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세상은 너무 썩었을지도 모르지만….

등록 2000.01.31 00:00수정 2001.02.1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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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윌리스가 주연한 영화 「마지막 보이스카웃」을 보면 아주 인상적인 부분이 나온다.

한 프로풋볼 선수가 승부조작을 통해 일확천금을 노리는 전문 도박단의 협박을 받아 반드시 터치다운을 달성해야 할 상황이 되자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상대 선수들을 권총으로 쏴 제끼고 달려나가 터치다운을 달성하고는 자신의 관자놀이를 향해 권총을 발사하면서 "세상은 썩었어"라고 절규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그의 마지막 독백처럼 어쩌면 세상은 너무 썩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영화속의 그처럼 썩은 세상을 향해 비웃음을 풀풀 날리며 죽음을 택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우리들은 그런 썩은 세상속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야만 한다.

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살아야 한다는 것은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이 썩은 세상과의 연관관계속에서 이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빌어먹게도 너무 썩어버린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살아가야만 하는가?

적당히 타협하며 사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같이 썩은 내를 풍기며 세상이 더 빨리 썩어 문드러질 수 있도록 거드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 방법은 대단히 편안하다. 중독성이 있어 사람이 좀 많이 망가지는게 흠이기는 하지만, 썩은 세상 증후군의 사람들로 가득찬 현세에서는 별로 표나지않게 잘 살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사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나 하나만의 문제로 그친다면 그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세상을 바꿔야 하니 어쩌니 하며 골머리를 썩이는 것보다는 얼마 길지도 않은 삶을 온전히 살 수 있으므로.

그러나 세상은 계속 이어진다는게 문제다. 나의 세상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들의 세상이 다시 도래하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 진짜 문제다.


세상은 너무 썩었다. 세상이 이렇게까지 썩는데에는 분명 나도 일조를 했다. 세상이 썩게 만드는데 직접 가담했건 방관을 통해 이를 가속화 시켰건간에 썩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누구 하나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까지 참 쪼다처럼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썩었다고 욕은 하면서도 그것을 바로잡아 보겠다는 노력은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

'나같은 소시민이 무슨 힘이 있다고' 어쩌고 변명만 앞세우며 우리들 대부분은 철저한 방관자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 더이상 그래서는 안된다.

세상은 이제 변해야 한다. 이 썩은 세상을 해맑은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이상 쪼다처럼 구석에 웅크리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지금이야말로 쪼다들이 세상을 향해 출사표를 던지고 나아가야 할 때다.

이 땅의 모든 쪼다가 쪼다 굴레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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