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어긴 수공 본부장 항의방문이 공동주거침입?

창원지법, 낙동강경남본부 벌금 약식명령 ... 시민단체, 정식재판 청구

등록 2011.07.12 16:01수정 2011.07.1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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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예산은 먼저 빼먹는 게 임자"라고 했던 장용식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장의 발언에 항의했던 시민사회단체 대표·실무자가 집시법위반과 공동주거침입으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시민사회단체는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하면서 약식명령을 한 법원을 비난하고 나섰다.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아래 낙동강경남본부)에 따르면, 이경희 공동대표와 이성목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6월 27일 창원지방법원(판사 김희수)으로부터 각각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집시법 위반과 공동주거침입이다. 이들은 약식명령을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 8일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010년 9월 6일 장용식 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이를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010년 9월 6일 장용식 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이를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 윤성효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010년 9월 6일 장용식 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이를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 윤성효
이번 약식명령의 발단이 된 사건은 지난해 9월 7일 벌어졌다. 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으로 취임했던 장용식 본부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남강댐 물 부산공급은 불가피하다"고 발언했다. 경남지역 주민들은 남강댐 물의 부산권 공급에 반대하고 있는데, 남강댐 관리는 수자원공사 책임자가 주민 요구와 다르게 발언한 것이다.

 

또 그는 "국가예산은 먼저 빼먹는 게 임자인데, 경상남도가 4대강 사업에 반대해 국가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거나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유독 경남만 국책사업에 반대해 국가의 효과와 혜택을 덜 받게 됐다"고 발언했다.

 

이같은 발언이 알려진 뒤 시민사회단체는 '망발'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될 정도였다.

 

낙동강경남본부뿐만 아니라 남강댐 물의 부산권 공급에 반대하는 서부경남 시민사회단체들은 장 본부장의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해 9월 13일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만남을 통보해 왔다. 그런데 장 본부장은 사전 협의 없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3시간 동안 기다리다 돌아왔다.

 

이에 낙동강경남본부는 3일 뒤인 9월 16일 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집회를 연 뒤,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 방문했던 것. 이 과정에서 수자원공사 직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집시법 위반과 공동주거침입 협의로 조사를 벌였던 것이다.

 

낙동강경남본부 "항의방문을 공동주거침입으로 규정해 억울"

 

낙동강경남본부는 12일 낸 성명서를 통해 "법원은 이 사건의 본질부터 이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장용식 본부장은 경남도지사에게 국가예산을 부당하게 빼먹도록 사주하였으며 남강댐물 부산공급을 반대하는 서부경남도민과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경남도민에게 협박을 일삼은 가해자이다"고 밝혔다.

 

약식명령에 대해, 이들은 "창원법원의 시민단체의 수자원공사경남지역본부 항의방문을 공동주거침입으로 규정한 것은 억울함이 없도록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책무가 있는 법원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고 밝혔다.

 

이들은 "시민단체의 공공기관장 항의방문은 흔하게 있는 일이다. 하지만 주거침입이라는 죄목으로 시민단체가 처벌받은 적은 없다"며 "이유는 시민단체의 항의방문은 대체로 공공기관장과 면담일이 잡히면 해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9월 16일 사건은 전적으로 집단민원인들이 찾아간다는 것을 알고도 적극대응하지 않고 원천봉쇄로 민원인의 출입을 막으려고만 한 장용식 본부장에게 있는 것"이라며 "공공기관에 집단민원인들이 방문하는 것은 흔한일로서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일을 실정법의 잣대로만 보는 것은 법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011.07.12 16:01ⓒ 2011 OhmyNews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 #창원지방법원 #공동주거침입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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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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