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언론의 <박태준 총리도 벤처에 주식투자> 보도에 대한 반론형식의 글이다. 이 기사의 필자는 오랜동안 박태준씨의 비서로 일했음을 밝혀둔다. 한편 레이컴시스템스의 손성익 부사장은 아래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보고 "모두 사실"이라고 했다 -- 편집자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변동내역신고 결과, 대다수의 공직자들이 주식투자를 통해 재테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들은 적지않게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나라의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며 직접 정보를 창출하는 위치에 있는 공직자들, 그리고 최고급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고위층 인사들이 주식투자를 통해 1년 사이에 재산을 크게 불려왔다는 사실은 이 나라 공직자들의 도덕성의 수준을 보여 주는 것으로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아직도 IMF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 그중에서도 푼돈이나마 벌어보겠다고 뒤늦게 ‘묻지마 투자’를 했다가 빈털터리가 된 많은 사람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는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PC 통신을 비롯한 각종 매체에는 이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급기야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도 이들의 투자내역을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이와 관련 3월1일자 조선일보에는 박태준 국무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주주 여러분, 지금부터 주주총회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방망이를 치는 모습의 만평을 통해 고위공직자들의 행태를 비꼬는 만평이 실렸다. 매우 시의적절하고, 현실을 잘 풍자한 만평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일반의 분노를 대변하는 이 만평은 모든 공직자들의 투자행태를 동일시하여 꼭같이 비도덕적인 행위로 비난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난할 것은 비난하되 옥석을 구분하여 바로 알리고 평가하는 것 또한 언론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잘못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가 박태준 총리의 경우이다.
박태준 총리의 경우는 여타 공직자들처럼 부도덕한 투자행위로 몰아붙여서는 안되는 케이스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신고내역에 따르면 박태준 총리는 비상장기업인 레이컴시스템㈜의 주식 1,357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치를 액면가인 10,000원으로 평가, 1,357만원으로 신고했는데 이 주식이 장외시장에서 주당 6만원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가치는 8천만원 이상이 된다 하여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박 총리가 이 주식을 취득하게 된 경위를 보면 부도덕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경제전문가인 공직자로서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투자한 사례에 해당하는 것이다.
박총리가 레이컴시스템의 주식을 취득한 것은 그가 자민련 총재로 있던 1999년 9월이었다고 한다. 당시 KBS 1TV는 IMF 이후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우수한 신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자금이 부족하여 부도위기에 처한 유망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매주 일요일 오후 ‘사장님 힘내세요’라는 프로그램을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1999년 8월 29일(일요일) 프로에 등장한 기업이 바로 레이컴시스템(주)였다. 이 회사는 기존의 정보통신시스템보다 진일보한 레이저빔을 이용한 차세대 통신기술의 개발을 거의 완료한 상태에서 자금부족과 주변의 몰이해에 직면하여 신기술개발의 꿈을 접어야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우연히 이 프로를 시청하던 박 총리는 만약 이 기술의 개발이 완료된다면 기존의 광케이블을 이용한 통신수단에 비해 한 차원 높은 통신혁명을 가져올 수 있는 순수 국산신기술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처럼 유망한 기술을 가진 기업이 좌절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그는 다음날인 8월 30일(월요일) 출근한 즉시 비서를 통해 KBS에 전화를 걸어 레이컴시스템의 소재를 파악한 다음 자신이 1,0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또 경제전문가이자 공동여당 총재인 자신이 지원하는 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니 그 자체를 홍보소재로 활용하라고까지 충고하였다고 한다.
그후 KBS의 방영을 통한 모금과 박총재가 지원한다는 사실까지 겹쳐 레이컴시스템에는 많은 투자가 몰려들었고 그 결과 중단되었던 기술개발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바람에, 이 회사가 지금은 장외시장에서 장래가 유망한 벤처기업으로 인정받아 주식가격이 급등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박총재가 지원한 1,000만원을 받은 레이컴시스템(주)에서는 다른 투자가에 대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를 9월 9일 투자로 처리, 당시 자신들이 평가한 가격(1주당 17,000원)대로 자사 주식 590주를 보냈다. 이어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12월 15일에는 무상증자 130%를 실시하여 박총리가 보유한 주식이 1,357주로 늘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박총리의 경우는 여타 공직자들의 경우처럼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재산을 불리기 위한 목적에서 투자를 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쓰러져가는 유망중소기업을 지원하려는 순수한 뜻에서 1,000만원을 지원한 것이 회사도 살리고, 재산도 증식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물론 총리가 되기 전에 있었던 일이기는 하지만, 이는 경제총리로서, 또 사이버총리로서 경제회생과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 취임 당신의 약속과도 부합하는 일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박총리의 경우는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공직자들이 본받아야 할 미담사례로 평가받아야 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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