햠양 산양삼 지킴이로 나선 이들, 왜?

산양삼 농가 둘러보며 불량 산삼 확인... 산양삼 교육도 해

등록 2017.06.12 14:53수정 2017.06.1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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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지역언론연대


뛰어난 물건이나 작품에는 명품(名品)이란 말이 붙는다. 명품은 그 만큼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함양에도 명품이 있다. 바로 산양삼이다. 함양의 청정자연과 게르마늄 토양 속에서 자란 산양삼은 자란 그 자체만으로 명품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명품 함양 산양삼을 흠집 내는 이들이 있다. 바로 눈앞의 돈에 눈이 멀어 불량 산양삼을 생산하는 이들이다. 깊은 산속에서 몰래 재배되는 불량 산양삼은 명품 함양 산양삼을 위기에 빠뜨리기도 했다. 명품 함양 산양삼을 위상을 지키기 위해 나선 이들이 바로 '함양 산양삼 지킴이'들이다. 오늘은 이들 산양삼 지킴이들의 활약상을 소개하려 한다.

오늘도 계속되는 지킴이 활동

6월 8일 오전 9시 30분. 함양군청 산삼항노화엑스포과에는 하늘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섰다. 조끼의 뒷면에는 'hamyang wild ginseng keeper'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이들이 바로 '함양 산양삼 지킴이'들로 사전 회의를 통해 이날 들를 농가를 선정하고 주의사항 등을 전달하는 자리였다.

10여명의 지킴이들이 모두 모이자 산삼담당 양병호 계장과 지킴이들의 회의가 시작됐다. 양 계장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해 주시는 모습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킴이 활동을 통해 농가들에게 좋은 정보가 있으면 서로 공유하고 교감을 이룰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참여한 지킴이는 모두 11명으로 2개조로 나눠 7개의 산양삼 농가를 둘러볼 예정이다. 참여한 지킴이는 김용근 단장과 온원석·정우식·정동열·이도훈·오선택·기종도·김병익·이생규씨 등 산양삼 재배 농가를 비롯해 조무숙 엑스포마케팅담당과 추진성 산삼계 직원이 함께했다.

정민수 과장은 "우리가 군민이 우려하는 부분, 함양을 아끼는 분들이 우려하는 부분이 2~3년 전에 불미스런 사건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자성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 어려울 때 여기 계신 분들이 사명감으로 해 주셨기에 우리 농가들 의식이 바뀌었다. 엑스포까지 고군분투해 세계적인 소비자에게 고려 산삼의 가치를 함양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한다"라며 활동하는 지킴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0여분의 회의 이후 곧바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지킴이들이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불량 산양삼 꼼짝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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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지킴이들의 첫 행보는 김윤오 전국산양삼협회 전 회장의 농장이다. 조금은 무더운 초여름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무성한 수풀을 뚫고 가파른 산을 오르니 빙 둘러 철조망을 친 산양삼 농장이 눈앞에 나타났다. 나무 아래에는 곳곳에 싱싱한 산양삼이 눈에 들어왔다.


김용근 지킴이 단장은 "함양 산삼 농사를 짓는 전 농가를 대상으로 불량 산삼이 있는지 확인하고, 또 단속을 위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산양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교육도 함께 하고 있다. 오늘 4농가를 방문할 것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하루에 기껏 4농가 정도가 전부다"라며 지킴이 활동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이날 찾은 김윤오씨의 산양삼 농장은 임업진흥원에서 이미 토양검사, 농약잔류물 검사 등을 모두 마친 곳이다. 그 만큼 신뢰할 수 있는 곳이지만 지킴이들은 혹시 모를 위법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곳곳을 살폈다. 김용근 단장은 "각 농장을 돌면서 무작위로 샘플을 뽑아 품질을 검사한다. 함양군에서 공급한 삼의 종자인지, 정확하게 확인이 가능하다. 산도 좋고 여러 조건이 맞아야만 삼이 성장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 보면 조선의 최고의 약초는 지리산 자락의 삼봉산이다. 타 지역에 비해 게르마늄 함양이 많아 약효가 월등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학명이 'panax Ginseng Cameyer'인 산삼은 그리스어로 만병 통치약 이란 뜻이다. 그 만큼 효능이 뛰어나난 신비의 영약이라는 것이 세계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산삼만이 이 같은 학명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명성이 대단하다. 그 중에서도 한반도 남부에서 나오는 것을 최상품으로 인정받는다.

곳곳을 살펴본 지킴이들이 더 이상 살펴볼 곳이 없자 한 자리에 모여 전체적인 품평에 들어갔다. 김윤오씨는 "불량삼을 생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활동하는 지킴이들에게 감사하다. 도와주지는 못해도 동참해 함양 산양삼의 브랜드를 지킬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산양삼은 하늘과 땅이 만드는 최고의 영약이다. 씨를 뿌릴 때만 사람의 손길이 갈 뿐 해발 500m 이상의 청정자연에서 자라는 산양삼은 그 자체만으로도 명품일 수밖에 없다. 그는 또 "산양삼은 심어놓고 기다림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저급한 마음이 있을 때 위법한 삼을 생산하게 된다. 행정의 지원과 교육에 맞춰 삼을 심어놓고 기다림에서 만족을 찾아야 함양군의 브랜드 산양산삼이 생산될 수 있다. 기다림 속에서 생산해야지 조급한 마음을 가지면 안 된다"라며 산삼 농가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03년부터 산양삼은 침엽수 아래에서는 자랄 수 없다는 말이 있을 때 자신이 소유한 15ha 침엽수 아래 연차적으로 산양삼을 심었다. 어렵다는 생산이력제에도 모두 등록되었다. 아주 넓은 지역으로 숫자 파악은 힘들지만 카메라와 울타리를 둘러 감시하고 있다.

상생 발전을 위한 지킴이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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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산 곳곳을 살피던 한 지킴이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 곳을 응시했다. 생기를 잃고 축 늘어진 산양삼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 만이 아니라 곳곳에 죽어가는 산양삼이 눈에 띄었다. "너무 가물어 이렇게 산양삼이 말라 죽는 것이다. 엊그저께 내린 비로는 이 가뭄을 이길 수가 없다." 10여년 이상을 애지중지 관리한 산양삼이 가뭄에 속절없이 타들어간다.

함께 모여 가뭄을 이길 수 있는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뚜렷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곳곳에 물탱크를 설치해 인위적으로 물을 주기에도 역부족이다." 가뭄이 비단 산양삼 농가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10여년 힘들게 관리한 산양삼이 가뭄으로 시들해지는 모습에 모두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지킴이들의 활동은 정해지지 않는다. 산 곳곳 혹시 모를 위법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농장주의 양해를 구하고, 동행이 아닌 지킴이들이 직접 농장 곳곳을 살피는 식이다. 처음 지킴이 활동에서는 농가들의 상당한 반감도 있었지만 활동 4년째에 접어들면서 산양삼 재배농가 모두가 이제는 명품 함양 산양삼을 지켜내겠다는 굳은 마음이 생겼다. 온원석씨는 "농사일이 바빠 지킴이 활동에 참여할 수 없을 정도지만 지킴이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활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시간 정도 농장 곳곳을 살펴본 지킴이들은 함께 모여 회의를 통해 농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오전 일과를 마무리 했다. 이날 오후에는 마천면과 휴천면 지역 6개 농가를 2개 조로 나눠 살펴봤다. 품질검사를 받은 농가와 대상 농가로 이들 농가를 둘러보는데 시간이 빠듯하다. 서둘러 점심을 먹고 함께 바쁜 걸음으로 현장으로 출동했다.

함양 산양삼 지킴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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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산양삼 지킴이(hamyang wild ginseng keeper)'는 지난 2014년 발대했다. 지킴이 활동은 명품 함양 산양삼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는 불량 산양삼 사건이 발단이다. 상품가치가 없는 인삼을 삼양삼으로 둔갑시켜 불법 제작한 품질검사증까지 부착해 판매해온 산양삼 재배 농가가 경찰에 적발된 것이다.

이는 지난 10여년 간 함양 산양삼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공들인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변할 수 있는 중대 사건이었다. 산양삼을 생산하던 농가들은 물론 행정, 그리고 군민들까지 이래서는 안 된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때부터 산양삼 농가와 행정 등의 자정 노력이 시작됐으며, 명품 함양 산양삼을 스스로 지키기 위한 노력의 시작이었다. 이때 만들어진 것이 '함양 산양삼 지킴이'다. 처음에는 농가와 행정, 경찰, 농산물품질관리원까지 함께하며 불량 산양삼 퇴출 굳은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매년 산양삼 지킴이 발대식을 가지며 꾸준하게 불량 산양삼이 함양에 발붙일 수 없도록 노력해 오고 있다. 2017년에도 지난 3월 발대식 이후 5월에 접어들며 어김없이 지킴이 발대식을 갖고 활동에 돌입했다. 지킴이 위원과 공무원 등으로 구성되어 각 6명씩 2개 조로 오는 9월 함양산삼축제(9.8~17) 개최 전까지 매주 화·목요일 군 내 산양삼 농가를 대상으로 활동을 한다. 지킴이활동 대상은 품질검사를 받았거나 받고자하는 40농가, 2016년 신규농가 중 5kg이상 파종한 10농가, 일정규모 이상 재배하거나 기타 요건에 해당하는 112농가 등 총 162개 농가다.

특히 이번 지킴이활동에서는 농지에서 기른 '인삼' 묘종을 산지에 이식해 재배하는 행위, 인위적인 시설물인 차광막과 농약을 사용하는 행위 등 산양삼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농가를 적발해 산양삼을 자진폐기 하도록 유도하거나 페널티를 부여한다. 산양삼은 산지에서 파종하거나 양묘한 종묘를 이식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키워야 산양삼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생산신고를 하지 않고 재배하는 농가와 품질검사를 받지 않고 유통하는 농가를 지도하며, 품질검사를 받고 산양삼을 판매하고자 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지킴이 위원이 직접 확인하고 수량만큼 전자(QR)태그를 부착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주간함양 (강대용)에도 실렸습니다.
#특집 – 함양 산양삼 지킴이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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