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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빈
고향 집에
먼지 쌓인 나무마루와
마당을 쓸며
살아온 내 생애는
얼마나 많은 먼지와
쓰레기가 쌓여 있을지.
부끄러워 힘든 줄 몰랐다.
담 밑 장독대를 닦으며
힘들었던 지나온 길과
또 가야 할 생명 저 너머에
보이지 않는 어두운 시간을 보았다.
솔방울 썩은 고향냄새 풍기는
솔숲을 거닐며
지게 지고 논밭 길을 오가던
아버지의 피멍 든 어깨를 보았다.
바다의 슬픈 그늘진 파도와
바위 위에서 어미의 힘으로
살아보려던 어머니의 고무신을 보았다.
양지에서 그늘처럼 살아온
마흔. 일곱. 해
노을빛 지는 해 앞에서
바람 앞에서, 철없이 지내온 흔적까지
세월 깊숙이 더럽혀진 먼지를 쓸며
몸과 맘이 부서지도록 쓸고 있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쓸던
시간 속 아름답던 마당을
마흔. 일곱. 번 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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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마을 진도 죽림리 여귀산에서 바라 본 접도, 그리고 죽림리 ⓒ 김정관
▲ 고향마을 진도 죽림리 여귀산에서 바라 본 접도, 그리고 죽림리
ⓒ 김정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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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9 13:52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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