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설립 공약, 이젠 사라져야 합니다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도서관의 맨얼굴

등록 2014.04.03 11:49수정 2014.04.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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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의회는 지난 3월 28일, 교육위원회(위원장 최홍이)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최호정) 공동으로 시민, 시민단체, 시의회 관계자, 도서관 현장 사서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도서관 발전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지방자치단체 선거 출마자들이 바람직한 도서관 정책 공약을 제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서울시의 바람직한 도서관 정책 제안을 위하여 마련됐다.


지난 2010년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 선거 이후 '도서관 설립'은 경쟁적으로 내세우는 공통 공약이 되어 4년 동안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도서관이 급속하게 확충됐다. 그러나 이미 설립된 도서관들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그 기능도 매우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체계적인 기획이나 조직적인 운영 방안이 도입되지 않으면 심각한 비효율과 낭비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우선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와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하는 것을 계기로 서울시 및 25개 구청 소속의 도서관과 교육청 소속의 도서관이 협력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따른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는 등 기존 도서관들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a 도서관의 현황과 문제  외국의 경우 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 등 전문 인력의 숫자는 인구 1,000명당 미국은 0.16명, 프랑스는 0.12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0.07명으로 평균 5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도서관연맹(IFLA)이 제시하는 사서 1인당 적정 인구수는 2,500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4,716명으로 적정 기준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었다.

도서관의 현황과 문제 외국의 경우 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 등 전문 인력의 숫자는 인구 1,000명당 미국은 0.16명, 프랑스는 0.12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0.07명으로 평균 5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도서관연맹(IFLA)이 제시하는 사서 1인당 적정 인구수는 2,500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4,716명으로 적정 기준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었다. ⓒ 김형태


선진국에 비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도서관의 맨얼굴

특히 우리나라의 도서관은 사서인력 등 핵심적인 운영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인 것으로 지적되었다. 외국의 경우 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 등 전문 인력의 숫자는 인구 1000명 당 미국은 0.16명, 프랑스는 0.12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0.07명으로 평균 5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도서관연맹(IFLA)이 제시하는 사서 1인당 적정 인구수는 2500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만4716명으로 적정 기준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시민들은 제대로 된 수준 높은 사서 서비스를 경험한 적이 없어, 도서관을 그저 열람실이용이나 도서대출 정도로만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a 도서관 인력의 적절성 우리나라 대부분의 시민들은 제대로 된 수준 높은 “사서 서비스”를 경험한 적이 없어, 도서관을 그저 열람실이용이나 도서대출 정도로만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도서관 인력의 적절성 우리나라 대부분의 시민들은 제대로 된 수준 높은 “사서 서비스”를 경험한 적이 없어, 도서관을 그저 열람실이용이나 도서대출 정도로만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 김형태


또한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장서의 숫자도 봉사대상 1인당 1.53권에 불과하여 미국 2.62권, 일본 3.13권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자신이 원하는 책을 도서관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한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이상구 운영위원장은 이러한 문제를 가장 심각한 것으로 지적하면서 "복지국가라는 입장"에서 바람직한 발전 방향과 새로운 도서관의 역할을 제시했다. 즉, 현재와 같이 단순히 열람실 기능을 하는 도서관이 아니라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보장되는 복지국가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창조경제의 기초와 지식기반사회의 거점이 되는 정보 획득과 확산의 교두보로서의 도서관의 역할과 기능을 새로이 조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나 런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서울 도서관의 실태

이어서 서울시의 경우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발표한 명지대학교 김영석 교수는 양적 증가와 동시에 질적으로 도서관의 이용이 바뀌는 방향으로 서울시의 도서관 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토론자로 나선 이용훈 서울도서관 관장은 발제된 내용이 이미 구체적인 실행 방향까지 검토되어 서울시 전체를 아우르는 도서관 서비스 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장은 이러한 정책이 실행력을 가지려면 서울시의 대표도서관이 서울도서관이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여 지역마다 적절하게 배분하면서, 지역 도서관의 네트웍을 지원하고 평가 관리를 할 수 있는 행정 기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자신이 추진한 10분 도시 프로젝트에 따라 이미 성북구에서는 성북문화재단으로 도서관의 관리 운영체계를 일원화하면서 3개 권역별 대표도서관을 중심으로 9개의 구립도서관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운영되고 있는 사례와 빗물 펌프장과 하천 정비공사로 마련한 자투리땅을 활용한 도서관 조성 사례를 발표하였다.

교육청 소속 도서관인 정독 도서관의 사서 김선이 서울시교육청사서노조위원장은 교육청 소속 도서관과 지방자치단체 소속 도서관이 연계, 효율화 할 수 있는 세부적인 방안을 제시하면서 이를 구체적으로 보장하는 '서울시의 도서관 및 독서 문화 진흥조례'를 개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마지막 지정 토론자로 나선 이정수 서대문 구립도서관 관장은 자치구 단위의 도서관 정책의 청사진을 만들어야 하며, 실질적으로 도서관이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운영비와 인력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도서관 위탁 운영의 경우에도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평가 관리 체계를 동시에 가져가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a 서울시 도서관 발전을 위한 정책 토론회 이번 토론회는 지방자치단체 선거 출마자들이 바람직한 도서관 정책 공약을 제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서울시의 바람직한 도서관 정책 제안을 위하여 마련되었다.

서울시 도서관 발전을 위한 정책 토론회 이번 토론회는 지방자치단체 선거 출마자들이 바람직한 도서관 정책 공약을 제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서울시의 바람직한 도서관 정책 제안을 위하여 마련되었다. ⓒ 김형태


도서관이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기능을 해야

자유토론에서 동대문구에서 온 일반 시민은 도서관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너무 높으며 도서관이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도서관 정책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예산을 지원해 줄 것을 주문하였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필자도 서울시도서관이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계자들과 서울시의회가 힘을 합쳐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 서울은 도쿄나 런던처럼 되지 않는가? 장애물과 걸림돌은 무엇이고 디딤돌과 견인차는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하여,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시민들이 가고 싶고 찾고 싶은 도서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6월에 실시되는 동시 지방선거에서는 더 이상 '우리 지역에 도서관을 몇 개 더 설립하겠습니다'와 같은 단순한 공약은 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지역 대표(중앙)도서관과 거점 도서관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 내 도서관 간의 연계체계 구축, 교육감 후보와 지방자치단체장 후보 간의 학교 도서관 개방과 이에 상응하는 사서 및 장서 구입 예산 지원에 대한 MOU 체결 등 구체적으로 도서관의 활성화 방안이 전국적으로 공통 공약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의원으로 나서고자 하는 후보들은 바람직한 도서관 공약을 제시하게 되는 새로운 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서울시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그 지역에 맞는 바람직한 도서관 정책의 모델들이 제안되고 공약화되는 반응들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 붙임자료 :
1. 도서관발전 정책토론회자료집
2. 동영상 자료
-http://cafe.daum.net/riulkht/Hap5/395
http://www.youtube.com/watch?v=uWHsdSJkJvc&list=PLTJ5GSKb7PJuSxkNjlTg1opiOCjNnB3uM
덧붙이는 글 김형태 시민기자는 현재 서울시 교육의원입니다 이와 유사한 글을 서울시의회 공보실에도 보냈습니다.
#도서관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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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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