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용돈 모아 산 냉장고에 압류딱지가"

재능교육 측의 압류 조치에 노조 "압류 취하하지 않으면 전면 불매 진행"

등록 2010.10.22 13:31수정 2010.10.2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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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 법원 집행관과 자칭 채권자인 재능교육에서 찾아와 집안 집기들에 빨간 딱지들을 붙이고 갔습니다. 어머님 혼자 계실 때 장정 6명 정도가 우르르 몰려왔다는군요. 김치 담글 줄 모르는 며느리들 생각에 많이 담가 나눠 먹이려고 당신 용돈을 모아 사신 김치냉장고에도 딱지가 붙었습니다. 그 김치냉장고에 붙어 있는 딱지를 보니까 참 거시기합니다."

 

재능교육노조 조합원의 남편이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2007년부터 10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학습지 노동자를 착취하는 부당한 임금체계를 개선하고 노조와 단체 협상을 체결하라"며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조합원들에게 또다시 시련이 닥쳤다.

 

회사가 업무방해금지가처분 결정 위반에 대한 간접강제(압류)신청을 한 것이다. 2008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회사의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재능노조에게 회사 100m 반경 내 불법 시위 등을 금지하고 위반 행위 1회당 100만 원을 회사에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위반한 건에 대한 압류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것.

 

노조 측 "압류 취하하지 않으면 전면적인 불매 진행할 것"

 

a  재능교육 농성은 9월 15일로 1000일을 맞았다. 이에 앞서 9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오수영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사무국장이 부당한 해고와 단체협약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재능교육 농성은 9월 15일로 1000일을 맞았다. 이에 앞서 9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오수영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사무국장이 부당한 해고와 단체협약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재능교육 농성은 9월 15일로 1000일을 맞았다. 이에 앞서 9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오수영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사무국장이 부당한 해고와 단체협약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재능교육 조합원들은 22일 오전 '재능교육의 합법적 노조활동에 대한 조합 및 조합원 동산 간접강제(압류)집행 규탄 기자회견'을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열었다.

 

이들은 "노동자들의 재산과 급여를 가압류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결사의 자유와 집회 시위의 자유를 억압하는 아주 파렴치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압류 진행 방식도 반인륜적"이라며 "집에 조합원이 없을 시간에 몰려들어와 집안 여기저기에 빨간 압류딱지를 보란 듯이 붙여놓고는 (70세 노인에게) '며느리에게 재능교육 문제를 빨리 해결하게 하라'는 협박까지했다"고 비판했다.

 

재능교육 측은 지난 8일 기존의 업무방해금지가처분 결정과 별도로 가처분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또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예정임을 조합원들에게 통보한 상태다. 이에 조합원들은 "(사측은) 노동자들의 합법적인 집회에 대하여 업무에 방해된다며 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냈고 가진 자들의 이익만을 철저하게 대변하는 법원은 헌법상의 권리는 묵살하고 재능교육의 손을 들어줬다"며 "재능교육은 조합원들의 합법적인 집회를 불법 채증하여 간접강제 신청을 냈는데 이도 받아들여져 노동조합과 조합간부들에 대한 압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은 "재능교육이 당장 강제집행을 취하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 80만 조합원과 진보정당의 이름을 걸고 재능교육에 대한 전면적인 불매를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능교육 #압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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