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축제현장에서 -3-

등록 2000.01.01 00:00수정 2000.02.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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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새천년이 온 것이다. 2000년 새해가 온 것이다.
세종로를 가득 매운 시민들은 서로 얼싸 안으며 저마다 새 희망을 가슴속에 담는 표정이다.
코리아나 호텔 측면에는 커다랗게 "2000"이라고 찍힌다. 잠시후 폭죽이 광화문쪽에서 터지고, 이순신 장군 동상옆에 설치해 뒀던 40여 미터 높이위에 있는 바구니가 열리면서 형형색색 천이 떨어진다.

잠시후 세종로 하늘을 덮고도 남을 만큼 종이조각이 뿌려진다. 조명에 비춰져 마치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듯 착각을 일으킬듯 하다. 엄청나게 뿌려댄다.
폭죽이 마무리될 무렵, KBS국민대축제가 바로 시작된다.


이정현의 "와"가 나온다. 변진섭, 김건모 등이 이어서 나온다.
사람들이 그쪽을 몰려간다. 광화문 새천년 행사장 뒤편은 아까 뿌린 종이조각으로 그득하다. 아마도 20만은 족히 넘을 듯한 인파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였으며, 술냄세를 풍기는 취객들도 많았다.

골목 한켠에는 추운날씨임에도 땅바닥에 주저 않아 동전통을 흔드는 어느 노인의 모습이 2000년의 새로운 희망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되새김질 하게 해 준다.
이쪽 저쪽에서는 음식물을 게워내는 20초반의 여성의 모습도 보이고, 지하철을 타기위해 길게 늘어선 행렬에서 사람들의 눈살은 찌뿌려져 있었다.

20세기 기 한번 펴보지 못한 우리 민중들의 억눌린 기가 이제는 어떻게 표출되고 해소될 것인가. 80이 희생돼 20이 살아가는 사회. 인간다운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아울러 내가 소속된 공간에서 얼마나 자신을 키워내며 큰 숲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스치는 사람들의 옷깃속에 반성과 전망을 만들어본다.

새벽 1:30경 지하철이 끊어지기 전에 서둘러 광화문을 빠져나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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