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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대 교수평의회 "성폭력 의혹 교수, 학생 고소 취하하라"

C교수, 사실 공론화 대자보 붙인 학생 명예훼손 고소 논란... 학생들, 노원경찰서 앞서 고소 규탄 시위

등록|2024.11.19 15:02 수정|2024.11.19 17:54

서울여대 교정에 붙은 제18대 교수평의회 대자보서울여자대학교 교수들의 자발적 집단인 교수평의회는 29일 오전 <현 교내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교수들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 익명의 서울여대생


서울여자대학교 제18대 교수평의회가 최근 학내 성폭력 의혹 교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에 통탄하며 학교측에 재발방지 대책 등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19일 오전 서울여대 교수평의회는 교내에 붙인 대자보를 통해 "배움의 터가 제공해야 할 최소한의 안전에 대한 요구를 거부당했다고 여길 학생들의 좌절과 무력감, 두려움을 헤아리면 같은 대학 구성원으로서, 또 선생으로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책임을 통감했다.

이어 ▲총장의 대책 마련과 구체적 재발 방지 계획 발표 ▲C 교수의 명예훼손 고소 취하 ▲차기 총장 후보들의 제도적 대안 마련 ▲학생들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시위 등이 시급히 실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총장이 우선해야 할 일은 결코 공공 시설물 훼손에 대한 경고가 아니다"라며 "그간의 안일함을 자성하고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만들어 신속히 공식 논의와 조치 방향을 마련하는 적극적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 밝혔다.

같은 날 오전 서울여자대학교 학생들은 노원경찰서 앞에서 성범죄 의혹을 받는 C 교수가 이를 알리는 대자보를 붙인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였다.

지난해 4월 피해를 입은 학생은 C 교수의 성범죄 사실을 알리기 위해 학내 인권센터와 상담을 진행했다. 피해자는 해당 사건에 대한 심의위원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분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용 엘리베이터를 마음 편히 탈 수 없어 계단으로만 다녔다"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같은 해 9월 C 교수는 3개월 감봉 처분을 받았다.

학생들은 올해 9월이 돼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서울여자대학교 곳곳에 C 교수의 성범죄 사실을 공론화하는 포스트잇을 붙였고 10월에는 서울여대학보의 보도를 통해 징계 심의위원 중 학생 위원이 존재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같은 달 30일 오후 3시 약 400명의 학생이 참여한 교내 시위가 벌어졌다.

C 교수는 범행 사실을 부인하며 대자보를 붙인 학생 3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후 학생들의 시위가 더욱 확산되어 탄원서 작성, 학잠 시위, 트럭 시위, 포스트잇 부착, 식료품 나눔 등으로 이어졌으나 학교 측은 공식 응답을 하지 않았다. 학교측의 응답이 없자 11월 12일 래커칠 시위가 시작되었다. 래커칠 시위 6일 만인 11월 18일 학교측은 해당 사건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편 논술시험이 치러진 16일, 서울여자대학교 학생들의 대자보와 포스트잇, 래커칠 시위에 대한 총장 명의의 안내문이 붙었다.

안내문에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캠퍼스로 맞이하지 못하게 돼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해당 건과 관련해 학교는 학생들과 대화를 시도 중이며 학생들의 의사에 따라 부착물 등에 대한 미화 작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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