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고 연극반 동아리 탐구

동아리 멤버들의 지극한 연극 사랑

등록 2000.03.04 14:09수정 2000.03.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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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로 기억되는 날, 현대고등학교를 방문하였다. 이 현대고교에서 가장 바쁜 동아리의 하나가 연극반이다. 연극반은 올해로 15기 신입생을 선발했다. 현대고의 설립 년도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전통을 자랑하는 동아리이다.

그 전통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 고된 연극반 훈련을 이겨내지 못하는 나약한 멤버는 과감하게 중도탈락 된다. 아쉽게도 1학년 15기 신입회원은 지금 모두 탈락된 상황이다. 끈질긴 참을성과 성실성을 갖춘 2학년 14기 회원만이 연극반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남아있는 멤버들의 한결같은 한마디, "연극을 한다는 사람이 그정도도 못 참으면 그만 둬야죠" 나약한 사람은 감히 연극반의 문을 두드릴 수 없을 듯.


이들이 '독종'이 된 데에는 지도교사 정순모 선생님의 역할이 크다고 한다. "춥고 배고파야 연극이 나온다"는 정교사의 말을 가슴에 새긴 멤버들. 이들은 '무대포' 정교사가 무섭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이 더 강해진다고 말한다.

정교사가 연극을 위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인내력과 성실성과 약속을 지키는 것. 이 세 가지가 안 되는 멤버는 정교사에 의해 과감하게 '정리해고' 된다. 정교사는 대학로에 '태양 소극장'을 운영하며 아직도 연극에 발을 담그고 있는 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의 연극에 대한 깊은 애착을 제자들에게 나누어주려고 애쓰시는 분이란다. 연극을 위해서라면 발벗고 나서는 정교사때문에 학교에서도 연극반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때문에 무서운 정교사는 멤버들의 든든한 '빽'이 된다.

일단 연극반이 되면 고된 발성연습으로 학기초를 시작한다. 발음, 억양, 호흡 등을 음악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연습을 하는데 연극을 시작하기전에 가장 중요한 수업이다. 목청이 뚫어져라 한달 동안 소리를 지르고 나면 이제부터 연극이론을 배운다. 정교사가 준비해온 자료들을 가지고 연극이론을 공부한다. 이러한 과정이 끝나야 비로소 대사연습을 할 수 있다. 소리지르는 연기, 우는 연기, 임금과 신하, 내시의 연기까지 다양한 상황을 연기한다.

이렇게 연극을 위한 기초 다지기 과정이 끝나면 1년에 한번 있는 정기 연극공연을 준비한다. 올해 정기 공연은 지난 11월 15일과 20일에 학교 강당에서 있었다. 올해로 벌써 34회째 이어지는 연극제이다. 제목은 <원고지>. 정순모 교사의 연출, 신태양(2학년)이 조연출을 맡았다. <원고지>는 궁색한 한 가정을 경제적으로 책임지기 위해 3류 문학작품을 몇 개씩 동시에 번역하며 살아가는 어느 중년 외국어학과 교수의 이야기다. '중년 교수'역은 연기자를 꿈꾸고 있는 멤버인 옥지호(2학년)가 맡았고 '교수의 처'역은 조연출인 신태양이 맡았다.

연극제를 준비하는 동안에 일어난 일들을 들추어내자 멤버들은 고난의 기억을 더듬듯, 하나둘씩 연습과정을 이야기했다. 저녁에 밥도 못 먹고 연습을 한 것이며, 공휴일에도 나와서 연습을 했던 고난의 시간들을 웃으며 이야기했다. 공연연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면 점심시간까지 쪼개서 연습을 해야 했고, 밥 먹을 시간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힘들게 연습한만큼 공연이 끝나고 난 뒤,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단다.


연극의 막이 내려지는 순간 멤버들이 느꼈을 감동. 아마도 연극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고된 연습을 이겨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일 것이다. 현대고 연극반 멤버들의 연극 사랑이 계속 넘쳐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고딩문화정보지 캠퍼스비전에서 제공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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