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베트남 건설공사에서 출혈경쟁

등록 2000.03.06 17:22수정 2000.03.0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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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각종 공사수주에서 라이벌관계에 있는 한국과 일본의 기업들이 출혈경쟁을 벌여 공사비에 훨씬 못미치는 가격에 낙찰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6일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의 건설업체들은 최근 입찰을 한 하이반 터널건설공사를 비롯한 각종 공사수주에서 출혈경쟁을 벌여 베트남 당국만 이롭게 하고 있다. 양국은 이런 사례가 늘자 양국 대사관을 중심으로 협조체제를 구축해 출혈경쟁을 피하자는 논의를 하고있다. 이 제안은 조원일 주베트남 한국대사가 제의해 구체적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는 한국에서 12개업체가 진출해있고 일본에서도 10개 내외의 업체가 나와 있다. 그러나 공사 물량이 많지 않아 몇년이 지나야 한건도 수주를 못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이런 까닭에 각 업체들은 실적을 남기기 위해 통상적으로 최저한도로 불리는 수주가의 60%에도 밑도는 출혈입찰을 하고있다.

더구나 베트남은 양국 업체의 과당경쟁을 교묘히 이용해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디스카운트 오퍼(입찰을 할때 입찰가 외에 만약 낙찰이 어려울때는 이 가격까지라도 디스카운트를 해서 공사를 하겠다는 액수를 적어내는 일)라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출혈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의 하이반 터널공사 A구간은 7천만달러짜리 공사가 4천257만달러에 일본회사에 넘어가고 B구간은 4천만달러짜리가 2천600만달러에 한국의 동아건설에 낙찰됐다.

A구간의 경우 5천만달러 이하로는 공사를 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한국의 대우와 극동 등이 4천600만달러와 4천800만달러에 입찰할 것이라는 정보가 나오자 일본업체가 정상입찰가 5천800만달러보다 1천600만달러를 줄인 4천200만달러에 디스카운트 오퍼를 내 공사권이 일본의 하자마에 넘어갔다.

B구간은 한국의 동아, 삼환, 대우, 현대, 경남 등 5개업체가 국내 업체끼리 과당경쟁을 벌여 결국 동아건설이 6위인 일본의 니시마츠가 써 낸 3천900만달러보다 1천300만달러나 적은 가격에 낙찰을 받았다.


더구나 이 공사는 당초 동아의 낙찰이 유력해 국내업체들끼리 경쟁을 하지않았다면 적어도 디스카운트 오퍼가 아닌 정상입찰가 3천200만달러선에는 충분히 낙찰을 받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을 남겨주고있다. 조원일 한국대사는 이제는 한국과 일본업체들이 과당경쟁을 중단하고 정상적인 입찰질서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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