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미술'... 삶을 보셨나요?

제15회 황해미술제 '신나는 자존',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7일부터 13일까지

등록 2012.09.06 18:31수정 2012.09.0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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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강정마을 류우종- 주변에서 그림 잘 그린다고 부추겨 유명한 화가가 되겠다고 미술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근데, 고민인 것이 앞으로 유명한 화가가 되면 내 그림을 사줄 사람이 상위 1%란 결론에 유명한 화가의 길을 접고 민중미술을 택했고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그간 작업한 걸 보신 어머니는 '너는 어떻게 돈을 쳐 들일수록 그림을 못 그리냐'고 타박하는 소리에 '멍'했습니다. 중학교 때 그린 정물화는 사진 같았는데 목판화는 거칠고 무서웠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리얼리즘을 고민하다 붓을 버리고 사진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 사진을 맘에 들어하셨고 지금은 발안 선산에 흙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현재 한겨레신문을 통해 지구온난화 북극, 남극, 적도를 취재했고, 대추리, 쌍용자동차, 용산, 4대 강, 강정마을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강정마을 류우종- 주변에서 그림 잘 그린다고 부추겨 유명한 화가가 되겠다고 미술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근데, 고민인 것이 앞으로 유명한 화가가 되면 내 그림을 사줄 사람이 상위 1%란 결론에 유명한 화가의 길을 접고 민중미술을 택했고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그간 작업한 걸 보신 어머니는 '너는 어떻게 돈을 쳐 들일수록 그림을 못 그리냐'고 타박하는 소리에 '멍'했습니다. 중학교 때 그린 정물화는 사진 같았는데 목판화는 거칠고 무서웠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리얼리즘을 고민하다 붓을 버리고 사진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 사진을 맘에 들어하셨고 지금은 발안 선산에 흙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현재 한겨레신문을 통해 지구온난화 북극, 남극, 적도를 취재했고, 대추리, 쌍용자동차, 용산, 4대 강, 강정마을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 박건


황해미술제는 인천에서 매년 주제를 달리하며 열리는 유일한 미술전이다. 인천 작가는 물론 주제에 맞는 전국 작가 작업을 초대하여 한국미술의 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시대현실과 삶의 문제를 일관되게 담아 온 미술제라는 점에서 마음을 끈다. 전시를 앞두고 이번 전시 기획을 맡은 작가 정정엽씨를 만났다.

- 올해 전시 컨셉은 무엇인가?
"황해미술제가 올해로 15년이 되었다. 그동안 자신의 삶과 작가적 의미를 스스로 점검하고 희망을 담기로 했다."


- 한국현대미술에서 황해미술제가 가진 차별성은 무엇인가? 
"미술현실이 자본주의 욕망에 사로잡혀 상업성과 세계성으로만 내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울타리 안에 갇혀 줄을 서야 하는가? 황해미술제 작가들은 돈, 명예와 권력 따위에 연연 안 한다. 생활과 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대현실과 삶의 문제를 담으려는 소명을 품고 있다. 그것이 미술의 끈을 놓치 않으려는 자생적 힘과 미덕이라 여긴다."

a 분열 김재석-83년도에 인천으로 왔다. 공장생활과 배달등 이것저것 하다가 대학을 가고 졸업을 하면서 노동미술위원회활동을 한 4년 했고 전업 작가를 꿈꾸고 있다. 못할 것도 없지. 나는 지금까지보다 앞으로의 시간을 더 가치 있게 보낼 자신이 있다. 나와 세상을 위해서...

분열 김재석-83년도에 인천으로 왔다. 공장생활과 배달등 이것저것 하다가 대학을 가고 졸업을 하면서 노동미술위원회활동을 한 4년 했고 전업 작가를 꿈꾸고 있다. 못할 것도 없지. 나는 지금까지보다 앞으로의 시간을 더 가치 있게 보낼 자신이 있다. 나와 세상을 위해서... ⓒ 박건


올해 주제는 '신나는 자존'인데, 발랄하다. 자살율은 높고 멀쩡하던 들과 강이 파괴되고, 기성 정치 권력과 폭력에 '멘붕' 상태다. 삶도, 미술도 타성과 관성에 젖은 것은 아닌가? '신나는 자존'은 이에 대한 반문이자 역설이다. '사는 게 진정 신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요, 그동안 굴하지 않고 '신나게 해온 작업'에 대한 보고서다.

황해미술제에는 기존의 잣대로 평가할 수 없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지역미술로써 주목받지 않아도, 예술적 완성도 운운 따위로 주눅들지 않는다. 황해미술제 작가들은 지렁이 마냥 삶을 먹고 미술로 토해내는 일이 비옥하고 향기로운 토양을 위한 신나는 미술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품고 있다.

a 가족 류성환

가족 류성환 ⓒ 박건


스포츠의 긍극적 목적이 올림픽이 아니다. 생활 체육이, 학교 체육이 삶과 노동 현장에서 건강하게 퍼질 때 진정한 스포츠 문화도 살아난다. 자본과 마케팅따라 황당한 값에 팔리는 세계적 작가가 미술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그럴수록 미술과 대중의 삶 또한 양극화되고 거리감 또한 멀어지는 것은 아닌가. 어디에서든 삶을 붙들고 다채롭게 피고 지는 들꽃들의 생명력을 보면 자생적 아름다움을 느낀다.

a 푸른하늘 은하수 김경희- 아버지는 나의 모델을 서 주시고 마음에 들면 내 그림을 사 주셨다. 용돈이란 게 없었던 나는 돈 버는 재미에 열심히 그림을 그려서 팔았다. 결과적으로, 내가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순전히 아버지 탓이다.

푸른하늘 은하수 김경희- 아버지는 나의 모델을 서 주시고 마음에 들면 내 그림을 사 주셨다. 용돈이란 게 없었던 나는 돈 버는 재미에 열심히 그림을 그려서 팔았다. 결과적으로, 내가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순전히 아버지 탓이다. ⓒ 박건


황해미술제의 '신나는 자존'은 15년 동안 길어 올린 삶과 미술이 사는 이야기를 스스로 묻고 갈 길을 찾는 이 시대 몇 안 되는 지역 미술 문화의 힘이다.


a KBS영상사업단 영어학습지 텔레마케팅 김하연- 요즘 나는 일과 관계를 재구성하고 있다. 각 제목은 내가 다닌 직장의 이름과, 대략적인 시기이다. 직장에 대한 생각이 단순할수록, 판단이 확실할수록, 떠오르는 형태는 더 분명하다. 판단은 나도 모르게 변화했고,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KBS영상사업단 영어학습지 텔레마케팅 김하연- 요즘 나는 일과 관계를 재구성하고 있다. 각 제목은 내가 다닌 직장의 이름과, 대략적인 시기이다. 직장에 대한 생각이 단순할수록, 판단이 확실할수록, 떠오르는 형태는 더 분명하다. 판단은 나도 모르게 변화했고,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 박건

1997년 '황해의 역사와 환경'을 시작으로, '다시 황해의 바다로', '밥과 미술', '난 인천에 산다', 'A4', '인천에서 꿈꾸기', '반전 평화 인천', '공터', 'how much 20-80', '명품도시 인천', '궁민교육현장', '나는 너를 모른다', '억장 무너지다', '인정투쟁 : 당신의 넘버원', '친애하는 동식물에게', 그리고 올 해 '신나는 자존'에 이르기까지. 해마다 다루어온 주제들만 보아도 이들이 얼마나 삶과 밀착된 지역 미술을 살리기 위해 골몰해 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인천 황해미술제는 자본화되지 않으면서 신나게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려는 점에서 생기와 체온을 느끼게 한다. 삶과 미술의 경계를 허물고 하나가 되려는 의지는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른다. 그 흔한 미술비평계의 조망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지역적 상황과 교감하면서 생활과 미술의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은 미술제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고 감응을 부른다.


a 부유-아파트  도지성-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자본주의 와 공산주의가 만나는 접점
이 바로 한국이다. 사회주의적 집단 주거 양식인 아파트문화가 자본주의 중심인 강남에 번성했다. 집이란 빈공간이다. 비어야 우리가 들어가 살 수 있기 때문인데 언제 부턴가 재산 증식의 수단이 되면서 욕망의 대상이 되었다. 문명이 이기주의의 산물이라면 인디언들의 지혜로운 삶에서 배울 것이 더 많을 것이다

부유-아파트 도지성-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자본주의 와 공산주의가 만나는 접점 이 바로 한국이다. 사회주의적 집단 주거 양식인 아파트문화가 자본주의 중심인 강남에 번성했다. 집이란 빈공간이다. 비어야 우리가 들어가 살 수 있기 때문인데 언제 부턴가 재산 증식의 수단이 되면서 욕망의 대상이 되었다. 문명이 이기주의의 산물이라면 인디언들의 지혜로운 삶에서 배울 것이 더 많을 것이다 ⓒ 박건


올해 참여한 작가와 단체는 현용안·정평한·정정엽·이진우·윤재덕·유광식·성효숙·박충의·박영조·류우종·류성환·도지성·김하연·김종찬·김재석·김영옥·김경희·고창수·인천신나는미술교과연구회다. 15년 이상 지속해온 개인의 작업과정을 아카이브 형식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19개의 개인전 형식으로 펼친다.

a 신나는 미술시간 인천신나는미술교과연구회-신나는 미술교과연구회의 중심활동은 공동수업입니다. 애니메이션, 영상, 전통미술, 미술사 등 다양한 주제로 해마다 꾸준히 진행되었습니다. 그동안 신나는 교과연구회가 개발하고 보급한 수업들은헤아릴 수 없습니다. 상감기법으로 타일 만들기, 공동주택 만들기, 여러 가지 부채를 활용한 수업, 아시아 미술 주제 수업 등. 그중 애니메이션 수업 노하우는 가히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합니다. 교과연구회의 자료는 다음카페를 통해 공개되고 있습니다. http://cafe.daum.net/sinmisul

신나는 미술시간 인천신나는미술교과연구회-신나는 미술교과연구회의 중심활동은 공동수업입니다. 애니메이션, 영상, 전통미술, 미술사 등 다양한 주제로 해마다 꾸준히 진행되었습니다. 그동안 신나는 교과연구회가 개발하고 보급한 수업들은헤아릴 수 없습니다. 상감기법으로 타일 만들기, 공동주택 만들기, 여러 가지 부채를 활용한 수업, 아시아 미술 주제 수업 등. 그중 애니메이션 수업 노하우는 가히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합니다. 교과연구회의 자료는 다음카페를 통해 공개되고 있습니다. http://cafe.daum.net/sinmisul ⓒ 박건


#인천황해미술제 #인천민미협 #인천문화예술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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