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재두루미 무리 발견, 4대강사업 뒤에도 올까?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13일 낙동강 남지대교 부근 60여 개체 발견

등록 2009.11.14 17:00수정 2009.11.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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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은 지난 13일 낙동강 창녕 남지대교와 낙동강교 사이 모래톱에서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 무리를 발견했다. 재두루미는 모래 준설 현장에 인접하여 머리를 바짝 들고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에서 보면, 재두루미 뒤에 포크레인이 움직이고, 연두색 다리 아래 모래더미 너머로 시커멓게 모래가 뿜어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은 지난 13일 낙동강 창녕 남지대교와 낙동강교 사이 모래톱에서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 무리를 발견했다. 재두루미는 모래 준설 현장에 인접하여 머리를 바짝 들고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에서 보면, 재두루미 뒤에 포크레인이 움직이고, 연두색 다리 아래 모래더미 너머로 시커멓게 모래가 뿜어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은 지난 13일 낙동강 창녕 남지대교와 낙동강교 사이 모래톱에서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 무리를 발견했다. 재두루미는 모래 준설 현장에 인접하여 머리를 바짝 들고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에서 보면, 재두루미 뒤에 포크레인이 움직이고, 연두색 다리 아래 모래더미 너머로 시커멓게 모래가 뿜어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 임희자

세계적 멸종위기종이면서 천연기념물(제203호)인 재두루미가 최근 겨울철이 되면서 낙동강을 찾아들고 있지만, 4대강정비사업 이후에도 찾아올 지 걱정이다.

 

13일 낙동강 창녕 남지대교와 낙동강교 사이 모래톱에서 재두루미 60여 개체가 발견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인근에서는 모래 준설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어 재두루미의 먹이 활동을 위협하고 있다.

 

14일 '4대강사업저지 및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에 소속되어 있는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은 이날 현장에서 촬영한 재두루미 무리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4대강 정비사업으로 파헤쳐 질 낙동강, 재두루미에게도 재앙이다"고 우려했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사무국장은 "13일 낙동강 모래톱에 재두루미 60여 개체가 날아들었다. 이런 재두루미가 낙동강 모래톱에 내려앉은 장관을 바로 낙동강변에서 마주했다"며 "재두루미는 지금 월동을 위하여 일본으로 가던 중 궂은 비오는 날씨를 만나 중간기착지 역할을 하는 한반도 낙동강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낙동강 모래톱은 재두루미에게는 머물거나 쉬어가는 곳이다. 피곤함에 지친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 만난 휴게소가 반갑듯이 시베리아에서 일본을 오가는 재두루미에게는 낙동강 모래톱이 반갑기 그지없는 곳이다"며 "그런데 재두루미들은 인근 낙동강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모래준설로 인한 소음으로 머리를 쭉 펴고 주변경계를 늦추지 못하고 극도로 긴장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재두루미와 같은 큰 새들은 강을 따라 이동한다. 무리지어 날다가 대열이 흐트러지거나 피곤한 즈음에 무리를 이끄는 리더가 아래쪽 강변을 내려다본다. 재두루미가 쉬어갈 곳을 선택하는 조건은 까다롭다"며 "주의의 위험 요소를 재빨리 알아챌 수 있어야 하므로 사방이 트여 있어야 한다. 맹금류들로부터 언제라도 무리들이 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먹잇감이 풍부해서 기력을 보충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재두루미는 헤엄을 치지 못한다. 얕은 물가를 걸어 다니며 작은 물고기를 먹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낟알을 주로 먹는다. 그래서 초지가 발달한 물가, 낙동강 모래톱이 좋은 이유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낙동강 경남 구간에 대한 공사에 들어갔다. 합천보와 함안보 공사를 위한 길 내기 공사와 '가물막이 공사'를 벌이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4대강사업이 진행되면 낙동강 모래톱이 일순간에 사라질 것이라 보고 있다.

 

a  지난 13일 재두루미 무리가 발견된 현장(붉은색 원안)이다. 낙동강 창녕 낙동강교와 남지대교 사이에서 재두루미 60여 개체가 발견되었다.

지난 13일 재두루미 무리가 발견된 현장(붉은색 원안)이다. 낙동강 창녕 낙동강교와 남지대교 사이에서 재두루미 60여 개체가 발견되었다. ⓒ 마창진환경연합

지난 13일 재두루미 무리가 발견된 현장(붉은색 원안)이다. 낙동강 창녕 낙동강교와 남지대교 사이에서 재두루미 60여 개체가 발견되었다. ⓒ 마창진환경연합

 

최근 환경부는 4대강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했다. 이에 대해 '4대강사업저지 및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는 "환경부는 한치 앞도 못 내다보는 부실협의를 하였다"며 "준설되고 있는 그 모래톱은 한반도를 중간기착지로 하는 재두루미들의 휴게소였음도 검토하지 못하였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두루미 발견과 관련해 경남본부는 "낙동강변은 재두루미에게는 월동지이기도 하고, 중간 기착지다. 그런데 이전에도 이후에도 재두루미가 찾아왔던 낙동강 모래톱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라고 물으면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월동지를 잃어버린 재두루미가 생겨날 것이고, 일본까지 가기 위해 쉬려고 했던 재두루미는 중간 쉼터가 사라지는 것이다. 낙동강에 물이 차고 모래톱이 사라지면 재두루미는 길을 잃어버린 철새가 되어 망망대해에 낙오자가 될 수 있다. 우리 동네에 재두루미가 찾아오는 곳, 주남저수지에 찾아오는 재두루미가 사라질 수 있다.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재두루미는 멸종된 종으로 기록될 지도 모른다."

2009.11.14 17:00ⓒ 2009 OhmyNews
#낙동강 #4대강정비사업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재두루미 #천연기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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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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