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왜 중국에서 당하나 2

-'사랑에 울고 돈에 속고'

등록 2000.03.02 17:49수정 2000.03.0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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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조선족 처녀들은 건드리냐고? 그거야 사실 만주족과 몽고족은 말도 통하지 않고 그래서 정복감은 들겠지만 거사를 치르기엔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같은 값이면 동포를 돕는게 낫지 않냐는 박애정신(?)을 발휘해서 그렇다나 어쨌다나.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땐 기가 막혀서 할 말이 없었다.

순진한 조선족 처녀들, 순진한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아가씨들을 데리고 거사를 치르면서 얼마나 어르고 달래고 했을까? 내가 한국에서는 어떤 어떤 사람인데 하는 식으로 구라를 치면서 한국에 갈 수 있게 해주겠다느니, 중국에서 회사를 차릴 생각인데 같이 일해보자느니 하면서 온갖 사기를 치고 며칠 단물 쓴물 다 빨아먹다가 헌신짝 내버리듯 팽개치고 돌아와버리는 한국 아저씨들.


조선족 처녀들은 그런 아저씨들에게 신물이 났을 것이고 기회만 있으면 그런 놈들에게 복수를 하리라 마음 먹었으리라.

문제는 또 있다. 사랑하던 갑순이가 마을을 떠나버렸으니 혼자 남은 갑돌이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었다. 물어물어 갑순이를 찾아왔더니 갑순이는 왠 한국 아저씨품에 안겨 있더란다. 꼭지가 돌아버린 우리의 갑돌이. 그래도 사내라고 한국놈을 냅다 패대기를 쳤더란다. 이름하여 '사랑에 울고 돈에 속고'.

그러다 갑순이와 갑돌이는 입을 맞추어 적당한 먹이감을 찾아 사냥을 계획한다. 갑돌이 왈 "갑순아. 돈 꽤나 있어 보이는 놈팽이 한놈만 후리면 평생 먹고 살 수 있다. 네가 저지른 죄 내가 다 용서할테니 한건만 하자" 갑순이는 지은 죄도 있고 갑돌이 말 맞다나 한 건만 하면 이런 비참한 생활하지 않아도 되고 사랑하는 갑돌이와 오순도순 아들 딸 낳아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눈 딱 감고 한 건만 올리자. 그동안 나도 숫하게 속아왔는데 나쁜 놈 벌 준다고 생각하자.

한국 사람이 중국에서 표적이 되는 이유는 또 있다. 한국 사람들의 추태와 돈 씀씀이도 문제거니와 돈을 쓰는 습관 또한 문제이다. 한국 남자는 어딜 가든지 지갑에 빳빳한 지폐를 빼곡이 넣고 다닌다. 그것도 인민폐, 달러 할 것없이 고액권으로. 인민폐 백원이면 우리돈으로는 십만원 정도의 가치를 지닌다. 더군다나 백달러짜리 지폐는 인민폐로 팔백원 정도가 되니 가히 큰 돈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네 한국 남자들은 곧 죽어도 쫌팽이 소리는 듣기 싫어서 뭘 먹든지, 뭘 사든지 백원짜리 인민폐, 백달러짜리 지폐를 보란듯이 꺼내어 계산을 한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지.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 했던가.


지갑에 빽빽이 들어찬 지폐를 보는 순간 누군들 욕심이 생기지 않을쏘냐. 모르면 몰라도 납치까지는 이어지지 않더라도 지갑채 털리고 여권 뺏긴 사람은 한 둘이 아닐성 싶다.

지금까지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요즈음의 중국에서의 한국인 납치 사건에 대해 몇 글자 적어보았다. 먼저 납치를 당해 생명의 위협을 받았던 분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리고 싶다. 아마 그분들은 선의의 피해를 당하신 분들일 것이다.


필자가 하고픈 말은 그분들이 위에서 언급한 그런 사람들이란 뜻이 아니라 그런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고 꼭 납치를 당하신 분들이 그래서가 아니라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감에 따라 배알이 꼴리고 피해 의식에 사로잡힌 조선족들도 하나 둘씩 늘어간다는 뜻이다.

언젠가 북한에서 탈북하신 분들이 하는 말씀이 큰 교훈이 되는 것 같다. 한국인은 일등국민, 탈북자들은 이등국민이라는 말이다. 이점은 조선족들도 마찬가지로 하는 말이다. 그래도 조국이라고 찾아왔는데 따뜻하게 대해주지는 못할 망정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손가락질이나 해대고 사람 취급도 해주지 않는다고 울분을 터뜨리는 조선족들이 한 둘이 아니다.

일제 시대 때 일본인들에게 똑같이 이등국민 취급을 당하면서 얼마나 일본을 욕했던가. 지금 우리가 탈북자나 조선족들을 대하는 것을 보면 일제시대 때의 일본인들과 다를 바가 없다.

필자는 막무가내로 한국인을 욕하고 싶지도 않고 조선족들을 편들 생각도 없다. 다만 한 발 물러서서 왜, 무엇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차분히 반성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두서 없이 이런 글을 써 보는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납치를 당했거나 피해를 당한 분들에게 필자의 글이 누가 되었다면 필자의 본 뜻을 잘 헤아려주시라는 말씀을 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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