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때문에 물고 물리는 이준석과 국힘
개혁신당, 강혜경 "이준석, 여론조사 조작 없다" 발언에 반색...책임 돌리던 국힘 '입꾹닫'
▲ (좌)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14일 국회 본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4.11.14 (우)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11.14 ⓒ 연합뉴스
"명태균 공천장사, 최소 10명 이상... 검찰 수사 핵심은 윤석열-김건희"
"윤 대통령 기분 좋게 하려고 여론조사 조작...이준석 때는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고발한 공익제보자 강혜경씨(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가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인터뷰한 핵심 내용이다.
해당 방송에서 강씨가 "(과거) 이준석 당 대표 이름이 거론된 자체 조사는 한 건밖에 없다"면서 "이 대표 같은 경우는 여론조사 조작 건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인터뷰를 공유하며 "결국 진실은 나온다"라고 강조했다. 각 당의 성격은 약간 다르지만 그 동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이준석-명태균씨 관계를 부각하며 책임을 돌리는 것에 대한 반박 성격이다.
이준석과 명태균을 둘러싼 의혹들
이 의원과 명씨 관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다. 대표적으로 이 의원이 과거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는 과정에서 명씨가 실질적인 소유주였던 미래한국연구소와 PNR 여론조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관계를 맺었고, 당 대표 이후 지방선거 때 명씨가 여러차례 여론조사를 해줬다는 의혹이다. 강혜경씨 법률대리인인 노영희 변호사는 당시 이 대표가 명씨에게 부탁한 7-8차례 여론조사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명씨가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당시 '당원 성향 분석표'를 만들어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을 통해 여의도리서치에 전달됐다는 의혹이다. 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공당의 대선 경선 조사 자체가 조작됐다고 볼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당사자인 이 의원은 이런 의혹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에서는 명씨 여론조사를 통해 이준석 국힘의힘 당대표가 탄생한 만큼 대표가 되는 과정에서의 여론조사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조작된 여론조사'를 통해 이 의원을 '당 대표'로 만들어 준 명씨가 이후 당 공천에까지 개입한 게 아니냐는 흐름이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그리고 명씨의 전 변호인인 김소연 변호사가 비슷한 취지로 주장했다. 심지어 강혜경씨의 변호인인 노 변호사도 이같은 의혹에 불을 지핀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미래한국연구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강씨가 이번 인터뷰에서 "공표 조사를 또 6번이 돼 있는데, 그것도 같이 대선 질문 안에 당 대표 적합도까지 같이 들어 있다"라며 "물론 공표조사가 조작이 안 돼 있다"라고 거리를 둔 것이다.
김소연 변호사 사임... 김소연과 이준석, 장외 설전
당사자인 이준석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본인이 개입했다는 명씨 전임 변호인인 김소연 변호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진행자는 김 변호사가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검찰이 PPT까지 띄워서 이준석 의원과 명태균씨 사이에 오갔던 카카오톡 대화를 보여줬다'라고 주장한 점을 짚었다. 이 의원이 명씨에게 '(김영선이 이기는) 여론조사를 가져오라'고 지시했고, 이를 윤상현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전달했다는 주장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것.
그러자 이 의원은 "그분이 그런 식으로 변론하고 언론 플레이를 하는 거에 대해서 의뢰인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결과가 나왔잖느냐"라며, 명씨의 요청으로 김 변호사가 사임하게 된 상황을 지적했다.
명씨의 요청으로 변호인 자리에서 사임한 김 변호사는 이 의원과 악연으로 맺어진 정치인이기도 하다. 김 변호사는 그간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로 이 의원을 지목해 왔다. 일각에서는 명씨의 변호를 맡게 된 과정에서 용산 대통령실이나 친윤계의 개입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사임한 이후에도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준석은 협박질 그만하고 빨리 변호사 상담받고 선임부터 하는 게 좋을 것" "입만 열면 거짓말이 자동으로 나온다. 검찰 기록에 고스란히 나와 있는데, 구글 드라이브 확인부터 제대로 하시기를"이라고 올렸다.
'여론조사 조작' 이준석 엮던 국힘, 명태균 관련 '입꾹닫'
한편, 이 의원 측에 책임을 전가해오던 국민의힘은 '명태균 게이트'에 소속 의원들의 이름이 새로이 거론되고 있는데도 명씨와 관련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명태균씨의 이름을 논평에서 언급한 건 지난 10월 19일이 마지막이다. 당시 송영훈 대변인은 "여론조사 조작에 대한 이준석 의원의 안일한 인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며 이 의원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 의원이 KBS 라디오 '뉴스레터K'와 한 인터뷰에서 "종이로 성적표가 나오던 시절에는 60점대인데 거기다 8로 바꿔가지고 8자로 집에 갖다 주고 이런 경우도 장난삼아 있지 않느냐"라며 "그건 실제 성적에 변화를 주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 점을 지적했다.
송 대변인은 "듣는 이의 귀를 의심케 하는, 매우 충격적인 발언이다"라며 "구태정치를 벗어나지 못한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라며 "공표되지 않는 여론조사는 조작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한 이준석 의원의 안일한 인식에 기가 막힐 따름, 저급하고 퇴행적인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여론조사 조작에 이토록 관대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명태균씨의 미래한국연구소가 의뢰한 조사에서 처음으로 당 대표 후보군으로 포함된 덕분에 크나큰 정치적 이득을 얻었기 때문인가?"라고 공격했다. 역시나 명씨와 이 의원의 첫 '인연'을 전당대회 시기로 특정한 것이다. 그는 칠불사 회동과 홍매화 등도 언급하며 '명태균 방지법' 동참을 압박하기도 했다.
실제로 박정훈 의원이 소위 '명태균 방지법'(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그 이후 여당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동훈 대표 역시 지난 10월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치 보수정당이 그 사람의 말에 휘둘리는 것처럼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제가 분명히 말씀드린다"라며 "지금의 국민의힘은 그런 정치 브로커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현혹되지 않는다"라고 성토했지만, 그 이후로는 눈에 띄는 언급이 없었다.
추경호 원내대표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이후 백그라운드 브리핑에서 "언론을 통해 보면 명태균씨가 검찰 소환 조사가 예정돼 있다"라며 "검찰 조사를 통해 여러 궁금한 사안들이 밝혀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한 것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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