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녹색혈관 가로수를 닭발나무로 만들다니"
김해환경운동연합 등 단체 '가로수 전지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 열어
▲ 가로수 은행나무 가지치기. ⓒ 윤성효
"가로수 전지 이대로 괜찮은가?"
거리를 푸르게 하고 여름철에는 강렬한 햇빛을 가려 그늘을 만들어주는 가로수, 그런데 그 가지를 잘라버리는 이른바 '닭발나무'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와 시민들이 토론을 벌였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이기도 최진우 박사는 '도심 녹색 혈관 가로수를 위한 조례 개선과 시민의 역할'에 대해 발제했다. 최 박사는 "가로수는 통상 도시 미관과 신선한 공기,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등 환경개선을 위해 조성된다"라고 설명했다.
"가로수는 도시의 녹색혈관"이라고 한 최 박사는 "아름답고 건강한 도시의 품격이고 일상에서 만나는 가장 가까운 자연이며 시민과 자연과의 호혜적 관계를 높여 준다"라고 했다. 가로수는 폭염완호, 미세먼지 등 대기정화, 탄소흡수, 소음감소의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도로 안전과 쾌적한 보행환경', '아름다운 가로경관 조성', '생물 다양성 증진'의 기능과 가치가 있다는 것.
'닭발나무'의 가로수 사진을 보여준 최 박사는 "싹둑 잘린 나무를 당연시 하는 우리 내면의 황폐함"으로 "나무 자르기의 일상화는 생명감수성 상실"이라고 평가했다.
가지자르기를 한 나무는 "오히려 귀신발톱 같은 가늘고 긴 가기들이 엄청 빠르게 자라고, 잘린 면이 부패하기 시작하면 회복하지 못하고 균이 스며들어 점차 나무 속까지 까맣게 된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최 박사는 해외에서 "과도한 가지치기 금지 정책과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며 관련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 과도한 가지치기 때문에 뿌리 손상을 위험에 처한 사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올바른 가로수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시민공론장"을 제시한 최 박사는 '시민 참여 가로수 관리 추진'이 필요하고, 나무 조사에다 자료 구축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시민들이 나무조사 과정을 통해 가로수의 소중함과 문제점을 인식할 수 있고, 자료구축을 통해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가로수 관리가 가능하다"라고 했다.
그는 서울 성북구 주민들의 '사라진 나무를 찾아서, 마을의 나무를 찾아서' 활동, 광주환경운동연합의 "나무가 되어 볼 결심" 등 여러 사례를 소개했다. 광주에서는 "생태예술워크숍 '나무가 되어볼 결심'은 생태적 감수성을 높이고, 거리 퍼포먼스를 통해 시민들에게 가로수의 마음을 알아보자는 취지에서 진행된 실크스크린 작업으로 '나는 나무'라는 글자를 직접 새긴 옷을 입고 가로수와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
또 서울환경운동연합이 벌인 '나의 나무 일지' 활동를 소개한 최진우 박사는 "가로수와 사람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가로수 전지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 ⓒ 김해환경운동연합
"가로수 관리 위한 조례 별도 제정 고민"
토론에서 송유인 시의원은 '김해시 가로수 조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가'에 대해 발언했다. 전국적으로 보면 '도시숲 등의 조성과 관리 조례'가 155곳, '가로수 조성과 관리 조례'가 44곳에 있으며, 김해시는 '조경시설관리 등에 관한 조례'가 있다.
송 의원은 "조경시설 조례 중 가로수 조항을 두고 있는 지자체는 현재 김해가 유일하다"라며 "김해시는 가로수 관리를 위한 조례를 별도로 제정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박영관 주무관은 "김해교육지원청에서는 김해교육의 소중한 자산인 수목을 가꾸고 지켜가기 위해 도교육청에서 지원하는 '학교 숲 조성 학교' 및 '녹색 학교', 삼림청의 지원을 통한 '명상 숲 조성 학교' 등 관내 학교들의 쾌적한 학교 공간 재구성을 위해 2022년 도교육청에서 배부한 '수목 관리 업무매뉴얼'에 따라 전정, 예초, 잡목 및 고사목 제거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인한 기후변화, 학교의 도시집중화 현상 등에 따라 수종이 다양해지고, 특히 2000년대 이후 관상수 중 낙엽수의 도입이 도드라짐에 따라, 해마다 가을철이면 학교 경계 부분의 느티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 등의 교목과 참나무 등 낙엽교목의 노거수 낙엽으로 인한 이웃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형 축소를 위한 두절형 가지치기와 굵은 옆 가지 제거 등 나무 전체의 50% 이상을 제거하는 일명 닭발나무형 전정을 요구하고 있어, 일선 학교에서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라며 "만약 올바른 가로수 관리에 대한 지침이 만들어진다면, 학교 경계 수목의 효율적 관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했다.
오영준 김해시청 팀장은 김해에는 110개 노선 396km에 왕벚나무를 비롯해 31종의 6만 320주의 가로수가 있고, 늦가을부터 이른 봄 사이 웃자란 가지와 고사지, 병해충 피해 우려 가지에 대해 관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 가로수 가지치기. ⓒ 김해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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