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텐유호와 제 2의 텐유호사건 글로버 마스호 해상피랍’의 미스터리는 국제공조로 풀어야만 한다.
99년 3월 7∼9일 싱가포르에서 중국과 일본,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4개국의 해상치안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하는‘해적 및 해상강도에 관한 지역회의’가 열린 바 있다.
지난 98년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담 당시 논의된 해적관련문제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열렸던 이 회의에 해경은 수사과장(총경) 등 실무자들을 파견한 바 있다.
해경은 이 회의에서 지난 98년 9월 한국 조달청이 수입하는 알루미늄괴 3,000여t을 싣고 인도네시아 쿠알라 탄정항을 출항, 말래카 해협에서 실종된 뒤 같은해 12월'산에이-1호’로 선명이 바뀐 채 중국 장쑤성(江蘇省) 장자강(張家港)에서 발견된 텐유호 사건의 해결을 강력히 제안하였으나 중국 공안의 공조거부로 무마되었다.
해경은 그동안 텐유호를 다른 선명으로 바꿔 알루미늄괴와 함께 처분한 혐의(장물취득 등)로 싱가포르 무역상 이동걸(李東杰·52)씨 등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텐유호에 승선했던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 등 선원 14명의 생사를 포함한 사건의 전체적인 실체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텐유호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해적 사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은 만큼 이번 회의가 텐유호 사건을 해결하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중국공안과의 공조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2000년 현재까지도 알루미늄괴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으며 텐유호도 중국 공안의 감시하에 놓여져 있다.
그동안 텐유호 사건은 우리의 기억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었다. 또한 텐유호 승선선원들은 전원 살해당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시신은 인근 근해에 버려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나 수감되어 있는 해적들이 확실한 위치에 대한 증언을 거부해 남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텐유호 사건은 중국공안이 세관 검사 과정에서 중국 공안 세관원들이 엔진 식별 기호와 번호를 우리 해양경찰측으로 확인해줄 것을 요청함으로부터 밝혀지게 되었다.
한때 한국방송공사가 일요스페셜 시간을 통해 보도한 텐유호사건 미스테리 편에서는 중국 공안의 감시망과 아시아 해적을 대적하기 힘든 상선사와 내전으로 가득차 버린 교도소시설 탓에 아직도 심문과정을 기다리는 해적들이 수감되어 있는 인도의 교도소 시설 등 여러 악재들을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제2의 텐유호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 선원이 탄 화물선 글로버 마스 호가 태국 근해 98년 11월 텐유호가 피랍된 곳과 인접한 해상에서 피랍된 것이다.
한국인 선원 7명을 포함해 모두 17명의 선원을 태운 채 지난 23일 태국 근해에서 실종된 야자기름 운반선 `글로벌 마스'호는 납치된 것으로 추정됐다.
말레이시아 해양 구조·조정센터 책임자인 압둘 나자르 씨는 "이 배는 인도네시아 벨라완항과 말레이시아 클랑항에서 야자기름 6000t을 선적한 후 인도의 할디아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며 "이 배를 찾는데 현상금 10만달러가 걸렸다"고 29일 덧붙였다.
한국인 외에 미얀마 선원 10명을 태운 채 지난 22일 말레이시아 클랑항을 떠난 파나마 국적의 글로벌 마스호는 하루 뒤 태국 푸켓섬 근해에서 일본 항해당국과의 교신을 끝으로 연락이 두절됐다.
나자르 씨는 "이 배는 인도네시아 벨라완항과 말레이시아 클랑항에서 야자기름 6000t을 선적한 후 인도의 할디아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해양 구조·조정센터는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내 모든 지역 구조센터들로 하여금 3729t 규모의 이 배를 찾는 작업에 나서도록 지시했다.
나자르 씨는 "실종된 배로부터 어떤 조난신호도 없었으며 배는 아마 아직 표류중이며 누군가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항해코스는 민항사들이 해적의 잦은 출몰로 가장 꺼리는 코스라고 한다. 특히 이들은 야간에 보트, 어선, 고속정 등 다양한 선박과 중무장으로 접근하여 살인을 일삼고 배는 개조해서 2중 3중의 거짓 서류를 꾸며 그럴듯한 무역회사의 상선으로 위장, 또는 제 3자 양도의 방식으로 국제 해양법망을 빠져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조직은 필리핀의 무역회사로 등록되어 있으나 한국방송공사 취재진의 취재 결과 허위임이 밝혀졌다. 실세력은 극우 게릴라와 재외교포 2세, 인도, 베트남 등 각종 인종과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특히 이 조직의 리더는 한인교포 2세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은 각 국가의 해경과 해군선박과의 잦은 교전경험으로 재빠른 습격, 도주, 선박 위장 기술을 갖추고 있어서 각국 해당부서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지난해에만 해적출몰 피해건수는 213건으로 올해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오늘도 상선들은 최단거리 수송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항해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의 상선들은 이 코스에 대해서 항해금지구역으로 선포하고 있을 정도다.
정부는 더 이상의 상선 피랍을 막기 위해서 건설교통부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입법안 상정, 국제 외교채널의 다각화, 공조수사 등 특단의 조처와 함께 항해조령을 개정해서 해적에 대처하기 위한 무장을 허가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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