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성큼성큼 가을님 오시네요

구미 낙동강가 풍경

등록 2009.09.12 16:00수정 2009.09.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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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세 식구 나들이 모처럼 찾아간 구미시 구미대교 아래 낙동강 가에 매우 아름다운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허수아비가 즐비하고, 갖가지 꽃들이 활짝 피었네요.

세 식구 나들이 모처럼 찾아간 구미시 구미대교 아래 낙동강 가에 매우 아름다운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허수아비가 즐비하고, 갖가지 꽃들이 활짝 피었네요. ⓒ 손현희

▲ 세 식구 나들이 모처럼 찾아간 구미시 구미대교 아래 낙동강 가에 매우 아름다운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허수아비가 즐비하고, 갖가지 꽃들이 활짝 피었네요. ⓒ 손현희

 

우리 부부가 자전거를 처음 탔을 때, 날마다 저녁이면 산책 삼아 가던 곳이 바로 낙동강 둘레랍니다. 지난해부터 강가로 자전거 길이 새로 생겨나고 너른 터에는 철따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 있었지요.

 

오랜만에 찾아간 이곳에 허수아비 식구들이 알록달록 옷을 입고 서로 뽐내기를 하네요. 지난주만 해도 날씨가 너무 덥다고 투덜거리곤 했는데, 어느새 성큼성큼 가을이 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a 자전거 길 자전거 길이 시원스레 놓였습니다. 자전거야, 어서 일어나 밟아보자고요.

자전거 길 자전거 길이 시원스레 놓였습니다. 자전거야, 어서 일어나 밟아보자고요. ⓒ 손현희

▲ 자전거 길 자전거 길이 시원스레 놓였습니다. 자전거야, 어서 일어나 밟아보자고요. ⓒ 손현희

 

a 거름 너른 터에는 크고 둥근 무언가가 있습니다. 아마도 거름을 하려고 하는 것 같은 대요. 아직 나락을 벨 때는 안 되었고, 풀을 모두 깎아놓은 걸 보니, 그걸로 거름을 만드려고 하는 것 같네요.

거름 너른 터에는 크고 둥근 무언가가 있습니다. 아마도 거름을 하려고 하는 것 같은 대요. 아직 나락을 벨 때는 안 되었고, 풀을 모두 깎아놓은 걸 보니, 그걸로 거름을 만드려고 하는 것 같네요. ⓒ 손현희

▲ 거름 너른 터에는 크고 둥근 무언가가 있습니다. 아마도 거름을 하려고 하는 것 같은 대요. 아직 나락을 벨 때는 안 되었고, 풀을 모두 깎아놓은 걸 보니, 그걸로 거름을 만드려고 하는 것 같네요. ⓒ 손현희

a 구미 강변도로 자전거 길에 가랑잎이 하나 둘, 흩어져있어요. 어느새 가을 냄새가 물씬 묻어납니다. 지난날엔 이 자전거 길 가에도 잡풀이 우거져서 매우 불편했는데, 언제 새로 다듬었는지 매우 깔끔하게 바뀌었어요.

구미 강변도로 자전거 길에 가랑잎이 하나 둘, 흩어져있어요. 어느새 가을 냄새가 물씬 묻어납니다. 지난날엔 이 자전거 길 가에도 잡풀이 우거져서 매우 불편했는데, 언제 새로 다듬었는지 매우 깔끔하게 바뀌었어요. ⓒ 손현희

▲ 구미 강변도로 자전거 길에 가랑잎이 하나 둘, 흩어져있어요. 어느새 가을 냄새가 물씬 묻어납니다. 지난날엔 이 자전거 길 가에도 잡풀이 우거져서 매우 불편했는데, 언제 새로 다듬었는지 매우 깔끔하게 바뀌었어요. ⓒ 손현희

 

a 달맞이꽃과 자전거 길 달맞이꽃은 생각 대로 해를 보면 자기 얼굴을 내밀지 않네요. 자전거 길과 어우러져 퍽 아름다워요.

달맞이꽃과 자전거 길 달맞이꽃은 생각 대로 해를 보면 자기 얼굴을 내밀지 않네요. 자전거 길과 어우러져 퍽 아름다워요. ⓒ 손현희

▲ 달맞이꽃과 자전거 길 달맞이꽃은 생각 대로 해를 보면 자기 얼굴을 내밀지 않네요. 자전거 길과 어우러져 퍽 아름다워요. ⓒ 손현희

 

강 가엔 달맞이꽃도 예쁘게 피었습니다. 난 이 달맞이꽃만 보면 떠오르는 낱말 하나가 있답니다. 바로 '월견초月見草' 어릴 때, 달맞이꽃이란 이름 대신에 월견초란 이름을 먼저 알았지요.

 

한자를 쓰기 좋아하는 어떤 이가 이름을 붙였을 듯한데, 지금 생각하면 그저 코웃음이 납니다. 예쁘고 살가운 '우리 말'로는 이름도 정겨운 '달맞이꽃'이라고 하는데, 저걸 굳이 한자말로 바꾸어 '월견초'라고 하다니. 꽃 이름도 될 수 있으면 곱고 살가운 '우리 말'로 지으면 좋겠네요.

 

a 달마중 하러 가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고개를 높이 들어 볼까? 달 맞으러 있는 힘껏 까치발을 들지만, 아직은 햇살이 너무나 눈부십니다.

달마중 하러 가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고개를 높이 들어 볼까? 달 맞으러 있는 힘껏 까치발을 들지만, 아직은 햇살이 너무나 눈부십니다. ⓒ 손현희

▲ 달마중 하러 가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고개를 높이 들어 볼까? 달 맞으러 있는 힘껏 까치발을 들지만, 아직은 햇살이 너무나 눈부십니다. ⓒ 손현희

 

 

a 메밀꽃 메밀꽃이 흐드러진 너른 밭에 난 좁은 길이 무척 예쁩니다.

메밀꽃 메밀꽃이 흐드러진 너른 밭에 난 좁은 길이 무척 예쁩니다. ⓒ 손현희

▲ 메밀꽃 메밀꽃이 흐드러진 너른 밭에 난 좁은 길이 무척 예쁩니다. ⓒ 손현희

 

저 멀리 '구미대교'가 보입니다. 다리 밑 너른 터에는 메밀꽃이 활짝 피었네요. 허수아비도 팔 벌려 낙동강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단장하고 있어요.

 

a 메밀꽃과 허수아비 저고리를 입은 허수아비가 팔을 크게 벌려 메밀밭을 한아름 안을 듯하군요.
작고 앙증맞은 메밀꽃도 가만히 들여다 보니 참 예쁘군요.

메밀꽃과 허수아비 저고리를 입은 허수아비가 팔을 크게 벌려 메밀밭을 한아름 안을 듯하군요. 작고 앙증맞은 메밀꽃도 가만히 들여다 보니 참 예쁘군요. ⓒ 손현희

▲ 메밀꽃과 허수아비 저고리를 입은 허수아비가 팔을 크게 벌려 메밀밭을 한아름 안을 듯하군요. 작고 앙증맞은 메밀꽃도 가만히 들여다 보니 참 예쁘군요. ⓒ 손현희

 

a 아이 부끄러워라~!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아니, 가을 바람에~ 새색시 꽃단장 하고 수줍게 웃는 모습이 무척 곱네요.

아이 부끄러워라~!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아니, 가을 바람에~ 새색시 꽃단장 하고 수줍게 웃는 모습이 무척 곱네요. ⓒ 손현희

▲ 아이 부끄러워라~!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아니, 가을 바람에~ 새색시 꽃단장 하고 수줍게 웃는 모습이 무척 곱네요. ⓒ 손현희

 

a 살살이꽃과 벌레 코스모스를 '우리 말'로는 '살살이꽃'이라고 하지요. 분홍빛 살살이꽃에 앉아 있는 이 벌레는 무얼 하시는고!

살살이꽃과 벌레 코스모스를 '우리 말'로는 '살살이꽃'이라고 하지요. 분홍빛 살살이꽃에 앉아 있는 이 벌레는 무얼 하시는고! ⓒ 손현희

▲ 살살이꽃과 벌레 코스모스를 '우리 말'로는 '살살이꽃'이라고 하지요. 분홍빛 살살이꽃에 앉아 있는 이 벌레는 무얼 하시는고! ⓒ 손현희

 

a 허수아비 깡통을 달고 서 있는 허수아비, 괜히 가서 슬쩍 건드려보고 싶네요. 달각달각 소리가 들릴 텐데...

허수아비 깡통을 달고 서 있는 허수아비, 괜히 가서 슬쩍 건드려보고 싶네요. 달각달각 소리가 들릴 텐데... ⓒ 손현희

▲ 허수아비 깡통을 달고 서 있는 허수아비, 괜히 가서 슬쩍 건드려보고 싶네요. 달각달각 소리가 들릴 텐데... ⓒ 손현희
 

a 헉~! 또 펑크야? 우리 요즘 왜 이러지요? 낙동강 풍경 사진 몇 장 찍고 가려고 했는데, 그새를 못 참고 그만 펑크가 났네요. 울퉁불퉁 자갈길이 힘들었나?

헉~! 또 펑크야? 우리 요즘 왜 이러지요? 낙동강 풍경 사진 몇 장 찍고 가려고 했는데, 그새를 못 참고 그만 펑크가 났네요. 울퉁불퉁 자갈길이 힘들었나? ⓒ 손현희

▲ 헉~! 또 펑크야? 우리 요즘 왜 이러지요? 낙동강 풍경 사진 몇 장 찍고 가려고 했는데, 그새를 못 참고 그만 펑크가 났네요. 울퉁불퉁 자갈길이 힘들었나? ⓒ 손현희

 

a 하는 수 없지! 다시 갈아야지! 오늘따라 이상합니다. 모처럼 DSLR 사진기까지 들고 나왔는데, 막상 와서 보니 배터리가 깜빡깜빡 다 닳아버렸고, 이렇게나 짧은 길에서 또 펑크가 났습니다. 하는 수 없지요. 또 튜브를 갈아야지요. 어김없이 잔차는 뒤집어지고...

하는 수 없지! 다시 갈아야지! 오늘따라 이상합니다. 모처럼 DSLR 사진기까지 들고 나왔는데, 막상 와서 보니 배터리가 깜빡깜빡 다 닳아버렸고, 이렇게나 짧은 길에서 또 펑크가 났습니다. 하는 수 없지요. 또 튜브를 갈아야지요. 어김없이 잔차는 뒤집어지고... ⓒ 손현희

▲ 하는 수 없지! 다시 갈아야지! 오늘따라 이상합니다. 모처럼 DSLR 사진기까지 들고 나왔는데, 막상 와서 보니 배터리가 깜빡깜빡 다 닳아버렸고, 이렇게나 짧은 길에서 또 펑크가 났습니다. 하는 수 없지요. 또 튜브를 갈아야지요. 어김없이 잔차는 뒤집어지고... ⓒ 손현희

 

a 정자에서 모처럼 나왔더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풍경을 많이 만납니다. 예쁜 정자도 하나 세워놓았고 거기엔 이렇게 갖가지 돌을 얹어서 꾸며놨네요. 구미에는 공단 지역이지요. 그래서인지 가는 곳마다 어느 기업에서 기증을 했거나 만든 설치물이 많답니다. 아마 이것도 낙동강 건너 편에 있는 어느 회사가 세운듯했어요.

정자에서 모처럼 나왔더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풍경을 많이 만납니다. 예쁜 정자도 하나 세워놓았고 거기엔 이렇게 갖가지 돌을 얹어서 꾸며놨네요. 구미에는 공단 지역이지요. 그래서인지 가는 곳마다 어느 기업에서 기증을 했거나 만든 설치물이 많답니다. 아마 이것도 낙동강 건너 편에 있는 어느 회사가 세운듯했어요. ⓒ 손현희

▲ 정자에서 모처럼 나왔더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풍경을 많이 만납니다. 예쁜 정자도 하나 세워놓았고 거기엔 이렇게 갖가지 돌을 얹어서 꾸며놨네요. 구미에는 공단 지역이지요. 그래서인지 가는 곳마다 어느 기업에서 기증을 했거나 만든 설치물이 많답니다. 아마 이것도 낙동강 건너 편에 있는 어느 회사가 세운듯했어요. ⓒ 손현희

 

a 낙동강 둑길 공사 구미 낙동강 둘레에는 요즘 이렇게 공사를 하는 걸 자주 봅니다. 이곳도 지금 둑길을 새로 만들고 있나 봐요.

낙동강 둑길 공사 구미 낙동강 둘레에는 요즘 이렇게 공사를 하는 걸 자주 봅니다. 이곳도 지금 둑길을 새로 만들고 있나 봐요. ⓒ 손현희

▲ 낙동강 둑길 공사 구미 낙동강 둘레에는 요즘 이렇게 공사를 하는 걸 자주 봅니다. 이곳도 지금 둑길을 새로 만들고 있나 봐요. ⓒ 손현희

 

a 나락 익어가는 소리 들판에도 어느새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아직 푸른 빛을 띠고 있지만 논에는 부지런히 낟알을 채우며 살을 찌우고 있습니다. 벌써 고개를 숙인 나락도 봅니다.

나락 익어가는 소리 들판에도 어느새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아직 푸른 빛을 띠고 있지만 논에는 부지런히 낟알을 채우며 살을 찌우고 있습니다. 벌써 고개를 숙인 나락도 봅니다. ⓒ 손현희

▲ 나락 익어가는 소리 들판에도 어느새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아직 푸른 빛을 띠고 있지만 논에는 부지런히 낟알을 채우며 살을 찌우고 있습니다. 벌써 고개를 숙인 나락도 봅니다. ⓒ 손현희

 

지난 주 까지만 해도 덥다덥다 했는데, 어느새 가을이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시골길을 따라 자전거를 달리다 보면, 반짝반짝 억새가 피어난 것도 자주 봅니다. 달콤하게 포도가 익어가는 냄새를 맡을 수 있고요. 들판에는 그 사이 누렇게 바뀌어 갑니다.

 

낱알을 채우며 튼실하게 살 찌우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낙동강 가에서 만난 가을도 무척 아름답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느새 가을이 성큼성큼 큰 발자국 소리를 내며 옵니다. 부디, 곡식을 거둘 때까지 큰 비 없고, 큰 바람 없기를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뒷 이야기, 자전거 길 안내와 더욱 많은 사진은 한빛이 꾸리는'우리 말' 살려쓰는 이야기가 담긴 하늘 그리움(http://www.eyepoem.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09.09.12 16:00ⓒ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뒷 이야기, 자전거 길 안내와 더욱 많은 사진은 한빛이 꾸리는'우리 말' 살려쓰는 이야기가 담긴 하늘 그리움(http://www.eyepoem.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전거 #가을 #낙동강 #구미대교 #구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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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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