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예전에는 먼 산 본다고 했다. 요즘 아이들을 '멍 때린다'고 한다. 둘 다 맞는 말이다. 멍 하니 별다른 생각 없이 운전대를 잡고 앉아 있었다. 부슬부슬 비는 내리고 길은 막혔다. 막히지 않는 시간을 나름 골라서(오전 10시30분) 출장을 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웬 걸! 경기도 안양에서 수원으로 가는 1번 국도는 토요일 오후처럼 꽉꽉 막혔다. 그때! '쾅' 소리와 함께 갑자기 자동차가 요동쳤다. 몸이 앞으로 심하게 한 차례 흔들린 다음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아! 누군가 신호등 앞에서 정차하고 있는 내 차를 들이받은 것이다. 수원시 파장천 사거리 앞이었다. 꽉 막힌 도로에서 '쾅'...이건 뭐지? a ▲ 부숴진 차 ⓒ 이민선 차 문을 열고 나가보니 차 뒤 범퍼가 박살났다. 내 차 뒤에 흉측하게 일그러진 흰색 승용차 한 대가 서 있다. 본 네트는 시체처럼 입을 벌리고 있고 라디에이터에서는 포연 같은 김이 무럭무럭 나고 있다. 내 또래로 보이는 여성 운전자는 상기된 표정으로 운전석에 꼼짝없이 앉아 있다. "괜찮으세요? 어디 다친 데는 없어요?""네 괜찮아요?""제 차 들이받은 것 인정하시죠?""네 인정해요."순순히 인정해서 다행이다. 잘못이 명백해도 일단 잘못 없다고 우기고 보는 사람을 만나면 골치가 아파진다. 그러면 경찰을 불러서 사고처리를 해야 한다. 사실, 차에서 내리면서 그런 사람을 만나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었다. 사고 처리를 해도 불리할 것은 하나도 없지만 사고 처리 한다는 자체가 피곤하고 귀찮은 일이다. 내 차를 뒤에서 들이받았다는 진술서를 받고 일단 사고 장소에서 벗어났다. 사고를 낸 여성 운전자는 어디론가 계속 전화를 하고 있다. 아마! 자동차 사고에 대해서 꽤 알 법한 가까운 사람에게 전화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이러한 상황인데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보험회사에 연락하셨어요? 정비소 가서 차 수리비 견적을 내야 하는데 지금 제가 좀 바빠요. 일단 급한 일 보고 오후에 정비소 들러서 견적서 보내드릴게요. 그리고 지금은 제가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 것 같은데 혹시 내일이라도 몸이 아파 오면 연락드릴게요.""네 그러세요." 이렇게 하고 헤어졌다. 나름대로 꽤 시원하게 해결했다고 생각하면서. 10년이 다 됐지만 제법 튼튼한 자동차이기 때문에 범퍼만 파손되었을 뿐 다른 부위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반면 내 차를 들이받은 승용차는 심각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수리비가 차 값 보다 비쌀 것 같다며 폐차 한다고 했다. 그 차도 내 차 만큼이나 오래된 자동차 였다. 수리하는 동안 렌트카 타고... 보험 좋아졌네!일을 마치고 아끼는 후배가 운영하는 정비소로 갔다. "많이 나갔네요. 아픈 데는 없어요?""특별히 아픈 것 같지는 않은데 허리하고 목이 자꾸 결리는 느낌이야.""대인배상 신청해 놨어요?""아니, 아픈데 없는 것 같아서 얘기 하지 않았는데.""교통사고는 후유증이 무서우니까 일단 병원에 가 보세요."허리, 목 등이 결리는 느낌이 있어서 은근히 걱정 했는데 후유증 얘기를 들으니 덜컥 겁이 났다. 사고 처리는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내 차 수리기간은 1박 2일이다. 대신 렌트카를 빌려 줬다. 차사고 나서 정비소 들어가면 수리될 때까지 렌트카를 빌려 준다는 사실을 이때 처음 알았다.황홀한 렌트카 였다. 최신형 3000cc급 RV. 차를 보자마자 입이 떡 벌어졌다. '내 차 천천히 고쳐도 돼'라고 할 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선배 체면 때문에.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최신형 렌트카를 타고 '룰루랄라' 집에 돌아올 때 까지만 해도 별로 느끼지 못했던 돌발상황.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하더니 엉덩이, 목 언저리가 쑤시기 시작했다. 사고 얘기를 하고 아내에게 허리를 주물러 달라고 하니 아내가 깜짝 놀라며 어쩐지 꿈자리가 뒤숭숭했다고 한다. 꿈자리 얘기를 듣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이 비오는 13일의 금요일이다. 13일의 금요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문득 든 생각, 나 액땜한 것일까! 아니면 운수 사나운 것일까! 나름대로 꽤 운수 좋았다고 생각한다. 사고는 났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고 차는 부숴졌지만 어쨌든 내 돈은 나가지 않았다. 보너스로 최신형 RV 카를 1박2일간 운전할 수 있는 기회까지 부여 받았다. 이 정도면 꽤 운수 좋은 날 아닌가?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자동차 사고 추천1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이민선 (doule10) 내방 구독하기 궁금한 게 많아 '기자' 합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빌딩 짓고 좋은 옷 입는 목사? 예수 모습 아니죠"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서로를 사랑한 두 남자, 마지막 장면이 압권 [영상] 무려 20만평 야생생물 보호구역 훼손 "누가 또 이런 짓을" 가을비가 내린 후... 내성천 회룡포 모습이 장관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2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3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4 임종 앞둔 아버지, '앙금'만 쌓인 세 딸들의 속내 5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비 오는 13일의 금요일, 운수대통 접촉사고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임종 앞둔 아버지, '앙금'만 쌓인 세 딸들의 속내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올해 포도 색깔이... 큰일 났습니다 원시 자연성 살아있는 곳 싹쓸이 벌목한 대구 동구청 성공한 사람은 이게 다르네... '흑백요리사'가 준 깨달음 "윤 대통령 답없다" 부산 도심 '퇴진 갈매기' 합창 너무 적나라하다... 영국 아이돌의 K팝 연습생 체험기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