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통령 대담 촬영시간도 '비공개'...제작 자율성 침해가 이유?
[KBS 사장 인사청문회] 사장 출마 결심 묻는 질문에 박장범 "30년 됐으니까"
▲ 박장범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KBS 측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담 프로그램과 관련된 내용을 철저하게 함구하면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KBS 측은 대통령과의 대담 전체 녹화 내용은 물론, 녹화 시간조차 명확히 공개하지 않았다.
18일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지난 2월 7일 방송된 KBS의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프로그램 내용이 집중 거론됐다. 사장 후보자가 당시 대담 진행자로 참여했기 때문에 청문회에선 박 후보자가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파우치'라고 표현한 부분이 주요 쟁점이 됐다.
단순히 기억이 잘못됐다고 하기엔, 앞선 답변이 구체적이어서 야당 의원들은 실제로 촬영 원본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도 KBS 측에 편집 원본 확인을 요청했으나, KBS 측은 "제작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KBS 측은 촬영 원본은 물론, 녹화 시간조차 확인할 수 없다고 버텼다. 박 후보자가 대통령과의 대담이 이뤄진 시간을 묻는 질문에 "제 생각에는 한 2시간 정도 했다"고 답했고, 최민희 위원장은 정확한 시간 확인을 KBS 측에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부당했다.
인사청문회에 나온 KBS 측 관계자는 "제작 자율성 침해라기보다 제작 과정에 대한 세부 정보를 외부에 제공하는 것에 대해 신중하다"면서 "녹화와 편집 시간도 제작의 일부 내용이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무슨 말인지 도대체 해독을 못하겠다. 제작 과정을 소상히 알자는 내용도 아니다. 녹화 시간을 알려주는게 왜 제작 자율성 침해인지 이해를 못하겠다"면서 "뭔가 숨길게 많다는 정도로 알겠다"라고 지적했다.
박장범 후보자, 사장 결심하게 된 배경 놓고도 논란
이날 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가 KBS 사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놓고도 논란이 됐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박 후보자 임명 논란이) 나이를 많이 뛰어넘어서(나이가 어려서) 불편한 것 아닌가"라고 붇자 박 후보자는 "기수로는 사장할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민희 위원장이 사장 출마 결심 배경을 거듭 묻자 박 후보자는 "저도 한 30년 됐고 한번 도전해 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현 민주당 의원은 "30년 근무했기 때문에 사장 될 수 있다(고 하는데) 20기들(박장범 후보자 기수)은 다 30년이고 20기 이상들도 상당수 있다"라면서 "(후보자는) 불과 한 달 전에 사장 응모 계획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사장이 되고자 준비한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어 "당시 설연휴 밥상에 김건희 여사가 수수한 명품백을 조그만 파우치로 둔갑시키는 기술을 발동했기 때문에 (용산 대통령실 입장에선) 너무너무 고마운 거였다"라며 "그것이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소재였고, 파우치라는 단어때문에 사장 후보자가 되신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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