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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분노 "윤석열 탄핵 사유 15개, 최순실이 울고 갈 판"

대구 야5당 규탄대회에 300여 명 참가자 모여 "윤석열 OUT, 김건희 특검"외쳐

등록|2024.11.21 21:40 수정|2024.11.21 22:50

▲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정의당, 녹색당 등 대구지역 야5당은 21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국정농단 규탄대회를 열고 김건희 특검법 통과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다. ⓒ 조정훈


"윤건희 왕국 개국했나
석삼년째 막장드라마 공천개입 국정농단까지
열뻗치는 하루하루 오르는 건 물가와 혈압뿐
탄다탄다 속이 탄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핵관들이 망친 나라 탄핵으로 되살리자"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지역 최초로 야 5당이 모여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고 김건희 여사의 탄핵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정의당, 녹색당 등 지역 야5당은 21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대구 야5당 합동 국정농단 규탄 시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허소(민주당), 차규근(조국혁신당), 황순규(진보당), 한민정(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과 당원, 시민 등이 참석했고 시민들의 규탄발언과 각 정당 대구시당위원장들의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규탄발언에 나선 시민들은 윤석열과 김건희의 국정농단, 의료대란 등의 사유를 들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민심의 뜻을 거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수성구 황금동에서 왔다는 김희선(67)씨는 "여론 조작하는 미륵보살과 주가 조작하는 김건희의 국정농단 녹취가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다"며 "21세기 대한민국이 주술공화국인가? 나라가 망하고 있다"고 분노를 나타냈다.

이어 그는 "23억을 벌어도 김건희는 무죄고 제1야당 대표를 옭아맨 사법농단은 점입가경 수준"이라며 "조국혁신당이 내건 윤석열의 탄핵 사유는 15개라고 한다. 최순실이 울고 갈 판"이라고 비판했다.

아이 셋을 키우는 워킹맘이라고 소개한 장혜경씨는 "나락으로 치닫는 지지율에 대국민담화를 진행했지만 사과하는 척 하며 특검을 거부하고 김건희를 두둔하는 태도에 분노가 치밀어오른다"고 말했다.

장씨는 "얼마 전 아이가 아파 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예약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면서 "겨우 예약을 하고 진료 일정을 받아 병원에 갔지만 검사를 할 의사가 없다고 해 한 달 뒤에야 겨우 검사를 하고 치료할 수 있었다. 이런 의료대란으로 피해를 보는 가정이 우리 뿐만이 아니다. 이제는 탄핵이 대세"라고 주장했다.

중학생 남매를 키우는 싱글맘이라고 소개한 김원정씨는 국민의힘을 향해 김건희 특검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윤석열에게 충성하라고 국민들이 뽑은 게 아니다"라며 "정신 똑바로 차리고 특검에 협조하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는 더 이상 보수의 텃밭이 아니다"라며 "텃밭을 싹 갈아엎어서 새로운 나라, 새로운 대구를 만드는데 우리 함께 나서자"고 외쳤다.

▲ 21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야5당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에 '국정파괴범'이라는 글을 붙여놓았다. ⓒ 조정훈


녹색당을 제외한 야4당 대구시당위원장들도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자고 외쳤다.

먼저 단상에 오른 허소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대한민국은 대통령 중심제인데 국가권력의 중심이 김건희 사단에 의해 썩어문드러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을 이번에 또다시 거부한다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몰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시당위원장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김건희의 국정농단 의혹은 물론 의료대란과 외교 참사, 역사 왜곡과 언론 장악, 불안한 국제정치와 전쟁 위기까지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고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차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에도 '축구선수가 전광판을 보며 뛰느냐'라고 한 발언을 빗대어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인데 축구로 치면 감독"이라며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자기가 감독인 줄도 모르고 술에 취해 그라운드에 난입해서 자기 골대를 향해 자책골을 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 21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야5당 국정농단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OUT'라고 적은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조정훈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제가 제일 듣기 싫은 소리가 '대구라서 그렇다'라는 말인데 '대구에서 시작됐다'라고 하자"며 "대구에서 먼저 시작하고 바꿔내자. 이 소중한 마음을 모아서 광장을 열어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탄핵'으로 5행시를 만들어 읽었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은 "7년 전 경남의 한 전기공 청년이 '박근혜 퇴진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 말이 기억난다"며 "윤석열이 퇴진하면 우리의 삶은 나아지겠는가"라고 물었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스스로 내려오지 않는다면 시민의 이름으로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며 "윤석열이 내려온 그 다음 사회에서 우리 시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무엇인가에 대해 우리가 먼저 고민하고 시민들을 모아 공론의 장을 만들자"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300여 명의 시민들과 야5당 당원 등이 참석해 '윤석열 아웃(OUT), 김건희를 특검하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시민대회에 이어 오는 30일에는 대구와 경북 시도당이 당원들과 함께 다시 한 번 국정농단 규탄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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