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농사' 짓고 있는 사나이

[이 간사를 말한다2]-남북농업발전협력민간연대' 강선원

등록 2000.03.02 07:54수정 2000.03.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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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센티미터의 목포 사나이, 강선원. 그는 누구인가? 목포대 사학과 91학번으로 현재 서른살의 고개를 넘보고 있다. 올해는 반드시 맘 착한 여성과 연애하고 싶다는 그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아직은 옆에 없다.

그의 일터는 '남북농업발전협력민간연대' 줄여서 '남북농발협'이다. 99년 9월부터 남북농발협에 들어와 사람농사를 짓고 있는 강선원 간사. 걸진 남도 사투리에는 사람에 대한 따뜻함이 묻어난다.

"사람 간 보지 마쇼!" 사람을 간 본다? 아니 찌개도 아니고 국도 아닌데 웬 간? 이 말은 사람 시험하지 말라는 말이렷다. 강선원 간사와 잠시라도 같이 있어보면 오리지날 남도 사투리 한 두마디 쯤은 꼭 배우게 된다. 자신에 대해 한마디로 '멋진 놈이다'라고 대답하는 강선원 간사는 시원시원하다.

그의 신조는 "사회적 역사적 인간으로써 나를 각인하고 시공을 초월한 절대 아(我)를 만들자". 조금은 무시무시하다. 하지만 얼마간 지켜본 결과, '밥데기(밥풀의 남도사투리) 남기지 말 것'이 그의 신조가 아닌가 싶다. 같이 식사하다가 밥 남기는 사람이 있으면 대뜸 그의 훈계를 듣게 된다. 물론 그의 철학적 깊이를 낮춰보는 건 절대 아니다. 그만큼 생활속에서 녹아있는 그의 신념을 높이 사는 것이다.

학생운동가가 '지존파'된 사연

"94년 목포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되면서 남총련 조국통일위원장도 같이 맡게 되었어요. 바로 수배가 떨어졌죠. 제 고향이 목포 앞 바다에 있는 자은도라는 작은 섬인데...아버지 회갑을 하루 앞두고 잡혔거든요. 그 소식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제가 '지존파'인 줄 알았대요"

그 후로 2년하고 이틀이라는 시간은 그에게 있어 참 소중했다. 가장 혈기왕성하고 바쁠 시기를 감옥에서 보내면서 그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자신을 돌아보고 깊이있게 성찰하는 계기를 갖게 되었을 뿐 아니라 생명의 소중함과 대자연속에 존재하는 인간 강선원을 만난 것도 그때라고 한다.


남북농발협은 한 선배님의 소개로 지난 9월부터 일하고 있다.
"가장 주력하고 있는 씨감자보내기사업은 적십자 등에서 벌이는 단순한 '대북 지원사업'이 아닙니다. '남북 협력사업'이죠. 이 사업으로 남북한의 농업이 같이 발전하는 겁니다"라며 강선원 간사는 남한이 굶주리는 북한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라고 시각을 교정해 준다.

"내 삶 자체가 '운동했다'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강선원 간사는 남북농발협에서 일하면서 배울 것이 너무 많다고.


그는 여행동호회 '역장'도 맡고 있다.

"여행을 좋아해서 만들었죠. 전공이 사학이라 답사를 많이 다녔는데 그 때 느낀 것이 준비없이 여행을 가면 남는 것도 별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같이 준비된 여행을 가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죠" 현재 라이코스 여행동호회 '사평역에서' 역장을 맡고 있는 강선원 간사의 설명이다.

컴맹이나 다름없었던 그는 인터넷을 만나면서 사이버 공간의 무한한 가능성에 반했다고. 누구나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직접 얼굴을 맞대는 건 아니지만, 사이버 공간에서 다양한 색깔의 사람들을 만나는 맛은 어디에도 비길 바 없지요" 가끔 채팅하다 죽이 잘 맞아 한밤중에 술 한잔하기도 한다는 강선원 간사는 요즘 인터넷하는 재미에 쏙 빠져 있다.

'사평역에서'는 마흔 아홉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고 문경새재와 이천도자기마을에 다녀왔다. 막상 여행 날짜를 잡고 같이 갈 수 있는 회원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한번씩 갈 때마다 얻은 것이 많았다나.

특히 문경새재는 충주에 사는 어느 회원의 초대로 이루어졌고, 덕분에 숙소뿐만 아니라 회원의 어머님이 준비해주신 맥주 한 박스와 안주로 밤새 이야기꽃을 피웠다고 한다.

실험하는 삶, 40대가 되면 '귀농'하리라

동태찌개 먹을 때 머리를 뼈까지 발라 맛있게 먹을 줄 아는 강선원 간사는 영락없는 어부의 후예다. 그런 그가 뭍으로 나오려 한다. "40대가 되면 꼭 할 겁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사뭇 단호하다.

"물 맑고 산 깊은 곳을 물색해서 내려가 농사도 짓고 지역공동체도 일구면서 살고 싶다"는 것이 그의 꿈. 비현실적인 것 같다는 말에 그는 나중에 놀러 오면 먹고 자는 건 걱정말라고 약속한다.

덧붙이는 글 | *'남북농업발전협력민간연대'에 대해
사단법인 남북농발협(이사장 이재정 성공회대 총장)은 한반도의 식량자립을 위해 남과 북이 협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1998년 6월에 출범했습니다. 겨레사랑북녘동포돕기범국민운동본부를 비롯해 14개 종교, 시민, 사회단체가 망라돼 있습니다. 주요사업으로는 계약재배시범사업 및 농업기술협력으로 남북농업협력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협동농장과 계약재배를 해서 우량씨감자를 공급하고 기술협력을 진행합니다. 

**'씨감자보내기사업'이란?
북한에서 식량작물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감자. 요리만도 1백가지가 넘습니다. 남한의 기술로 재배된 우량 씨감자를 남북농발협을 통해 북한에 지원하면 그 곳의 협동농장에서 대량으로 감자를 생산합니다. 감자는 짧은 기간에 대량으로 수확할 수 있고 풍부한 영양과 칼로리를 갖고 있어 북한 동포들의 식량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됩니다.

덧붙이는 글 *'남북농업발전협력민간연대'에 대해
사단법인 남북농발협(이사장 이재정 성공회대 총장)은 한반도의 식량자립을 위해 남과 북이 협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1998년 6월에 출범했습니다. 겨레사랑북녘동포돕기범국민운동본부를 비롯해 14개 종교, 시민, 사회단체가 망라돼 있습니다. 주요사업으로는 계약재배시범사업 및 농업기술협력으로 남북농업협력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협동농장과 계약재배를 해서 우량씨감자를 공급하고 기술협력을 진행합니다. 

**'씨감자보내기사업'이란?
북한에서 식량작물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감자. 요리만도 1백가지가 넘습니다. 남한의 기술로 재배된 우량 씨감자를 남북농발협을 통해 북한에 지원하면 그 곳의 협동농장에서 대량으로 감자를 생산합니다. 감자는 짧은 기간에 대량으로 수확할 수 있고 풍부한 영양과 칼로리를 갖고 있어 북한 동포들의 식량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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