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자치단체 영어마을 21곳 모두 적자

국무총리실, 중복·과잉투자 경종...지자체들, 대규모 시설 건립 열풍

등록 2008.09.07 11:03수정 2008.09.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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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적자로 운영되는 지방자치단체 영어마을 문제점

적자로 운영되는 지방자치단체 영어마을 문제점 ⓒ 최병렬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영어마을 21개 중에서 단 한 곳도 예외 없이 적자 상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나 경종을 울리고 있는 가운데, 군포시(430억), 이천시(320억), 양주시(260억), 화성시(259억) 등이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영어마을 조성을 계속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5일 '지방자치단체 영어마을 조성 및 운영실태' 평가결과를 통해 "교육만족도가 높은 편이며 긍정적 효과도 있으나 모든 영어마을이 적자상태로 2007년의 경우 적자 금액이 총 212억4500만원에 달해 지자체 보조금으로 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실(정책분석평가실)이 공개한 '지방자치단체 영어마을 조성 및 운영실태 평가'는 정부업무평가기본법에 의해 2008년 상반기 특정과제 하나로 선정·분석한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학교영어교육 보완 차원에서 각 지자체별로 영어마을을 조성·운영함으로써 지방정부의 교육투자를 확대한 점은 바람직하고 참여자 교육만족도가 높은 편이며, 두려움 해소 및 영어학습 관련 흥미 유발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영어마을 정규과정의 일정비율(10~20%)을 저소득층 및 장애인에 배려함으로써 교육 불평등 해소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도권 등 일부 지자체에서 영어마을(지자체 주관)과 학교 내 영어체험학습센터(교과부·교육청 주관) 조성사업이 검토없이 중복 추진되며 과잉투자가 우려되고 대규모 영어마을을 신규 건설할 경우 관련 지자체의 지속적인 재정적자 우려가 지적되었다.

a  국무총리실 평가 자료중에서

국무총리실 평가 자료중에서 ⓒ 최병렬


이와관련 가장 적자 규모가 큰 영어마을은 파주·안산에 설치한 경기 영어마을로 지난 2006년에만 191억원, 2007년에도 7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지난해 기준 영어마을의 재정자립도는 38%에 불과해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근근이 연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초기 조성비용이 많이 들고 교육원가에 비해 낮은 수강료로 재정적자가 나타나고, 대규모 영어마을이 계속 건설될 경우 지자체 재정적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며, 단기 프로그램위주로 지속적 어학능력 향상에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상당수 영어마을이 운영 효율화 등을 위해 민간위탁 방식을 도입 중으로 재정적자가 일부 완화되는 측면이 있으나 수익성 위주 경영으로 일반인 대상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수강료도 인상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당초 설립목적 훼손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004년(경기도 안산)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영어마을은 현재 전국 1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21개 영어마을을 설치·운영중(08.5월 현재)에 있으며 서울·경기 일대에 있는 영어마을만 11개로 전국 영어마을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립형태는 신규조성(3개), 리모델링(10개), 폐교·유휴교실 활용(8개) 등으로 조성비용은 총 2372억원(경기 파주 991억원, 서울 수유 367억원 등)에 달하고 현재 영어마을의 운영주체는 지자체 직영(2개), 민간위탁(11개), 교육청(5개), 대학(3개) 등이다.

이와함께 향후 2008년부터 2011년까지 23개(2080억원)가 조성 또는 계획 중에 있다.

경기도내 지자체들 영어마을 조성 열풍 줄을 잇는다

a  군포시가 지난 6월 기공식을 가진 '국제교육센터' 조감도

군포시가 지난 6월 기공식을 가진 '국제교육센터' 조감도 ⓒ 군포시청


군포시 영어체험시설 '국제교육센터'
경기 군포시는 토지매입비 268억원과 건립비 160억원(민간자본 101억원과 시비 61억원) 등 총 4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수리산길 85번지 일대에 '영어체험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지난 6월 23일 기공식을 갖고 본격 착공했으며 2009년 10월에 완공할 계획이다.

전국 최초로 청소년교육특구로 지정된 군포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초.중.고 모든 학교에 이미 원어민교사 47명을 배치했으며 영어인재육성 및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영어체험시설 설립 추진에 나서 지난 2월 주식회사 '파워스터디'를 민간위탁사업자로 선정하고 시설의 명칭을 국제교육센터로 최종 확정하였다.

경기 군포시는 지난 2월 1일 선정위원회 심의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사업자인 '(가칭)파워스터디'(대표 이기엽)는 (주)워릭영어, (주)이퍼블릭, 등용문, JS가 컨소시엄 방식으로 공동 출자하여 건립 및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영어체험시설 '국제교육센터'는 22,772㎡(6,888평)의 부지에 체험교육시설동(7,220㎡, 체험교실 16실, 일반교실 40실)이 들어서며 원어민 숙소동(1,233㎡, 숙소 30실), 주민편익 시설동(1,989㎡, 상가시설)과 주차장(148대)이 들어설 예정이다.

군포시는 "수리산 자락과 대단위 아파트단지내에 위치해 쾌적한 환경뿐 아니라 관내학교 70%이상이 센터의 2km이내에 있어 학교와의 활발한 연계수업 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구상중인 교육프로그램도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어체험시설이 건립되면 참가자를 대상으로 드라마기법 체험, 수준별 맞춤 클래스교육, 사이버온라인 가정학습 토커스랩, 해외영어캠프, 주말영어체험 이벤트, 연령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명품 영어체험시설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노재영 군포시장은 "누구나 외국인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영어체험시설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파워스터디 이기엽 대표도 "타 시.군에 많이 설치되어 있는 기존 영어마을과는 차별화된 시설과 프로그램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포 국제교육센터가 들어서는 곳은 주공아파트 8∼9단지 사이 선교원 부지로 지난 1980년대 초반 신학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건물을 짓다 중단된 채 방치되 오다 2006년 군포시가 268억원에 매입했다.
경기도의 경우 양주시가 2008년 이후 개원 예정으로 조성비 260억원, 연간 운영비 87억원에 달하는 영어마을(양주 영어특화 청소년수련관)을 추진중이며 이천시는 2009년 1월 개원 예정으로 조성비 320억원, 연간 운영비 9억원로 예상되는 영어마을(이천 유네스코 지구촌 평화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군포시도 2010년 3월 개원 예정으로 조성비 430억원, 연간 운영비 32억원이 소요되는 영어마을(군포 영어테마센터) 조성에 착수하고 화성시도 259억원의 조성비가 들어가는 영어마을을 2009년 12월에 개원한다는 계획을 추진하는 등 곳곳에 영어마을 열풍이다.

특히 교육기술과학부는 영어마을과 유사한 성격의 '학교 내 영어체험학습센터'를 지난 2004년부터 일선 교육청 주관으로 전국에 199개 설립 운영중에 있으며 2008년 1,730개소를 설치 운영할 계획으로 목표로 삼고 추진하고 있어 중복투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영어마을 재정자립도는 평균 38%(07년말 기준, 양평·강진 제외)에 불과하며
영어마을 수요는 예상보다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영어마을 이용자는 43만7420명으로 영어마을당 평균 2만3022명이며 2007년도 이용자 중 일일과정은 61.5%(269,150명), 정규과정(5~6일)은 23.1%(101,406명)로 단기강좌 위주로 지속적 어학능력 향상 한계와 해외연수 수요층 흡수도 제한적임을 보였다.

이에 국무총리실은 "교육수요조사, 지리적 분산, 적정 규모에 대한 체계적 검토없이 조성되며 200억~1000억원이 드는 영어마을에 무리한 중복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역실정에 맞게 추진토록 하되 중복·과잉투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영어마을 재정적자 해소 방안을 중앙정부·지자체가 합동으로 연구·검토하고 영어마을과 학교 영어체험학습센터 조성 현황 및 계획, 교육수요 등을 분석, 수급관련 예측자료를 제공하며 농어촌 지역에 학교 영어체험학습센터 등을 중점설치 할 계획이다.
#국무총리실 #영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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