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역대 최대인데, '동네잔치' 소리 듣는 이유

[분석] 서울모터쇼 개막...370대 차량 전시에도 눈길 끄는차는 드물어

등록 2015.04.03 08:07수정 2015.04.0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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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오는 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서울모터쇼가 개막한다. 지난 1995년이후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서울모터쇼는 190여개사가 참가하고 370여대의 자동차가 선보인다.

오는 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서울모터쇼가 개막한다. 지난 1995년이후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서울모터쇼는 190여개사가 참가하고 370여대의 자동차가 선보인다. ⓒ 김종철


화려한 외형, 알맹이 빠진 모터쇼.

3일 시작되는 서울 모터쇼를 두고 나온 말이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서울모터쇼는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가 인정하는 국내 유일의 국제모터쇼다. 지난 1995년부터 시작돼 2년마다 열리고 있다. 10살 나이에 걸맞게 이번 모터쇼의 규모 자체는 화려하다.

참가 업체만 190여개 사에 달한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완성차 브랜드만 32개다. 이어 부품 및 용품회사 131개 사가 참여한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차종만 7종이나 된다. 국내와 아시아에서 첫선을 보이는 신차도 57대였다.

모터쇼의 꽃이라고 하는 콘셉트카도 14대나 나왔다. 이밖에 친환경 자동차 40대 등 이번에 전시되는 차만 따져도 모두 370대에 달한다. 규모로만 따지면 서울모터쇼 역대 최대다.

하지만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일부에선 여전히 '동네잔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년보다 규모는 커졌지만 실제 큰 관심을 끌 만한 자동차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면서 "서울모터쇼가 여전히 자신만의 색깔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외형만 화려한 서울모터쇼... 여전한 '동네잔치' 지적도

a  한국지엠이 2일 세계최초로 공개한 쉐보레 경차 스파크.

한국지엠이 2일 세계최초로 공개한 쉐보레 경차 스파크. ⓒ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공동취재단


a  기아차가 2일 서울모터쇼 사전언론공개행사에서 내놓은 신형 K5.

기아차가 2일 서울모터쇼 사전언론공개행사에서 내놓은 신형 K5. ⓒ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실제 이번에 나온 월드프리미어 모델만 봐도 그렇다. 7개 차종 가운데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은 기아차의 중형세단 케이5(K5)와 쉐보레의 소형차 스파크 정도였다.


나머지는 콘셉트카가 대부분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내놓은 앤듀로(HND-12), 케이엔디9(KND-9), 쌍용차의 엑스에이브이(XAV) 등이다. 하지만 이들 자동차 역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앤듀로는 2도어 크로스오버, KND-9D은 2도어 스포츠 세단이다. 실제 양산 가능성이 높지 않은 모델들이었다. 현대차 상용 부문에서 내놓은 올 뉴 마이티도 마찬가지였다.

수입차 사정은 더 열악했다. 프랑스 르노는 1리터 자동차로 유명한 '이오랩'을 르노삼성차 전시관을 통해 내놨다. 시트로엥의 씨4(C4) 콱투스, 혼다 에이알브이(HR-V), 닛산의 신형 무라노, 푸조 308 등도 공개됐지만 이미 해외 모터쇼에서 많게는 수차례씩 공개가 됐던 모델들이다.


이처럼 관심을 끌 만한 신차가 거의 없다보니, 해외 반응은 더욱 싸늘했다. 일부 일본과 중국 기자들이 서울모터쇼를 찾은 것 이외 해외기자들의 참석은 저조했다. 제네바나 파리, 디트로이트 등 해외모터쇼에 자국 기자보다 해외 기자들이 더 많은 것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7종만 세계 최초 공개... 기아차 K5와 스파크 빼고는 '글쎄'

a  현대차가 2일 서울모터쇼 사전언론공개행사에 선보인 콘셉트카 엔드로.

현대차가 2일 서울모터쇼 사전언론공개행사에 선보인 콘셉트카 엔드로. ⓒ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앞서 열린 제네바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모델은 70여 종에 달했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중국 상하이모터쇼 역시 월드프리미어 모델만 20여 대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또 현지시각으로 서울모터쇼와 같은 날 개막하는 뉴욕 오토쇼도 22개나 되는 월드프리미어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서울모터쇼의 볼거리가 빈약해진 이유는 국내 업체를 비롯해 수입차 업체들도 서울모터쇼를 크게 달가워하지 않는 데 있다. 현대 기아차의 경우 크게 공을 들이지 않아도 여전히 높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체들 역시 서울모터쇼 전후 또는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다른 모터쇼를 위해 신차 출시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 억 원을 들여 모터쇼를 준비해도 효율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인식도 깔려 있다.

이 때문에 수퍼카 메이커인 람보르기니가 참가를 번복했고, 볼보자동차와 피아트, 크라이슬러(FCA) 등도 이번 모터쇼에 불참했다. 또 해외 모터쇼에는 빠지지 않고 경쟁적으로 참여하는 타이어 업체들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상하이모터쇼에는 새로운 신차와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 한 관계자는 "모터쇼에 참여하기 위해선 본사로부터 거액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면서 "투자 대비 효율성이 확실하지 않은 서울모터쇼에 매회마다 참여하기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울모터쇼보다 부산모터쇼가 격년으로 열리는 것도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이라며 "모터쇼 개최 시기를 조절하고 수익보다는 업체들의 입장에서 부담을 줄여 참여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개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  기아차가 2일 서울모터쇼 사전공개행사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기아차가 2일 서울모터쇼 사전공개행사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서울모터쇼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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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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