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직폭력배 대신 시민 때려잡다

충북경찰청 기동수사대 권모씨 목뼈 부러뜨려

등록 2000.03.12 09:14수정 2000.03.1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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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조직폭력배를 검거하면서 폭력조직과 관련이 없는 주민을 신분증 제시나 신분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마구 폭행, 중상을 입혀 마구잡이식 수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기동수사대는 지난 7일 충북 청원군 부용면 부강리 지역 폭력조직인 `신청송파' 조직원 일당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주민 권모(28.자영업)씨를 조폭 두목 김모(40)씨로 잘못 알고 둔기로 때려 목뼈를 부려뜨렸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미란다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은 물론 자신의 신분도 밝히지 않아 수사의 기본 절차마저 지키지 않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폭행 당한 권씨는 "후배 이모(27)씨 등과 함께 이날 오후 11시 30분께 충북 청원군 부용면 부강리의 한 꽃집 앞 공터에 차를 주차시키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무엇인가로 목덜미 부분을 맞고 정신을 잃었으며 깨어 보니 경찰관 2명이 발로 어깨를 밟고 있었다"고 말했다.

권씨는 또 "경찰은 내가 정신을 차린 뒤 용의자가 아닌 것을 확인하고도 사과의 말도 없었으며 병원에 찾아와 도리어 `당신이 술을 먹고 소란을 피워 그런 것 아니냐'는 어이없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권씨는 이어 "하나병원 입원 당시 병세가 위급하다고 말했던 의사가 경찰관이 다녀간 뒤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생긴 골절이 재발한 것 같다'는 말을 했다"며 "경찰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병원에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 마저 생긴다"고 주장했다.

권씨 담당의는 "정확한 진단 결과는 오는 13일께 나오겠지만 권씨의 경우 목뼈에 2곳의 골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로 목뼈에 골절이 생긴 경우 대부분 행동에 지장을 받지만 예외도 있기 때문에 이번 폭행으로 인한 골절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기동수사대 관계자는 "권씨 외모와 권씨가 타고 온 차량이 용의자의 것과 흡사해 형사들이 오인,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하지만 신분증 제시 등 정당한 절차를 밟았으며 사후에 권씨에게 사과하고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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