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생각 많이 하실 겁니다. 검사도 썩었고, 판사도 썩었고, 국회의원도 썩었고, 대통령도 썩었다고요. 공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와 서민을 대변하기보다는, 극소수 가진 자들과 특권층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빈부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넘쳐나지만, 저들은 공적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에만 급급합니다.

가능하다면 이런 권력층을 모두 정리하고, 검사도 새로 뽑고, 판사도 새로 뽑고, 국회의원도 새로 뽑고, 대통령도 새로 뽑고 싶다는 생각이 들죠. 방법이 없을까요? 있습니다. 바로 헌법을 새로 만드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입법부·사법부·행정부는 현행 헌법에 그 존립의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 헌법을 폐기하면 입법부·사법부·행정부 모두 존립 근거를 잃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면, 그 헌법 조항을 토대로 새롭게 국가 권력 기구를 구성해야 합니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도 새로 치러야 할 것이고, 법원과 검찰도 새로운 헌법을 기준으로 다시 구성해야 합니다. 그러면 새로운 헌법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니, 국민투표로 새 헌법 제정을 승인받으면 됩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 선거와 같은 중요한 국면에서 뜻 있는 후보가 "제헌의회 소집"을 공약으로 내거는 겁니다. "제가 당선되면 국민투표를 통해 제헌의회를 소집해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 국가를 완전히 쇄신하겠습니다!"라는 약속을 하는 것이죠.

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새 헌법 제정 여부를 국민투표로 묻고, 가결되면 헌법을 제정할 권한을 가진 제헌의회를 구성하는 선거를 치르게 됩니다. 국민들이 새 헌법 제정에 찬성할 정도의 분위기라면, 제헌의회 선거에서도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사람들이 다수 당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선거를 통해 제헌의회가 구성되면, 그곳에서 새로운 시대의 요구를 반영해 한층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헌법을 만들어 국민투표에 부칩니다. 국민투표에서 새 헌법이 승인되면 기존 헌법은 효력을 상실하고, 입법부·사법부·행정부도 존립 근거를 잃게 됩니다. 이후 새로운 헌법에 근거해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를 다시 치르고, 법원과 검찰도 새로운 헌법을 기준으로 전면적으로 재구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을 배신하고 기득권의 이익에만 복무했던 썩은 엘리트층을 일소할 수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그야말로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혁명'을 이루는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비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들리시나요? 하지만 이미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나라에서는 제헌의회를 통해 기득권층을 청산하고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이루어진 일입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가능하다면 대한민국에서 불가능할 이유가 없지요. 국민들의 압도적인 공감과 지지가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