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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의미' 물은 부산일보 기자 무례? "적반하장식 매도"

민주당, 정무수석 겨냥 "무능한 대통령은 사고치고, 대통령실은 애먼 변명"

등록|2024.11.20 16:04 수정|2024.11.20 16:34

▲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 골프 논란과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이 최근 대국민 담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의 의미'를 물어봤던 기자에 불쾌감을 드러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적반하장식 매도"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은 기자회견시 <부산일보> 기자가 던진 구체적 사과 내용에 (대한 질문에) 무례하다며 적반하장식 매도를 했다"며 "무능한 대통령이 하루가 멀다하고 대형 사고를 치기만 하고 수습도 못 하니, 대통령실은 애먼 변명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청맹과니 노릇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수석은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윤종군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얼마 전 대통령이 고개 숙여 사과했는데, 끝날 때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가 어떤 것을 구체적으로 사과하는지 물었으나 답변을 못 했다. 무엇을 사과한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홍 수석은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한다"고 즉각 반박했다. "대통령이 사과했는데 마치 어린아이한테 부모가 하듯 '뭘 잘못했냐' 하는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박석호 기자 "태도 시정? 앞으로 이런 질문을 하지 말라는 것"

▲ 부산일보 박석호 기자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과연 대통령이 무엇에 대해 사과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 부산민언련


참고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 담화 자리에서 모두발언에 앞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진행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당시 담화 자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에 오르기 전 국민의힘 공천에 관여한 듯한 녹취가 공개되자,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는 등 성난 국민 정서를 다독이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사과의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사과의 뜻'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들께 감사 말씀과 또 사과 말씀을 드려야 되겠다라고 생각했다"며 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이후 질문 기회를 얻은 박 기자는 "다소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으로 사과하셨다"고 의문을 제기한 뒤 "대통령이 무엇에 대해 사과했는지 국민들이 어리둥절할 것 같다"고 보충 설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또다시 제대로 된 답변은 이뤄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잘못한 게 있으면 딱 집어 가지고 그러면 이 부분은 잘못한 거 아니냐라고 해 주시면 제가 거기에 대해서, 딱 그 팩트에 대해서 제가 사과를 드릴 것"이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한편 박 기자는 홍 수석의 "무례" 발언을 가리켜 "언론의 역할과 기자의 사회적 책임을 부정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박 기자는 20일 <기자협회보> 측에 "기자가 질문한 것에 대해서 그 태도를 시정하라는 건 앞으로 이런 질문을 하지 말라는,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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