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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만 할 수 있다면 '밥상'이라도 좋아라!

[올림픽 리포트] 왜 중국이 '탁구 강국'인가

08.08.17 19:05최종업데이트08.08.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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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왕좡올림픽광장에서는 매일 아침 탁구 시합이 열리고 있다. 돌탁구대는 산뜻한 디자인의 나무질감의 탁구대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 김대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탁구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후 지금까지 중국은 '탁구 강국'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중국은 88 서울올림픽부터 16년 동안 탁구에 걸린 20개 금메달 중 16개를 휩쓸어갔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중국은 탁구에 걸린 금메달 4개를 모두 싹쓸이할 작정이다.

중국이 이처럼 '탁구 강국'인 이유가 무엇일까. 이 이유는 중국에 며칠만 있다 보면 알 수 있다.

학교와 아파트 단지, 공원, 유스호스텔 등 곳곳에 탁구대가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아침, 점심, 저녁 할 것 없이 탁구를 치는 사람들, 그리고 구경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탁구를 치는 사람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 꼬마 아이들부터 학생들, 중노년의 사람들, '남녀노소 할 것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중국 남경에 위치한 LG LCD법인은 '사내에 탁구대 설치하기'를 '현지화' 전략의 하나로 내놓았다.

양정배 남경 LG전자 법인장은 "현지사원(중국인)들과 탁구를 치며 스트레스도 풀고 회사 일에 관한 이야기도 나눈다"면서 "탁구대 설치 이후 한국 주재원들과 현지 사원들 간의 사이가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지 사원들 또한 회사에 대한 친근감과 애사심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탁구대'하나로 이처럼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다니…, 중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7살 때부터 탁구를 치기 시작했다는 양리쥔(22). 꾸준히 차오양 공원에 나와 탁구를 즐긴다고 한다. ⓒ 박선민


7살 된 손자에게 탁구를 가르쳐주고 있는 리진즈(67)와 그의 남편. 67세로 보이지 않는 그녀에게 젊음을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자 "탁구를 즐기기 때문이다"고 한다. 이들은 "중국이 탁구 금메달을 꼭 딸 것이다, 중궈 찌아요!"라며 중국 올림픽 선수들에게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 박선민


그러면 왜 이토록 중국인들은 탁구를 좋아하는 것일까. 중국과 남자 탁구 단체 준결승이 있는 16일 차오양공원을 찾았다. 그곳에는 여전히 많은 중국인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었다.

7살 때부터 탁구를 치기 시작했다던 양뤼진(22·여)은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정식 교과목에 탁구가 있다"며 "집이 부근이라 이곳에 자주 나와 탁구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보는 것도, 직접 하는 운동도 탁구를 손꼽았다.

바로 옆 탁구대에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손자와 함께 탁구를 치고 있는 리진즈(67) 노부부. 7살 된 손자에게 탁구를 가르쳐주고 있던 그들은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바로 탁구를 즐기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 '중국인들이 왜 이토록 탁구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그들은 "무엇보다 장소를 구하기가 쉽다"며 공원에 설치된 18개의 탁구대를 가리켰다. 이어 "중국인들은 비싸고 좋은 탁구 채와 탁구대가 필요 없다"며 "밥상도 탁구대가 될 수 있는 걸"이라고 말하면서 밝게 웃었다.

중국 운남성 '다리 고성'에 있는 탁구대이다. ⓒ 박선민


그 순간 기자가 7월 중국 운남성으로 여행했을 때 참으로 인상 깊었던 탁구대가 떠올랐다. 시멘트로 벽돌 위에 나무 작대기와 돌멩이 하나로 만든 탁구대. 이것이 그동안 탁구 금메달을 휩쓸어간 중국의 원동력이 아닐까 한다.

널찍한 시멘트 벽돌 위에 나무작대기와 돌맹이 하나로 만든 탁구대는 고성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 한다고 한다. ⓒ 박선민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SK텔레콤 T로밍이 공동 후원하는 '2008 베이징올림픽 특별취재팀' 기사입니다.
탁구 베이징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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