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전국(NSA)이 주도하는 정보기관 에셜런(Echelon)의 도청이 국제문제화 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일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국제전화 통화내용을 서방의 한 정보기관이 알아냈음이 밝혀졌다.
서방의 한 국가정보기관 최고 책임자는 지난해 12월 중순 자신의 정보기관 내에 그 나라 주요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해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김정일이 (지난해 6월 15일 한반도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한 해군간의) 서해교전 사태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가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그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한 여성과 통화하는 내용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 정보기관 최고책임자는 "김정일이 그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서 '우리가 서해에서 이겼다'고 말했다"면서 "그 통화에서는 그렇게 말했으나 사실은 김정일 자신도 서해교전에서 패배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정보기관 최고책임자의 발언에 대해 동석한 한 기자가 "그렇다면 도청을 한다는 것입니까"라고 묻자 최고책임자는 웃으면서 "아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한 나라의 국가정보기관 최고책임자가 다른 나라의 국가 최고 책임자를 도청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서방 정보기관 최고책임자의 발언은 동석한 한 기자가 "한반도에 전쟁 가능성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가능성이 적다"는 답변을 하면서 그 배경설명으로 서해교전을 예로 드는 과정에서 언급됐다.
그러나 이 서방 정보기관 최고책임자는 김정일의 전화통화내용 파악을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정보기관에서 자체적으로 한 것인지, 다른 나라 정보기관의 협조를 받아서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 발언 당시 정보기관 최고책임자는 와인을 반잔 정도만 마셔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였다.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국제통화 내용을 서방 정보기관에서 알아냈음이 밝혀짐에 따라 김대중 대통령의 전화통화와 집무실이 에셜런 등 국제정보기관의 도청으로부터 안전한가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이 시급히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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