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아스팔트 5만1천톤 식수원에 수장계획

환경단체, 먹는물에 아스팔트 안될 일 수공, 수질에 미치는 영향 미비해 강행 방침

등록 2000.03.06 10:23수정 2000.03.06 13:41
0
원고료로 응원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아무리 많은 수자원을 가지고 있어도 생명을 잃어버린 썩은 물은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건설교통부나 수자원공사는 물을 가두고, 사용하는 문제에만 신경을 써왔을 뿐 좋은 물을 만드는데는 소홀히 해온 것이 사실이다.

동북댐은 독한 황산과 기름이 들어있는 변압기까지 수몰시켰다가 가뭄때 수량이 줄어들면서 발견돼 말썽을 빗었으며, 주암호 역시 25.7㎞의 아스팔트와 1천5백호의 화장실까지 수장시켜 심층수가 3급수 이하로 오염됐던 전례가 있다.

다시 아스팔트 철거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목포를 비롯한 인근 9개 시·군의 식수로 제공될 탐진댐 수몰현장에 거미줄처럼 깔려있는 5만1천톤(14.7㎞)의 아스팔트를
그대로 수장시킬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6월16일 탐진댐보존협의회 질의에 대해 환경부가 아스팔트량과 저수량 기타 가정치에 근거해 유해물질의 최대 용출량 계산에서 먹는 물의 페놀 기준 농도보다 낮고 실제 호소에서는 흡착이나 미생물 분해에 의한 농도 감소가 커 영향이 미비하다는 답신에 근거한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지난달 21일 장흥군민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탐진댐 환경영양평가 협의내용 이행관련 간담회」에서 환경부의 검토내용은 타 댐의 수몰지내 아스팔트를 대상으로 가정치에 근거해 유해물질의 용출량을 산정한 자료로서 댐 수질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하므로 제거가 불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최대 가정치로 평가한 예로서, 실제적으로 이들 성분은 대부분 휘발, 분해돼 거의 잔존하지 않으므로 아스팔트의 수장을 계속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장흥환경운동연합(의장 위의환)은 『탐진댐에서 식수를 공급받게될 예정인 서남부지역 지방자치단체, 주민 및 환경단체들이 강력하게 아스팔트 제거를 요구하고 있다』며 『아스팔트에는 페놀 0.005ppm외에도 착색제 아질산소다와 탄화수소 발암물질, 납 등도 함유돼 있으므로 환경부와 관련지자체와 협의해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자원공사측의 속내는 따로 있어 보인다.
실상 총공사비 6천94억원 중 아스팔트 철거비는 20여억원에 불과한 실정이지만 이것이 선례로 남을 경우 앞으로 건설될 댐건설에서는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 공사비에 철거비를 포함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아스팔트에는 석유에 첨가된 수천가지 화학물질 외에도 차량에서 발생한 미세분진과 부식된 타이어, 엔진에서 발생한 납성분도 함유돼 있어 앞으로 수백년에 걸쳐 부식되면서 각종 유해물질을 내뿜을 거라며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환경과 건강연구소 서한태이사장은 『물 항아리를 싣지 않고 물긷는 아낙을 본적이 없다』며 『공사비 몇 푼 아끼기 위해 9개 시군의 주민들에게 아스팔트 물을 먹이겠다는 논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의 주장을 빼고서라도 우리는 수자원공사의 시행착오를 수없이 목격하게 된다. 7억7백만톤의 담수용량을 자랑하는 주암호는 수자원공사와 지자체의 근시안적 행정으로 오염도가 갈수록 심해져 먹는 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2억1천만톤의 담수용량을 가진 영산호는 각종 산업폐수와 생활폐수, 가축의 배설물 등으로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을 정도로 오염돼 가고 있다. 물은 산술적 가치로 따질 수 없는 주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후세에게 물려줄 귀중한 자산이다.

탐진댐의 1억8천만톤의 물이 공업용수가 아닌 식수가 되기 위해서는 아스팔트뿐만 아니라, 수목과 주거지, 하수구 등 물을 오염시킬 수 있는 모든 원인들을 말끔하게 제거하고 각 가정으로 내보내야 할 것이다.

한번 담수가 시작되면 아스팔트는 영원히 철거할 수 없다.
수자원공사의 결단이 요구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마음 놓을 자리 보지 않고, 마음 길 따라가니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이 기자의 최신기사 "마음도 수납이 가능할까요?"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익산역 앞 원도심에서 저녁마다 벌어지는 일...모두 놀랍니다 익산역 앞 원도심에서 저녁마다 벌어지는 일...모두 놀랍니다
  2. 2 '국민배당금제'가 사회주의라는 궤변 '국민배당금제'가 사회주의라는 궤변
  3. 3 동네 모든 버스가 공짜가 되자 벌어진 일 동네 모든 버스가 공짜가 되자 벌어진 일
  4. 4 한강변에 파리 센강보다 큰 수영장 가능하다...새로운 시대의 개막 한강변에 파리 센강보다 큰 수영장 가능하다...새로운 시대의 개막
  5. 5 "입에 침 좀 바르세요"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재판에서 싸운 두 사람 "입에 침 좀 바르세요"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재판에서 싸운 두 사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