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수장들의 '시끌벅적' 신년회... "신뢰회복" 외쳤지만

현오석 부총리 "원·엔 환율 요동 예의주시하고 있다"

등록 2014.01.03 22:17수정 2014.01.0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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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자리 모인 정치-경제 인사들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이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자리 모인 정치-경제 인사들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이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희훈


3일 오후2시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멀쑥한 양복을 차려입은 경제수장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부터 신제윤 금융위원장,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에 이르기까지... 게다가 박병석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원과 케이비(KB) 금융지주를 비롯한 국내 4대 금융회사 회장과 은행장 등 1000여명이 넘는 금융권 인사들로 장내는 시끌벅적했다. '범 금융기관 신년인사회' 자리다.

현 부총리는 이날 신년사에서 금융업 발전을 통해 내수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서 금융인들이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석기시대는 돌이 없어져서 끝난 게 아니라 청동기라는 새로운 도구가 나왔기 때문"이라며 "담보·보증에 의지하는 쉬운 영업, 국내 예대마진과 수수료를 놓고 벌이는 경쟁은 당장은 버틸 만 하겠지만 과거 패러다임에 안주하면 경쟁자들에게 밀려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 우량기업 위주의 낡은 패러다임에서 중소기업, 신생창업기업, 기술벤처기업에 자금이 돌아가도록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경기에 대해서는 지표는 개선되고 있으나 서민과 중산층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팍팍하고 성장 잠재력도 정체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현오석 부총리, 원·엔 환율 요동 "일희일비해선 안된다"

a 현오석-김중수-신제윤 경제수장 총출동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현오석-김중수-신제윤 경제수장 총출동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 이희훈


특히 이날 현 부총리는 원·엔 환율이 이틀 새 급등락한 데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금은 시장 상황을 일단 지켜보는 시기이고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 1940선이 붕괴하고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움직임에 대해선 "빠졌으면 올라갈 때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원화 강세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과 경계감 확산에 따른 주가 급락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금융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지난해 국민은행 도쿄지점 비자금 사건, 동양사태 등 잇단 금융 사고를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스템의 신뢰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 엄중한 제재를 적용시킬 것"이라며 도덕적 해이를 가져올 수 있는 시스템을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금융의 신뢰성을 유지를 위해 금융인의 도덕성 확보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가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에 "상시 구조조정시스템을 발전시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 시키고 금융소비자 보호의 실질적 체감지수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도 "올해 감독업무는 예방적 금융감독과 법질서 확립에 감독업무의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며 금융 신뢰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이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시장질서 확립소비자보호라는 금융감독 본연의 기능이 유기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병석 부의장과 김정훈 정무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경제회복을 위해 금융업의 역할이 중요하며 더욱 분발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부의장은 "금융은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해야한다"며 "우리 금융업이 세계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금융의 건전성은 더 강화돼야 하지만 규제는 당연히 완화돼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a 건배하는 경제인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박병원 전국은행협회장 등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건배하는 경제인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박병원 전국은행협회장 등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임영록 KB지주 회장 "우투증권 매각 실패했지만 다른 매물 인수 생각 있다"

한편 이날 4대 금융지주인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그리고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등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각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특히 이날 임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투자증권 매각에 실패 후 다른 매물을 인수할 가능성을 묻자 "우리는 항상 (인수에) 목말라 있다"며 긍정의 뜻을 보였다. 임영록 회장은 매물 시장에 나온 현대증권과 동양증권에 관심을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인수전 진도가 아직 나가지 않았다"면서도 "면밀히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기자들과 만나 "연내에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파이를 더 키워야 하기 때문에 카드분야를 통합하는 게 맞다"며 "연내에 카드를 통합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현오석 부총리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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