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얼마나 어떻게 소득격차가 벌어지나?

등록 2000.03.03 14:29수정 2000.03.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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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세에 따라 전반적인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정부의 각종 중산. 서민층지원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계층간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소득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했던 정부와 나름대로 소득수준이 향상됐다고 믿는 서민층에게는 의외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저축예금,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보다 쉽게 부를 쌓을 수 있는 경제환경에서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돈이 돈을 벌게 되는 상황에서 계층간 소득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의 각종 노력이 실효를 거두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소비 증가속도가 소득을 크게 앞지르고 있어 우리사회가 과소비로 치닫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과소비 풍조가 저소득층까지 확대되면 기업들의 투자재원 부족, 경상수지악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소득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작년도 계층간 소득격차는 통계청이 관련통계를 내기 시작한 79년이후 가장 크다.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불균형 정도가 높음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작년에 0.3204로 79년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는 79년 0.3057, 85년 0.3114, 89년 0.3039, 91년 0.2870, 93년 0.2812, 95년 0.2837, 97년 0.2830, 98년 0.3157 등이었다.


지니계수가 1 이면 완전 불평등, 0 이면 완전 평등을 나타낸다.

소득수준 상위 20%인 5분위의 소득점유율을 하위 20%인 1분위로 나눠 계산하는 배율 역시 5.49로 79년이후 가장 높다. 79년 4.96, 85년 5.12, 89년 4.85, 91년 4.46, 93년 4.35, 95년 4.42, 97년 4.49, 98년 5.41 등이었다.


작년 한 해동안에도 소득분배구조는 여전히 악화됐다. 5분위 소득을 1분위로 나눠 계산한 배율은 1.4분기 5.85에서 2.4분기에서는 5.24로 떨어졌다가 3.4분기 5.29, 4.4분기 5.57 등으로 다시 높아졌다. 지니계수 역시 1.4분기 0.333, 2.4분기 0.311, 3.4분기 0.310 등으로 개선됐다가 4.4분기에는 다시 0.327로 악화됐다.

작년 4.4분기중 5분위별 가계수지 항목별 동향에서도 이런 현상은 뚜렷하다. 5분위의 소득은 월평균 478만2천700원으로 1분위 85만1천원의 5.6배였다. 근로소득은 4.9배였으나 사업. 부업소득은 9.9배, 재산소득은 12.1배였다. 고소득층의 경우 근로보다는 부동산, 금융자산 등을 이용한 재테크로 돈을 많이 벌고 있는 셈이다.

소득수준별 씀씀이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작년 4.4분기중 5분위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50만2천원으로 1분위 87만9천원의 2.8배였다. 그러나 개인교통비는 5.2배, 잡비는 5.4배, 교육비는 3.8배에 이르렀다. 주거비, 광열. 수도, 보건. 의료비 등 과소비 대상이 아닌 항목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소득격차 왜 벌어졌나.
소득격차 확대에 대해 정부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생각이다. 경기회복이 고소득층에게 먼저 영향을 미치고 저소득층까지 혜택이 돌아가는데는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특히 고소득층이 일반직에서 계약직으로 전환하고 벤처기업 등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퇴직금을 받는 등 비경상소득이 크게 늘어났으나 영세사업장 근로자, 임시. 일용직은 임금 외에 별다른 소득원이 없다는 점도 소득불균형 확대 원인중의 하나로 꼽고 있다.

따라서 공공근로사업 등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임시. 일용직의 취업능력을 위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한편 중산. 서민층을 위한 저축. 성과분배. 주택 관련제도를 개선하는 등 재산형성을 지원하면 소득격차는 어느정도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지식기반경제 시대를 맞아 고소득층의 경우 수입이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조성돼 있는데 비해 지식과 기술이 거의 없는 저소득층은 수입을 올릴 기회가 거의 없다는데 있다. 더욱이 주식투자 등 재테크를 통해 소득을 올리는 것도 여유자금있는 고소득자에게나 가능하다.

따라서 갈수록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소득은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경기회복세에 따라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이 외환위기 이전수준을 회복한 것은사실이다.

작년 4.4분기중 도시가구의 월평균 소득 232만7천원은 97년 같은분기의 221만8천500원에 비해 1.0% 늘어났다.

물론, 98년 같은 분기의 213만3천600원보다 9.1% 많은 수준이다.

특히, 4.4분기 근로소득의 경우 97년에는 월평균 189만9천500원이었으나 98년에는 170만8천400원으로 급락했다가 작년에 193만1천800원으로 올라섰다. 사업. 부업소득 역시 9만2천8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1.9% 늘어났다.

임대. 이자. 배당 소득인 재산소득도 15.3% 증가한 4만9천400원이었다. 퇴직금, 경조사비 등 비경상소득도 17만8천300원으로 24.9%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문제는 소비가 소득을 앞서가는데 있다.
작년 4.4분기중 소득은 전년 동기에 비해 9.1%증가했는데 소비지출은14.3%나 뛰었다. 경기회복에 대한 지나친 낙관으로 과소비로 치달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비지출은 4.4분기 기준으로 96년 144만5천400원에서 97년 143만3천200원, 98년 137만6천400원 등으로 떨어졌다가 작년에는 단숨에 157만2천700원으로 뛰었다.

개인교통비의 경우 96년 4.4분기에는 월평균 10만8천200원이었다가 97년에는 10만5천800원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98년에는 12만400원으로 상승한 뒤 작년에는 14만3천600원으로 올랐다. 이는 자동차 구입비가 전년보다 무려 57.0% 증가한데 크게 힘입었다.

아울러 컴퓨터, TV, VTR 등 교양오락품에 대한 지출은 3.4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2.0% 줄었으나 4.4분기에는 10.1% 증가했다. 전분기에 6.6%의 감소세를 나타낸 교양오락서비스비는 무려 30.2% 나 뛰었다. 장신구역시 24.3% 의증가율을 보였다.

일반가구 및 가정용 기기도 53.4%나 늘어났고 보건의료비도 18.0%의 증가율을 보였다. 교육비도 97년 4.4분기의1.13배로 회복됐다.

지출액이 늘어난 항목의 대부분은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이나 소비할 수 있는 것들이다.

<>가계 불균형 심각해졌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작년 4.4분기중 50만3천600원으로 3.4분기의 53만6천900원에 비해 줄어들었다. 물론 1.4분기의 49만6천900원, 2.4분기의 43만9천500원보다 다소 늘어났으나 소득수준이 향상된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적은 액수다.

흑자액을 가처분소득으로 나눠 계산하는 흑자율은 4.4분기중 24.3%로 2.4분기의 24.0%를 제외하고는 지난 92년이후 가장 낮다. 흑자율은 92년이후 97년까지는 20%대 후반, 98년에는 30%대를 각각 유지했다.

반면에 소비지출을 가처분 소득으로 나누는 평균소비성향은 4.4분기중 75.7%로 지난해 2.4분기의 76.0%를 제외하고는 92년 이후 가장 높다. 최근들어 씀씀이가 헤퍼졌다는 뜻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저소득층인 1분위의 가계 적자액이 월평균 11만2천200원에 이른다는 점이다. 5분위는 흑자액이 151만8천900원이나 된다. 고소득층 중심의 과소비 현상이 저소득층에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얘기다.

소비가 경기회복에 어느정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지나치게 늘어나면 저축액이 줄어들어 투자재원의 부족현상을 일으키고 수입유발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를 초래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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