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도 서러운데 이제는 설 자리마저 없어지는 것 같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 '민간위탁'에서 '시 직영'으로 전환... 노동자 등 반발
▲ 서산시비정규직센터의 갑작스러운 '시 직' 통보에 긴급 간담회가 서산시의회에서 열렸다. ⓒ 김선영
서산시가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하던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를 시 직영으로 전환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절차적 정당성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익이 훼손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오전 9시 30분 민주노총 서산시위원회(서태안위원회) 대표자들은 일부 민주당 서산시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서산시의 직영 전환 통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의회의 승인 무시한 직영 전환"
지난 9월, 서산시의회는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의 민간위탁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서산시는 이를 뒤집었다. 또, 의회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직영으로 전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간담회에 참석한 시의원들은 "의회를 무시한 행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자리경제과 담당자는 "11월 초 정책간담회에서 충분히 설명하려 했지만 일정 조율이 되지 않아 개별적으로라도 설명을 드리려고 했다"며, "예산상의 문제로 비정규직센터를 시가 직영하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외국인근로자센터를 신사업으로 추진하면서 비정규직센터와 통합 운영 여부를 고민했지만, 예산 절감을 위해서 일자리경제과 팀장이 비정규직센터장을 겸직하고, 기존의 공무직 1명과 공무원 1명을 배치해 직영하기로 한 것"이라 밝혔다.
비정규직 근로자 A는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우리 편이라는 든든함 그 이상이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유일한 쉼터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 B는 "공무원들이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센터는 단순한 상담소가 아닌 '우리의 편'이었다. 신현웅 센터장은 무보수로 헌신하며 부당노동행위와 싸워왔다. 비정규직도 서러운데 이제는 설 자리마저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산시의 갑작스러운 직영 전환 결정은 절차적 정당성을 의심받고 있다. 행정안전부 자치분권과는 "자치사무인지 검토가 필요하며, 당사자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답변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충청남도 관계자 역시 "서산시 감사담당실에 확인 요청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에 시 감사담당실 관계자는 "절차적 문제가 있다면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으며, 시의원들은 "11월 25일 정책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철저히 다룰 것"이라고 확약했다.
시민 C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노동단체가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며 "시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태도는 오만이며,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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