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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파우치' 발언, 사과 요청 끝내 거부한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명품백 놓고 간건 팩트냐"는 질문엔 명확한 답변 못해

등록|2024.11.18 18:49 수정|2024.11.18 18:49

▲ 박장범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대다수 국민들은 이거(김건희가 수수한 명품백을 파우치로 표현)는 의도된 기획이라고 느끼고 있다는겁니다. 그렇게 느끼는 국민들에게 사과할 의향 없으십니까"

"방송에 대해서 사과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습니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지난 2월 대통령 대담 당시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파우치'라고 한 것과 관련해, 야당 의원의 사과 요쳥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후보자는 '파우치'라는 표현이 팩트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명품백을) 놓고 갔다'는 표현이 사실에 어긋난다는 지적엔 명확히 반박하지 못했다.

박 후보자는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이 사건을 한번 정리해보시겠나"라는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대통령 부인이 가액 300만 원 상당의 외국산 제품을 받은 것"이라고 답했다. 조 의원이 "고가의 선물을 받았다가 아니고 그냥 외국산 제품 300만 원(이라는 거냐)"이라고 하자 박 후보자는 "300만 원이면 고가"라고 했다. 다시 정리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박 후보자는 "대통령 부인이 고가의 외국산 가방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고가의 명품 백인데 이것을 조그마한 백이라고 표현했다, 그냥 조그마한 동전 지갑 정도 얻을 수 있는, 우리 그냥 선물할 수 있는 그 정도다라는 거를 의도한 기획이다, 동의 안 하나"라고 했고, 박 후보자는 "저 대담을 할 시점에 이미 그게 어떤 제품이고 디올 파우치고는 이미 널리 알려진 상황"이라며 의도가 없었다고 했다.

조 의원이 다시 "어떤 여론조사에서 그렇다고 보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거는 그렇게 표현되도록 의도된 기획이다라고 느끼고 있다, 사과하실 의향 있나"라고 묻자 박 후보자는 "방송에 대해서 사과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다"라며 사과 요청을 거부했다.

발언 시간이 끝나 마이크가 꺼진 조 의원이 거듭 사과 요청을 헀지만 박 후보자는 "개인적으로 만난 자리라면 말씀을 드릴 수 있겠지만 이 자리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사과를 한다거나 그런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이 나간 후에 다양한 비평이 존재한다, 비평을 감내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사과를 하는 문제는 또 다른 기준이 적용돼야 되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파우치' 발언은 '팩트'라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과의 대담 당시 '(명품백을) 놓고 갔다'는 표현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에는 적극 반박하지 못했다. 이날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을 수수하는 현장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이게 놓고 간 건가? 답해보라"고 했다. 박 후보자는 "제가 확인할 수 있는 건..."이라고 하자 최 위원장은 "놓고 간 건가"라고 거듭 물었다. 박 후보자가 "화면에 보이는 상황은..."이라고 하자 최 위원장은 "놓고 간 거 아니죠, 놓고 갔다는 그 표현, 왜 팩트가 아닌 얘길 하나"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이 사건은 대한민국 어떤 영부인이 간첩일지도 모르는 자와 카톡을 나누고, 디올백 받고, 화장품 받고, 양주 받고 이랬던 사안"이라며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이 엄청나게 추락한 창피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과 이어진 질의에서도 박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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