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한껏 잘난 체를 하며 코스닥이 어쩌구 저쩌구 하자 한 아줌마가 주눅든 목소리로 "코스닥이 뭐예요?" 하고 묻는다.
이에 다른 아줌마들이 코스닥도 모르는 자신들이 너무 한심하다는 듯 잔뜩 기죽은 음성으로 "몰라요"를 연발하고, 그러면 다시 누군가가 한국일보만 읽으면 무식한 아줌마도 유식해질 수 있다는 듯 유혹적인 말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마지막엔 무식한 아줌마들을 위안이라도 하듯 "힘내라 아줌마!"라는 제법 거창하게 들리는 격려성 구호로 모든 것을 마무리한다.
한국일보의 광고 얘기다.
외국에서는 어떤지 몰라도 국내 광고 중에선 드물게 아줌마라는 집단을 광고의 타겟으로 정하고 있어 좀 특이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간결하면서도 함축성 있는 대사들이 인상적이고 재미있어서 한두 번만 들어도 귀에 쏙 들어온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따져보면 별로 유쾌하지가 못하다.
그 이유는 이 광고의 출발이 '아줌마는 무식하다'는 몰상식한 선입견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아줌마는 무식하고, 무식하기 때문에 열심히, 많이 배워야 하며, 열심히 많이 배우기 위해서는 한국일보를 봐야 한다는 식이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한국일보는 아줌마라는 이름으로 대변되는 사람들을 무식하다고 단언하고 있는 것인가?
아줌마라고 불리는 사람들 중에는 고급한 수준의 학식과 교양을 갖춘 사람들도 결코 적지 않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수십 년간 살아오는 과정에서 체득한 삶의 지혜로 무장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 같은 사실은 도외시한 채 문제의 광고는 '아줌마는 무식하다'라는 몰상식한 선입견을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 양 근간에 깔고 아줌마들을 은근히 욕하고 깔보면서 유식해지려거든 한국일보를 보라고 유혹하고 있다.
그래 놓고는 뺨 치고 얼르는 격으로 "힘내라 아줌마!"를 뻔뻔하게 외치고 있는 것이다.
정말 불쾌한 광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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