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살리고 싶으면 기업형슈퍼마켓 막아야"

안양 중앙시장 부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점예정, 상인들 반발

등록 2009.07.05 09:55수정 2009.07.0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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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집회

집회 ⓒ 임희택

집회 ⓒ 임희택

 

안양 중앙시장 상인들 약500명이 SSM(기업형수퍼마켓) 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점 반대를 주장하며 7월4일 오후1시부터 4시까지 중앙 시장 부근을 돌며 시위를 벌였다.

 

상인들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들어오면 주변에 있는 작은 가계들이 장사가 안 될 것이 뻔하고 결국엔 재래시장까지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에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기필코 입점을 막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익스플러스'가 중앙 시장 부근에 입점한다는 사실은 지난 7월1일께 알려졌다. 상인들 말에 따르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는 중앙시장 입구 약 100m 거리에 148㎡ 규모를 들어선다. 판매 상품은 일반 대형 수퍼마켙에서 팔고 있는 공산품, 야채, 육류 등 이며 개점 예정일은 8월 중순 께다.

 

지역 정치인들도 집회에 참여했다. 이종걸(민주, 만안구) 국회의원, 김기용(한나라) 시의원, 명상욱(한나라) 시의원, 권주홍(민주) 시의원, 정용대(한나라당만안구 운영 위원장)이 집회에 참여, 상인들을 격려했다.

 

중앙시장이 있는 안양4동 출신인 권주홍 의원은 집회가 끝난 후 상인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6월 29일에야 알았다. 너무 늦게 알아서 죄송하다. 법적으로는 대응 할 길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했다. 그래도 SSM 입점을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고 밝혔다.

 

신근식 위원장 "정부가 관련법 바꿔야 문제 해결..."

 

a  집회

집회 ⓒ 임희택

집회 ⓒ 임희택

 

최극렬 전국 상인연합회회장과 신근식 전국 상인 연합회 대형 마트 및 SSM 상생 위원장도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 신근식 위원장은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관련법을 바꿔야 이 문제 해결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96년에 만든 유통산업발전법 을 개정해야 합니다. 이 법이 나오기 전에는 '허가제' 였습니다.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오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죠. 그런데 '허가제' 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등록제' 로 바꿔 버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가 이들을 규제 할 만한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협회에서 정부에게 '유통산업발전법' 항목 5가지를 바꾸라고 요구했습니다"

 

상인연합회가 요구한 5가지 법률 개정안은 다음과 같다.

 

- 대형 슈퍼 입점 시 현행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

- 대형 슈퍼 영업 품목제안(재래시장에서 파는 물건과 겹치지 않게).

- 대형 슈퍼 영업시간 제한.

- 이해관계 있는 주민들과 협의 하에 입점할 수 있게 장치 마련.

- 대형 슈퍼 입점시 각종 영향 평가(예-교통영향 평가) 제도화.

 

신 위원장에 따르면 일본(WTO 가입국)은 이해관계가 있는 주민 협의를 철저하게 거치고 나서 대형 마트 입점을 허락한다고 한다. 만약 이해관계가 있는 주민이 반대하면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입점을 막는다. 반면 우리나라 지자체는 막을 방법이 없다는 핑계만 대기 급급할 뿐 이 문제에 대해서 무관심 하다는 것이다.

 

이두천 회장 "SSM이 결국 우리 자리 차지 할 것"

 

a  이두천 회장

이두천 회장 ⓒ 이민선

이두천 회장 ⓒ 이민선

상인들 목소리는 절박하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들어오면 '가격 파괴' 하고 '저가 경쟁' 을 시도해서 결국은 영세 상인들을 몰아낼 것 이라는 것이다. 중앙 시장 상인연합회 이두천 회장 얘기를 들었다.

 

"대기업과 우리가 경쟁해서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아마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 될 것입니다. 결국 '홈 플러스 익스프레스' 가 많은 자금을 투입해서 우리 시장을 점령 하게 될 것입니다. 아직은 덤덤합니다. 이번 기회에 중앙 시장 똘똘 뭉쳐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이기려면 시련이 있겠지요. 각오하고 있습니다"

 

이두천 회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대기업이 골목 상권까지 장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들 에게는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대형 마트만 이용하지 말고 '이웃사촌' 인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돌려 달라고 당부했다.

 

"안양시에 세금 내는 안양 상인들 살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대형마트는 안양시에 세금 안냅니다. 본사에서 냅니다. 아마 대부분 서울시에 낼 겁니다. 우린 이웃사촌이고 그들은 '외지인' 일 뿐입니다. 정부나 지자체는 입만 열면 재래시장 살린다고 합니다. 실제 돈도 투자 하고 있고요. 그런데 하는 것을 보면 '병 주고 약 주고'입니다. 진짜 재래시장 살리고 싶다면 'SSM' 막아 주어야 합니다"

 

안양 중앙 시장 상인들은 '입점반대 추진 위원회' 를 구성했다. 추진 위원회는 하루에 한 번 씩 집회를 열 계획이다. 또 필요하다면 '홈 플러서 익스프레스' 입점 예정지 부근에 천막을 치고 농성도 불사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비슷한 기사가 <안양뉴스>와 <유포터 뉴스>에도 실렸습니다. 

2009.07.05 09:55ⓒ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비슷한 기사가 <안양뉴스>와 <유포터 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안양 중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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