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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뚝배기에 따뜻하게 담아낸 국밥 한 그릇에는 우리네 삶이 진득하게 녹아있다.
ⓒ 조찬현
어스름 어둠이 내린다. 따끈한 국밥 한 그릇이 생각나는 저녁 무렵이다. 나진 가는 길에는 성긴 눈발이 흩날린다. 바닷물은 갯벌을 드러낸 채 먼 바다로 다 빠져나갔다. 오늘따라 유난스레 추위가 극성이다. 온 몸을 휘감고 있는 한기를 떨쳐내야겠다.
여수 화양면 나진 갯마을이다. 거리는 찬바람이 을씨년스럽게 휘젓고 갈 뿐 한산하다. 국밥집 수은등 불빛이 점차 환해지기 시작한다. 사내들이 부나비처럼 국밥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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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화양면 나진 갯마을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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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밥집 수은등 불빛이 점차 환해지기 시작한다.
ⓒ 조찬현
일과를 마친 사내들이 육신에 덕지덕지 내려앉은 피로를 한 잔 술로 떨쳐내고 있다. 국밥집은 추억이 한 가득하다.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옛 추억의 모습을 오롯이 품고 있다. 하마터면 '그래 바로 이거야!'라며 크게 소리를 내지를 뻔했다. 맛집 탐방하면서 내심 이런 분위기의 집을 찾고 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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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밥집은 옛 추억의 모습을 오롯이 품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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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밥집아저씨의 그림과 글씨가 눈길을 붙든다.
ⓒ 조찬현
취미로 그림을 그린다는 국밥집 아저씨의 그림과 글씨가 눈길을 붙든다. 언뜻 살펴보아도 예사 솜씨가 아닌 듯싶다. 돼지국밥 한 그릇을 주문하고 나서 시선이 머문 곳, 그곳의 모습을 담고 싶다. 그분이 승낙하지 않아 애꿎은 카메라만 매만지다 시선을 거두려 해도 아쉬움에 자꾸만 머뭇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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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나물과 한데 어우러진 머리고기의 맛은 아주 특별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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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고추와 들깨가루가 고명으로 올라갔다.
ⓒ 조찬현
돼지국밥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돼지 머리국밥이다. 뚝배기에 맛깔스레 담긴 국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돼지국밥이야 원래 부산이 유명하다지만 남도지방에도 제법 솜씨를 자랑하는 집들이 많다.
홍고추와 들깻가루가 고명으로 올라갔다. 입에 와 닿는 부드러운 식감이 제법이다. 콩나물과 한데 어우러진 머리 고기의 맛은 아주 특별하다. 뚝배기에 따뜻하게 담아낸 국밥 한 그릇에는 우리네 삶이 진득하게 녹아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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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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