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공룡 헛기침 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

여수 낭도리 모래섬 사도의 공룡 발자국 화석 탐방 여행

등록|2024.11.20 08:38 수정|2024.11.20 08:38

▲ 여수 낭도 유람선 ⓒ 이완우


지난 14일에 여수 백야도 등대테마공원에서 우리나라 여러 곳의 등대 모형을 둘러보았다. 이어서 다도해 푸른 바다로 전개되는 섬섬 백리길을 달려 낭도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낭도(狼島)는 여수에서 남쪽으로 26㎞ 떨어져 있는 섬으로 중생대 백악기 응회암의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룬다. 낭도 유람선에 올라 사도, 추도, 부도와 장사도를 거쳐 되돌아오는 2시간 30분의 해상 관광을 하였다.

선착장 가까이 두 마리 공룡이 모형으로 서 있다. 사도 공룡 발자국 화석지에는 주로 초식 공룡의 발자국 화석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거대한 공룡 모형은 육식 공룡인 티라노사우로스였다.

▲ 여수 사도 선착장 해변의 공룡 모형 ⓒ 이완우


사도는 섬 가운데에 평지가 제법 넓어 마을이 자리 잡았다. 사도는 최고의 신비를 간직한 공룡의 섬이라고 이름났다. 사도 앞 선착장에 유람선을 멈추고, 공룡 발자국 화석지를 찾아가서 공룡 발자국을 직접 확인하였다.

사도 마을의 돌담길을 지나서 공룡 발자국 화석지를 찾아갔다. 이 지역 사도(沙島)와 추도는 공룡 발자국 화석지와 마을의 돌담 풍경이 볼거리이다. 사도의 산책로 길옆에는 싱싱한 털머위가 무성했다. 사도 마을은 집 담을 돌로 쌓았다. 집 가까이 남새밭에 돌담으로 에둘렀다. 바람이 많은 모래섬 마을의 개성 있는 풍경이었다.

▲ 여수 사도 마을의 돌담길 ⓒ 이완우


사도에서 중도와 다리로 연결되었는데, 이 다리 아래 부근이 공룡 발자국 화석지이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널따란 해식 암반 지대에 공룡의 발자국이 여기저기 선명하게 찍혔다. 어떤 발자국에는 모래와 자갈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여수 낭도리 공룡 발자국 화석지는 후기 백악기 공룡의 생태와 행동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학술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고 한다.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낭도리의 낭도 453점, 사도 860점, 추도 1,018점, 목도 54점과 적금도 257점 등 백악기 퇴적층에 총 2,642점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 여수 사도 해식 암반의 초식 공룡 발자국 화석 ⓒ 이완우


이 지역에는 앞발을 들고 뒷발만으로 걸었던 초식 공룡 조각류의 발자국이 대부분이다. 두 발로 걷는 육식 공룡 수각류와 목이 긴 초식 공룡 용각류 등 다양한 종류의 공룡 발자국 화석도 발견된다고 한다.

이곳의 공룡 발자국은 공룡들이 걸어가면서 남긴 보행렬이 잘 보존되어 공룡의 생태를 추정할 수 있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다. 전체 발자국의 81%에 이르는 조각류 공룡들이 여러 보행렬을 이루며 일정한 간격으로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이것은 공룡이 무리를 이루며 집단 생활했다는 직접적 증거로 해석된다.

▲ 여수 사도 해식 암반의 초식 공룡 발자국 화석 ⓒ 이완우


공룡은 2억 5천만 년 전인 중생대 트라이오스 후기에 등장하여 6천6백만 년 전의 중생대 백악기 말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여수 여수 낭도리 공룡 발자국 화석은 국내외 모든 공룡 발자국 화석 중 가장 후대의 화석으로 측정된다고 한다. 즉 공룡 멸종 시기와 가장 가까운 때에 살았던 공룡의 발자국이라는 의미이다.

낭도 주위의 여러 섬은 12월이 되면 남쪽에서 시베리아로 날아가는 철새들이 중간 기착지로 삼는다. 이곳에서 철새들은 잠시 지친 날개를 접어 머문 후에, 여자만을 지나 순천만 갈대밭에서 안전하게 겨울을 나고 시베리아로 먼 길을 떠난다.

▲ 여수 사도 해식 암반의 초식 공룡 발자국 화석 ⓒ 이완우


공룡도 철새처럼 이동하며 살았다는 학설이 제기된다. 현재의 철새와 비슷하게 공룡이 적합한 환경을 찾아 이주했다는 것이다. 조류(새)는 공룡의 후예라고 한다. 아니 조류가 공룡의 후예라기보다, 조류는 6천6백만 년 전 공룡의 대멸종 시기에 살아남은 조류형 공룡이라고도 한다.

신비의 섬 낭도와 사도에는 공룡 멸종 시기에 가까운 공룡의 발자국 흔적이 남아 있다. 이곳에 계절 따라 날아와 머물다가 가는 철새들이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 공룡 발자국 화석 위에 머무는 철새의 사진을 찍는다면 의미 있는 장면이 될 듯하다.

▲ 여수 사도 해식 암반의 물웅덩이 말미잘 ⓒ 이완우


이곳 사도 지역에는 공룡 발자국 화석 이외에도 화석화된 나무인 탄화목, 식물 화석, 연체동물 화석, 무척추동물의 생흔 연흔 화석과 지층 건열(말라 터짐) 퇴적 구조 등이 발견된다고 한다.

사도를 중심으로 가깝게 이웃한 추도, 나끝, 연목, 중도, 증도와 장사도 7개의 섬이 일 년에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날 모세의 기적이 나타난다. 올해는 3월 12일(음력 2월 3일) 12시에 바다가 한 시간 반 정도 열려 말굽 모양으로 연결되었다고 한다. 이때 연결된 일곱 섬을 걸어서 건널 수가 있다니, 이 시기를 맞추어 여행하면 좋을 듯하다.

▲ 여수 사도 해안 해식 기암괴석 ⓒ 이완우


사도에 가까운 증도(시루섬}에는 기암괴석이 많아 아름다운 천연 수석 전시장이라고 한다. 다양한 형상의 바위 중에 거북 모양의 바위가 있다. 이 거북 바위에 전설이 전해 온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이 거북바위를 보고 거북선 제조를 결심했다고 한다.

사도의 공룡 발자국 화석을 탐방한 시간이 어느덧 한 시간 가까이 되었다. 선착장으로 돌아가서 유람선에 올라 추도, 부도와 증도 등 차례로 진행하는 낭도 유람선 '섬섬 투어' 일정이 남아 있었다. 사도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산책로에 구절초가 피어 바닷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선착장으로 이어진 긴 방파제를 걸어가는데, 사도에서 '공룡 헛기침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 여수 사도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방파제 길 ⓒ 이완우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