 '재발방지 약속'을 했다고 했지만, 실제 방송분에서 이같은 대화는 없었다.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나오자 박 후보자는 뒤늦게 "기억이 잘못됐다"고 답변을 번복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송에선 대통령이) 재발 방지 관련해서 얘기한 적이 없다, 그냥 박절해서 그런 거다라고 얘기하고 재발방지라기보다는 제2부속실을 검토하고 있다고 얘기하면서 부부 싸움 얘기로 국면 전환시킨다"라면서 "전 국민이 보고 있는 인사청문회에서 거짓 답변하는 것은 준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사과해야 한다"라고 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박 후보자의 답변을 꼼꼼히 읽으면서 "이거 다 없죠"라고 물었고, 박 후보자는 "네"라고 답했다. 최 위원장이 "왜 이렇게 답변했나"라고 추궁하자 박 후보자는 "제 기억 속에는 아무튼 그런 사실이, 방송된 사실이 없고, 그 부분은 제가 잘못된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정정하고 사과드리겠다"라고 했다. 결국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인사청문회는 잠시 정회됐고, 이후 박 후보자의 허위 답변은 대통령과의 대담 편집 의혹으로 불거졌다.
박 후보자가 허위라고 인정한 답변은 '대통령에게 사과 요구 질문'을 했고, '재발 방지 약속'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박 후보자는 논란 직전까지도 해당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던 만큼 단순히 박 후보자가 없던 일을 지어낸 것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를 근거로 야당 의원들은 방송이 되지 않은 미편집본에 해당 내용이 있지 않았겠느냐면서 외압 의혹을 추궁했다.
김현 의원은 "통상 30년 기자 생활을 하신 분이라면 즉흥적으로 머릿속에 없던 것이 만들어져서 답변할 수 없다, 그럼 이 말을 했다고 보이는데 맞나"라고 물었다. 박 후보자는 "제 기억이 잘못된 걸로, 그런 질문을 현장에서 하지 않은 걸로"라고 거듭 주장했다. 김 의원은 "없는 기억을 지금 복구해낸 건가, 그럼 그 말을 조작한 건가, 여기서 날조한 건가"라고 거듭 물었고, 박 후보자는 "대통령이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는 그게 제 머릿속에 있어서, 그 질문 후에 나온 걸로 생각하고 (말한 것)"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야당이) 줄기차게 사과를 요구한다'는 얘기를 분명히 하지 않았는데 본인이 청문회에서 한 거다, 이건 묵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퇴하라"고 했다. YTN 기자 출신인 노종면 의원도 "저도 방송을 꽤 해서 그런지 몰라도 답변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기억이 왜곡된 걸로 하기로 정리했나"라고 했고, 박 후보자는 "제가 그 질문을 하지 않은 걸로 확인됐다, 제 기억에 분명 말씀드리지만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는 답변을 저는 그 질문을 해서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다)"고 했다.
노 의원은 "그런 답변은 앞선 답변과 비교할 때 매우 모호하고 구차하다"며 "앞서서 그렇게 명확하게 문장을 완성해서 답을 했는데, 지금 그 답변을 누가 믿어줄까, 편집 원본이 검증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KBS 측에 해당 방송분의 편집 원본 확인을 공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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