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에의 좌우지간 중국 이야기(6)

펑요우징(風油精)과 칭량요우(淸凉油)

등록 2000.03.07 15:53수정 2001.07.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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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요우징(風油精)과 칭량요우(淸凉油)는 둘 다 약이다. 작지만 아주 강하고 쓸모있는 약. 가격은 대체로 펑요우징이 인민폐 10원 미만, 칭량요우는 3원 미만이다. 우와 진짜 싸다. 하지만 싼게 비지떡이라는데 싸다고 좋을쏘냐? 문제는 어디에 어떻게 쓰고 어떤 효과가 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겠냐는 말씀이지.

펑요우징과 칭량요우는 둘 다 비슷한 곳에 쓰는 약이다. 펑요우징은 액체이고 칭량요우는 고체이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펑요우징은 물파스와 비슷하고 칭량요우는 안티프라민과 비슷하다고 하면 될까?


먼저 펑요우징에 대해서 알아보자. 펑요우징은 크기가 어른 엄지손가락 만하다. 유리병에 녹색 계열의 액체가 들어 있다. 요게 작지만 정말 효과 만점이다. 계속 뜸만 들이니까 감칠맛만 난다고들 하는데 서론은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간다.

혹자가 생각했던 그런 약이 아니라서 실망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얘기를 끝까지 들어보시라. 요즘 보니까 향기로 치료를 한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리던데 이 약도 그런 종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가장 큰 효험은 두통 치료와 졸음 방지, 벌레 물린데 등등. 펑요우징은 민트향과 비슷한 향기가 난다. 두통이 있을 때 흔히들 알약을 많이 먹지만 펑요우징을 한방울 찍어 양 관자놀이와 코 밑에 발라보시라.

향기와 함께 시원한 느낌이 들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두통이 말끔히 사라질 것이다(거참 지난번엔 신라면 선전에 열을 올리더니 이번엔 약 선전이라니. 이러다가 내가 약장사 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필자는 요즘도 이 펑요우징을 자주 애용한다. 어떨 때? 전날 술마시고 딱따구리가 양 사방에서 사정없이 머리를 쪼아댈 때. 두통이 약간 심하다 싶으면 코 밑에 한방울을 더 찍어 바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딱따구리가 모두 도망가고 상쾌한 기분이 감돈다. 정말이냐고? 정말이지 그럼. 궁금하면 리에를 찾아오시라. 한 번 시험해 드릴테니까.


졸음 방지에 관한 사용법은 두통과 비슷하다. 필자의 경험을 또 얘기한다.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영어시험을 준비할 때이다. 사실은 틈틈이 준비해야 하는데 그 때도 중국에 다녀오느라 제대로 준비를 못했고 시험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학원생쯤 되면 평소 실력으로 시험을 봐야 하는데 사실 시험이란 것이 또 그렇지만은 아닌게 아니던가. 책이라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그나마 준비를 해야 마음도 편안하고 심리적으로도 안정이 되지. 시간은 촉박하고 갑자기 안하던 벼락치기 공부를 하려고 하니 왜그리 졸음이 쏟아지는지.


그 때 나를 도와준 것이 바로 펑요우징이다. 졸음이 쏟아질 때마다 펑요우징 한방울을 코 밑에 찍어 바르고 아득바득 책을 읽었더니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무사히 영어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다.

또 있다. 월드컵 축구 때. 꼭 중요한 경기는 새벽 두세시가 지나서 한단 말이야. 짜증나게. 아무리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리에지만 천하장사도 들지 못한다는 눈꺼풀을 나라고 별 수 있어야지. 그 때 내가 애국심을 발휘할 기회를 준 것이 바로 펑요우징인 것이다. 작지만 센 펑요우징.

그러고보니 예전에 중고등학교 다닐 때 '타이밍'이던가 그런 알약이 있었는데. 잠이 안오게 하는 약이라 해서 한동안 무슨 유행처럼 퍼졌던 약인데 필자도 먹어 본 기억이 있다.

그게 어디 잠이 안오게 하는 약인가 사람 미치게 하는 약이지. 몸은 피곤한데 정신만 말똥말똥. 그 말똥말똥도 맑은 정신에 말똥말똥한게 아니라 정말 약에 취해서 몽롱하면서 말똥말똥한 상태인지라 그런 정신으로 공부가 되겠는가?

게다가 억지로 꾹 참고 시험 준비를 끝내고 상쾌한 아침을 위해서 잠을 좀 자야겠는데 누워도 도저히 잠이 와야 말이지. 그 때의 심정이란 아, 불면증이 그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펑요우징은 절대로 그런 부작용이 없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잠을 자고 싶으면 그저 휴지로 코 밑을 한 번 쓱 닦아주면 된다. 그러면 정말 상쾌해진 기분으로 편안히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이다.

벌레 물린 데는 물파스보다 한 수 위라는 점만 알려주고 넘어가고자 한다. 필자가 사는 집엔 유달리 모기가 많아 흰 벽지에 온통 붉은 반점이 찍혀 있는데 그래도 살아남은 것은 다 펑요우징의 위력때문이었다.

새벽에 잉잉거리는 모기 소리에 잠을 깨면 어김없이 배가 잔뜩 부른 모기가 벽에 붙어 있다. 고놈을 손바닥으로 때려 잡으면 벽지에 붉은 꽃이 피는 것이다. 정말 술같은 피(?)를 안타까와하며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딘가가 가렵기 시작한다.

안그래도 더운 여름 밤. 모기때문에 잠을 깬 것도 신경질나 죽겠는데 가렵기까지 하니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 아닌가. 그 때 나를 잠재워주는 것이 펑요우징이다. 그러고 보니 펑요우징은 병도 주고 약도 주는 놈일세 그려. 무슨 말이냐고? 잠을 깨워주기도 하고 재워주기도 하니까 그렇지.

이제 칭량요우 얘기 좀 하자.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더 길게 늘어놓았다간 정말 약장수란 소리 듣겠다. 호랑이기름이라는 약은 아마 다들 아실 것이다. 그것과 오십보 백보다.

색깔도 냄새도 효능도 오십보 백보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호랑이기름은 무지 비싸고 칭량요우는 무지 싸다는 점. 그리고 크기도 작아서(이건 어른 엄지손톱 만하다) 어디 여행 갈 때나 등산갈 때, 낚시갈 때 등 주머니에 쏙 넣어가면 전혀 무겁지도 않을뿐더러 벌레 물리거나 삐거나 근육통이 오거나 등등에 효과 만점이다. 휴. 이정도에서 약장사는 끝내야겠다.

아 참. 잔돈을 한국에서는 어떻게 쓰는지를 설명해야겠는데. 그건 다음 편에 하지 뭐. 그래도 괜찮죠?

덧붙이는 글 | to be continue... 
(다음 편엔 한국에서 잔돈 쓰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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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엔 한국에서 잔돈 쓰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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