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0.03.03 19:41수정 2000.03.04 13:27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목욕탕에 갑니다. 아주 오랜만이군요. 아무도 없어 너무나 조용한 그곳에서 물한방울이 넓은 냉탕 한가운데로 떨어지자 맑은 소리가 가득 채워집니다.
"자, 때를 밀어볼까" 그러자 손길가는 곳마다 한뭉치씩의 때가 일어납니다. 마치, 왜 이제야 저희들을 해방시켜 주냐는 듯. 하지만 생기있는 표정으로 떠날 준비를 합니다. 나는 그네들을 수장(水葬)하여 떠나 보냅니다.
'잘 가거라. 한 때(時)는 내 몸의 일부였던 너희들. 이제는 내 거친 숨결에서 해방되어 어디든 가는 곳마다 아침이슬을 노자삼아 자연으로 돌아가거라. 가다가 한 낮의 햇빛이 너희를 쏘면 그냥 죽은 듯이 평화롭게 쉬어 가거라'.
'곧 밤이 되면 달의 고고(孤高)한 조명과 춤추는 소나무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너의 길을 인도할테니, 너는 그냥 유유히 자연이 시키는대로 흘러라. 그러다 새벽이 되면 찬바람이 되어라. 새벽 찬바람이 되어 가끔 옛정이 생각나거든 내 창 두드리고 나를 깨워 준다면 고맙겠구나'.
몸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른해지는군요. 나는 라디오를 켜고 F.M 음악을 듣습니다. 베개에 머리를 묻고 흐르는 선율을 따라 어느새 나는 음악과 하나가 되어갑니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내 다리는 허공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세상소리에 맞춰 내 다리가 내 몸을 이끌고 있는가 봅니다. 여지껏 떠나 보냈던 나의 때처럼 앞으로 떠나보낼 또다른 때를 다리는 만들고 있는가 봅니다.
나의 일부였던 때가 자연으로 돌아갔듯 언젠가 때의 일부인 내 몸도 돌아가겠지요. 부귀영화도 다 필요없이 그저 아침이슬을 노자삼아 자연의 때였던 내가 자연과 한몸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보낸 때가 자랑스러웠으면 합니다. 열심히 살고 보람있게 행동하며 이제는 자기 소임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때가 되도록 우리 영혼이 아름다웠으면 합니다. 정치인도 경제인도 모두가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런 때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때를 미는 시간은 나를 반성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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