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이나 준공일 미룬 '금강 공주보', 무슨 일이?

[특별기획] 준공 못하는 공주보와 합강리 오토캠핑장

등록 2012.07.26 11:52수정 2012.07.2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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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우기를 맞아 4대강(금강)에 집중합니다. 환경단체인 '대전충남녹색연합'과 지역 언론사인 <금강일보>와 함께 검증대에 올라선 4대강(금강) 사업의 허와 실을 하나 하나 헤집어 볼 예정입니다. 지난 25일부터 9월 5일까지 매주 취재기자는 물론 시민기자이자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심현정 대전충남녹색연합 간사, 김종술 시민기자), 전문가(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학과 교수, 허재영 대전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로 구성된 특별기획팀의 현장취재를 통해 금강사업 현장의 현황과 주요 문제, 우기 피해 등을 발 빠르고 꼼꼼하게 보도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말]
a  수상무대에서 바라본 '공주보'. 떠내려 온 쓰레기와 녹조가 가득했다. 게다가 악취까지 풍겼다.

수상무대에서 바라본 '공주보'. 떠내려 온 쓰레기와 녹조가 가득했다. 게다가 악취까지 풍겼다. ⓒ 김종술


25일 충청권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4대강(금강) 사업 구간인 '공주보'와 대교천 세종시 합강리 오토캠핑장(합강공원)을 찾았다.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인 '공주보'는 쓰레기 범벅이었다. 수상무대 앞 물가는 지난 장맛비에 떠내려 온 쓰레기로 가득했다. 녹조로 인한 악취도 심했다. 수변공간에 심어진 소나무에는 응애를 잡는다며 제초제를 살포하고 있다. 또 보 상·하류 세굴 때문에 사석 및 모래 채움과 잠수부가 동원되어 보강공사(SPF·토목섬유시멘트충전 공법)가 한창이다.

세종시 합강리 일대 둔치공원 오토캠핑장은 허허벌판에 그늘도 없이 수변 공간 주변정리가 되지 않아 잡풀이 무성했다. 어린이 놀이터는 장맛비에 밀려온 토사로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시작된 현장 집중 점검에는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심현정 간사, 정선미 간사 등이 참여했다.

[공주보] 접근 통제하는 관리자... 부실 공사 가릴 목적?

a  수질을 살리겠다고 농사를 짓던 주민들을 몰아냈던 정부가 사람의 목숨까지도 해칠 수 있는 제초제를 강변에 마구잡이로 뿌리고 있다.

수질을 살리겠다고 농사를 짓던 주민들을 몰아냈던 정부가 사람의 목숨까지도 해칠 수 있는 제초제를 강변에 마구잡이로 뿌리고 있다. ⓒ 김종술


먼저 찾아간 공주보 인근에서는 수변에 심은 소나무에 제초제를 살포하고 있었다. 작업 중인 인부는 "소나무 끝에 붙은 응애를 잡기 위해 '다니톨'이라는 약품을 살포하고 있다"며 "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1~2년 정도는 꾸준히 약을 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보다는 3년 후 자치단체로 관리가 넘어간 뒤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응애를 잡기 위해 뿌린 '다니톨'은 제초제 성분으로 '어독성 1급'이다. 해당 제초제에는 '살포된 농약이 양어장, 저수지, 상수취수원, 해역 등으로 날려가거나 빗물에 씻겨 직접 흘러 들어갈 우려가 있는 지역에서는 사용하지 마십시오'라는 취급제한 기준이 적시돼 있다.


모니터팀이 공주보에 도착하자 관계자들이 출입을 막았다. '유모차를 끌고 가는 주민도 있는데 왜 출입을 막느냐'고 묻자 담당 과장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후 담당 과장은 "들어가서 뭔 짓을 하려고 하느냐, 카메라를 부숴버리겠다, 경찰을 부르겠다, 죽을래" 등 폭언을 퍼부었다. 모니터팀 일행 중 한 명은 담당과장이 강제로 손목을 잡아당겨 팔목에 피가 나는 상처를 입기도 했다.

공주보 접근을 통제하는 것은 부실시공 의혹을 감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공주보' 준공시기를 돌아보면 2011년 12월에서 지난 4월로, 다시 6월로, 또다시 지난 20일로 준공일을 미뤘다. 그러더니 8월 1일 준공 예정으로 또 미뤄졌다.


공주보는 지난 겨울 보 공사를 하면서 '보'의 이음새 부분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나타났다. 시공사인 SK건설사는 이를 '물비침'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반면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콘크리트 이음새 구간에 물이 들어갈 때 깨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내구 연성이 떨어진다"며 안전점검을 요구하고 있다.

a  자연형어도로 야심차게 공사를 시작했으나 부서지고 터져버리자 복합형어도로 설계를 변경했다.

자연형어도로 야심차게 공사를 시작했으나 부서지고 터져버리자 복합형어도로 설계를 변경했다. ⓒ 김종술


a  공주보에 잠수부가 동원돼 보강 공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보에서 흘러나오는 강물이 파도를 치듯 흐르고 있어 세굴 현상이 아닌지 의심된다.

공주보에 잠수부가 동원돼 보강 공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보에서 흘러나오는 강물이 파도를 치듯 흐르고 있어 세굴 현상이 아닌지 의심된다. ⓒ 김종술


공주보의 핵심 시설 중 하나인 기둥은 지난 3월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대전·충남·충북·전북 등 70여 개 시민사회단체)과 생명의 강연구단(단장 박창근 교수)의 조사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사단은 보 기둥과 관련해 "좌안으로부터 8곳에서 폭 2mm 정도(법적 기준치 0.3mm)의 균열과 소수력발전소 누수, 하류 세굴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밀 조사를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현재는 자연형 어도를 콘크리트 수로인 복합형 어도로 설계 변경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보 상·하류 세굴 때문에 잠수부와 중장비를 동원해 사석 및 모래를 채우는 보강공사를 벌이고 있다. 세굴현상은 상류의 유량이 가동보 수문에 집중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이날 모니터링팀이 공사 관계자에게 공사 내용을 물어보고 현장 확인을 요청했지만 관계자는 "며칠 뒤면 공사가 마무리 되니 그 이후에 오라"며 요청을 거절했다.

양흥모 사무처장은 "잠수부까지 동원해 땜방식 처리로 감추려고만 하고 있다"며 "이런 취약한 구조에서는 우기 장맛비에 감추었던 부실이 다시 드러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단체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안전 진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보 인근] 무방비로 방치된 캠핑장... "골머리가 아프다"

a  오토캠핑장. 잡초가 사람 키를 넘어선다.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토캠핑장. 잡초가 사람 키를 넘어선다.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 김종술


모니터팀은 세종시 합강리 일대로 이동했다. 주변 캠핑장은 주변정리가 되지 않아 잡풀이 우거져 있었다. 음수대 옆에서는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악취가 진동했다. 놀이터는 지난 장맛비에 흘러내린 토사가 덮쳐 흙더미가 쌓여 있었다. 지난해 12월 21일 준공을 한 합강리 오토캠핑장은 음수대 4개소, 원두막 2개소, 이동식 화장실 2개소와 관리동(화장실·샤워장)을 갖춰 세종특별자치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곳 야영장은 4대강 사업 구간 중 최대 규모로 꼽히는 곳이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 발주해 두산건설에서 10만㎡ 면적에 주차대 수 125대(오토 110대, 웰빙 15대)의 차량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게 야영장을 조성했다.

하지만 이곳 관리자는 "한 자리를 둘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대형으로 만들어 모르는 사람들이 같이 이용하기가 불편하고, 현재 차량 59대만 이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객들이 버리는 쓰레기가 분리수거가 안돼 골머리가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a  합강리 오토캠핑장. 어린이들을 위한 공원이지만, 장맛비에 흘러내린 토사로 뒤덮여 있었다.

합강리 오토캠핑장. 어린이들을 위한 공원이지만, 장맛비에 흘러내린 토사로 뒤덮여 있었다. ⓒ 김종술


양흥모 처장은 "둔치에 오토캠핑장 설치는 부적절하다. 수질문제로 둔치에서 농사짓던 농경지도 보상하고 매입했는데 새로운 오염원이 다시 들어선 셈"이라며 "식수대의 하수가 바로 금강으로 유입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수시 둔치가 침수됐을 때 이동식 간이 화장실의 분뇨가 흘러나올 수도 있어 금강 수질이 오염될 수도 있다"며 "게다가 세종2지구의 오토캠핑장과 친수공간을 1명의 세종시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어 제대로 관리가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 #부실시공, 부실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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