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믿고 이렇게 호텔을 지어대는지 모르겠어요?"
-"2000년을 앞두고 호텔 객실이 부족하다하여 짓고 있습니다."
"2000년이 지나면 이들 호텔들이 파리를 날리지 않겠습니까?"
-"손님이 없으면 아파트 등으로 용도 변경하면 될 것 아닙니까?"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요르단의 풍경이다. 물 좋고, 목 좋은 장소마다 호텔을 짓기 위한 바쁜 손놀림과 공사장에서 일어나는 소음, 먼지로 가득하다. 하이야트, 힐튼, 쉐라톤, 포어 시즌, 터콘티넨탈, 홀리데이 인 등 40여 고급호텔들이 신·개축중이다.
인구 460여만명의 요르단에 갑작스런 호텔 건축붐은 왜 일고 있는 것일까?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작점인 2000년 특수가 가져올 관광산업의 중흥과 이를 통한 국익 증대에 대한 무한한 기대 때문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지순례 상품이 자리하고 있다. 이슬람국가인 요르단이 적극적으로 기독교 성지순례객들을 주고객으로 판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요르단 관광고고학부의 98년 통계에 의하면 지난 한해 요르단을 찾은 전체 관광객 규모는 130만여명에 이른다. 99년 140만명, 올해 300만명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국 211개 호텔의 21,941명의 객실 수용인원이 부족하다하여 37,000명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으로 호텔을 신축중인 것이다.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일까?
관광부의 공식 슬로건 "The River & The Land of the Baptism 2000 AD"가 그 단면을 보여준다. 최근 한창 길 닦고 편의 시설 만드느라 바쁜 예수가 세례받았다는 '요단 강 건너편 베다니'(와디 카르라르 - 바티칸 공식 성지)가 가장 큰 밑천이다.
교황의 3월 하순 요르단 방문을 앞두고 예수님의 세례터(알마그타스), 느보산, 세례 요한 순교지 무캐위르 등 주요 성지에는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교황의 요르단 방문이 성지순례 고객맞이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엄청난 판촉 활동과 상품 개발에 들어간 이스라엘에 비하여 턱없이 부족한 전문 인력과 경험, 제도상의 지원과 전략에도 불구하고 요르단의 관광특수 산업이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욕심만 앞섰지 실제적인 능력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 결과를 기대한다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주요 유적지를 방문하는데 길을 헤매야만 한다. 어떤 경우는 안내 표지판조차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길만 닦으면 다 되는 것인가 푸념을 늘어 놓는 이들이 많다.
무엇보다도 중동의 평화 정착이 전제되어야 하는 복잡한 정치적인 변수를 가지고 있기에 그 성공여부는 더욱 예측하기 힘들다. 최근 한창 진행중인 이스라엘과 시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평화 정착을 위한 회담도 청신호를 보내주고 있다고 이들은 보고 있다.
그렇지만 이 풍경을 바라보는 요르단 민심은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교황이 요르단을 방문하고, 적지 않은 관광 수요가 늘 것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을 새로운 주수입원으로 전환하려는 요르단 정부가 딛고 넘어가야 할 산이 많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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