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적인 측면에서는 어떤지 몰라도 총선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이번에 발표한 공천 부적격자 명단은 양적인 측면에서 너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이번 시민운동을 부패와 무능이 횡행하는 이 땅의 정치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의 여망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곧 이어 후속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하니 좀더 지켜봐야 되긴 하겠지만, 현재까지 보여지고 있는 총선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활동결과는 차라리 실망스러움에 가깝다.
구악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정치권에 따끔한 경종을 울려주는 정도의 효과만을 노렸다면 또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아니지 않은가?
지금 국민들이 총선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낙천 낙선운동에 환호를 보내고, 그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까닭은 이번 기회에 이 땅의 정치풍토를 확 바로잡자는 것이다.
그런데 국정 결정이나 법률 개정 등에 필요한 최소인원의 과반수도 못되는 사람들을 낙천 또는 낙선시켜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가?
이 땅의 정치판을 확 바로잡으려면 최소한 개혁입법 추진 등에 필요한 과반수 이상의 개혁성향 정치인이 등용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하거나, 또는 개혁입법 추진에 걸림돌이 되는 과반수 이상의 기존 정치인들을 밀어내야 할 것 아닌가?
지금 중요한 것은 몇몇 문제 정치인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다. 새 천년에 걸맞는 새로운 정치의 실현 여부가 관건인 것이다.
썩은 뿌리를 송두리째 잡아 뽑을 수 있는 힘이 결집된 이때 가지치기만으로 만족해 한다면 결국 나무는 썩어버릴 것이고, 그 썩은 나무를 다시 살려내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게 엄청난 희생과 노력을 쏟아부어야만 할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